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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시나쿨파] 시진핑 무역전쟁에 북한 카드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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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지난해 6월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이 공식 환영식에서 시진핑 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노동신문) 2019.6.1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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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초청으로 오는 20일~21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면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이며,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후진타오 주석이 2005년 북한을 방문한 이후 14년 만이다.

시 주석은 왜 하필 이때 북한을 방문하는 것일까? 시 주석은 다음주 28일~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선진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다.

중국은 아직 확인해 주지 않고 있지만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양국이 따로 정상회담을 열고 무역협상을 벌일 전망이다.

시진핑 주석은 미중 무역 및 기술 전쟁으로 인한 중국 경기의 급격한 둔화, 송환법을 두고 홍콩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등 집권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미중이 정상회담을 개최하면 중국은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미국은 북한과 북핵협상을 이어가고 싶어 한다.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유엔 제재를 위반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단거리 미사일은 별것 아니고, 제재는 누구든지 위반한다”며 대화의 분위기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은 '북한'이란 카드를 쥐고 있음을 미국에 상기시키려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을 전격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북핵 문제를 풀고 싶다면 중국에 협력하라는 것이다. 시 주석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역 및 기술 전쟁을 완화하라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린 데 이어 15일 화웨이 사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로 인해 회복 기미를 보이던 중국 경기가 다시 급격히 둔화하고 있으며, 화웨이는 창사 이래 최고의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홍콩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지자 미국은 미중 무역협상에서 홍콩 카드를 활용하려 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홍콩이 자치가 지켜지는지를 매년 조사해 충분한 자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홍콩에 부여하고 있는 무역 특혜를 폐지할 방침이다. 시 주석이 대미 관계에서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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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송환법 철회를 주장하는 홍콩 시민들이 검은색 옷을 입고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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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에서 시 주석은 북한 문제를 풀려면 중국의 협력을 얻어야 할 것이란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지시키기 위해 북한 방문을 전격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것 같아 뒷맛이 개운치 않다. 미국과 중국은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모두 한반도 통일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결정적 차이가 있다. 중국은 한반도가 통일되면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이라는 위협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은 한반도가 통일돼도 미군이 한국에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한반도는 중국과 육로로 연결되는 매우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 및 기술전쟁으로 한국은 줄서기를 강요당하고 있다. 게다가 북핵을 둘러싼 미중의 지정학적 파워게임이 다시 시작됐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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