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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매출 36조 감소”… 계산기 꺼내는 한국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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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또는 ‘공생’ 관계 ITㆍ반도체 업체들

“단기적 타격 불가피… 최소화 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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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의 강력한 압박을 받고 있는 화웨이가 이로 인해 예상되는 매출 타격 규모를 300억달러(약 35조6,100억원)로 잡으면서 화웨이를 ‘경쟁사’ 또는 ‘고객사’로 두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대응전략 세우기가 빨라지고 있다. 경쟁사로 두고 있는 기업들은 반사효과가 가능하지만 화웨이의 빈자리를 노리는 경쟁 역시 심화될 것으로 보여 수혜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조심스런 태도다. 고객사로 둔 기업들은 단기적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관련 기업들은 득보다는 실에 무게를 두고 타격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17일 런정페이 화웨이 창립자는 “화웨이 매출이 향후 2년 동안 300억달러 감소해 올해와 내년 연 매출이 1,000억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초 화웨이가 내놓은 올해 예상 매출은 1,250억달러였다.

지난해 화웨이 전체 매출은 1,052억달러다. 런정페이 회장이 예상 감소분 300억달러가 어떤 부문에 대한 수치인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화웨이 매출 대부분은 통신장비 등 캐리어부문(429억달러ㆍ40.8%)과 스마트폰 등 컨슈머부문(509억달러ㆍ48.4%)에서 발생한다. 통신장비 시장에서 국내 기업 중 경쟁사는 삼성전자가 있고, 스마트폰 시장에선 삼성 LG 등이 있다. 1~2년 내 매출 감소는 수년에 걸쳐 개발이 이어지며 납품일정이 결정되는 통신장비보다는 스마트폰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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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삼성 추격 속도 느려진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올해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4,000만~6,000만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화웨이의 지난해 전체 출하량(2억580만대) 중 해외 수출 물량이 절반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해외 물량 중 40~60%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가 화웨이와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미국 제제가 계속될 경우 2020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전망치로 삼성전자 24.5%(3억4,340만대), 애플 13.7%(1억9,240만대), 화웨이 9.2%(1억2,960만대)를 제시했다. 지난해 삼성과 화웨이 점유율은 각각 20.3%, 14.4%였다. 하지만 샤오미, 오포, 비보 등 다른 중국 제조사가 치고 올라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부품업계, 화웨이 대체 거래선 필요

문제는 화웨이와 타격을 함께 입는 부품 납품 기업들이다. 화웨이가 국내 기업들에서 공급받는 핵심 부품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패널, 이미지센서 등이다. 화웨이를 5대 매출처 중 하나로 두고 있는 삼성의 경우 전체 매출 중 화웨이 비중이 2~2.5%, 반도체가 주력 사업인 SK하이닉스는 10~15%로 추정된다. 화웨이의 매출이 감소한다는 건 그만큼 부품 기업들의 공급 비중도 줄어든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부품 공급사들은 화웨이에 넘길 수 없게 되는 규모를 예상하고 대체 공급처를 찾아야 한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통신장비에는 아직까지는 대용량 반도체가 들어가지 않고 서버는 화웨이 주력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가 들어가는 건 스마트폰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화웨이폰 출하량이 중국 내수뿐 아니라 해외에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그만큼 점유율을 뺏어가려는 기업들 역시 고객사이기 때문에 예상 시나리오별 주문량과 공급량을 조절하는 추가적 움직임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화웨이에 팔지 못한다고 해서 버리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며 “하지만 화웨이라는 거대 거래선이 매출 감소로 출하량을 확 줄여버리면 다른 대체 거래선을 찾아야 하며, 그 과정에서 생기는 시차와 마케팅에 따른 비용 증가 등으로 단기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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