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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로 갈라진 보수…통합·분열 사이 길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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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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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진영은 진보 정권하에서 정권 교체를 위한 보수결집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친박근혜계인 홍문종 의원의 자유한국당 탈당 및 대한애국당 입당이 분열을 촉발시킬지 주목된다. 한국당에 공천을 받지 못할 친박계 의원들이 홍 의원의 뒤를 이어 대한애국당의 문을 두드린다면, 국회 내 보수세력은 한국당,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대한애국당의 세 집단으로 갈라지게 된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후과로 결합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 의원은 17일 한국당을 탈당하고 대한애국당에 입당했다. 홍 의원은 이날 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모든 태극기를 아우르는 신(新)공화당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며 “중앙당을 만들고 9월부터는 아마 본격적으로 지역에서 (활동이)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이 만들겠다고 예고한 신공화당은 대한애국당과 한국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근혜계 인사들이 결합한 ‘친박신당’의 형태를 띨 것으로 보인다. 대한애국당은 이날 홍 의원을 조원진 의원과 함께 공동대표로 추대했다.

이에 따라 총선을 앞두고 보수는 크게 3개 집단으로 찢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 친박신당 그리고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다. 바른정당계는 이미 ‘독자 생존’의 원칙을 천명했다. 바른정당계는 현재 당 주도권을 놓고 힘싸움에 돌입한 상황이다. 친박신당은 한국당에서 사실상 밀려난 인사들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애초부터 통합 대상이 아니다. 친박신당은 총선 전 한국당 공천탈락자들을 끌어모아 덩치를 불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시 비례 의석을 챙긴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보수 분열의 배경에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각 당의 입장차가 깔려 있다.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 정리를 하지 못했다. 탄핵이 잘못됐다는 친박근혜계와 탄핵은 불가피했다는 바른정당 복당파들이 섞여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 후 홍준표 대표→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황교안 대표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쳤지만 탄핵에 대한 입장 정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황 대표도 애매한 입장이다. 그는 지난 2·27 전당대회를 앞둔 경선 과정에서 ‘탄핵은 어쩔 수 없었다’란 질문에 “(O나 X가 아닌) 세모(△)로 답하려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한애국당은 박 전 대통령은 ‘무죄’인 만큼 탄핵은 잘못됐다는 입장이며,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주장하고 있다. 홍 의원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박 전 대통령을 모시고 내년 총선을 치르겠다. 모든 과정을 박 전 대통령과 상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바른정당계와 대한애국당은 탄핵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이 모여 창당했던 정당이 바른정당이다. 다수 의원들이 한국당으로 복당하면서 남은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탄핵에 대한 입장이 더 견고해졌다.

다만 보수 분열 양상이 지속될지 미지수다. 무엇보다 친박신당에 의원들이 추가 합류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친박신당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거세질 보수통합 여론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대구·경북(TK) 지역을 제외한 한국당과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분열된 상태로는 총선에서 백전백패”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만큼 통합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것이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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