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로버츠-매든 6회 지략대결...‘대체불가’ 류현진의 위상 확인 [오!쎈 현장분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OSEN=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 이동해 기자] 류현진(LA 다저스)이 자신의 진면목을 미국 전역에 널리 알렸다. 류현진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무4사구 8탈삼진 2실점(비자책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팀은 3-2로 1점 차 신승을 거두며 컵스와의 시리즈 3승1패 위닝시리즈를 만들었다. 6회말 1사 만루 상황 류현진이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판을 표하고 있다. 결과는 류현진의 삼진아웃. / eastsea@osen.co.kr


[OSEN=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 조형래 기자] 양 팀 사령탑들의 지략대결이 한 이닝을 지배했던 가운데, 류현진(LA 다저스)의 존재감과 위상도 그에 못지 않았다.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의 경기. 이날 다저스의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다는 것이 한국 팬들의 관심사였다. 아울러 이날 경기는 ‘ESPN’의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로 편성이 되면서 미국 전역의 관심을 한몸에 받게 됐다.

류현진은 그동안 자신이 보여줬던 그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면서 7이닝 98구 7피안타 8탈삼진 2실점(비자책점)으로 역투를 펼쳤고 다저스가 8회말 터진 러셀 마틴의 적시타로 3-2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최대 승부처이자 하이라이트는 6회말이었다. 컵스가 2-1로 역전에 성공한 뒤 6회말 다저스는 선두타자 코디 벨린저의 중월 솔로포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크리스 테일러의 2루타와 먼시의 중전 안타로 무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이 때부터 양 팀 벤치는 바빠지기 시작했다.

우선 컵스 조 매든 감독이 움직였다. 선발 호세 퀸타나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우완 브래드 킨즐러로 교체했다. 킨즐러는 러셀 마틴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한숨을 돌렸다. 다저스 입장에서는 다시 쫓기게 됐다.

이젠 다저스 벤치가 움직였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우타자 카일 갈릭 타석에 좌타자 알렉스 버두고를 대타로 내보냈다. 하지만 1사 2,3루에서 매든 감독은 버두고와 승부를 할 이유가 없었다. 매든 감독은 버두고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고 1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젠 다저스의 턴. 류현진 타석이었다. 득점이 절실했던 다저스였지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 류현진은 일단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리고 로버츠 감독은 후속 엔리케 에르난데스 타석에 좌타자 작 피더슨을 내보냈지만, 매든 감독은 이에 대응해 좌투수 팀 콜린스를 집어넣었다.

결국 6회 지략 대결의 승자는 매든 감독이었다. 콜린스가 피더슨을 2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무사 2,3루에서 다저스의 득점을 0으로 통제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로버츠 감독의 류현진을 향한 신뢰, 그리고 이젠 다른 투수와 대체 불가능해진 류현진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 중후반 투수 타석 때 득점 기회가 마련되면 지체없이 대타를 내보내는 게 내셔널리그의 통상적인 방식이다. 잘 던지고 있던 선발 투수라도 때로는 팀의 득점을 위해 더 많이 던지고 싶은 욕구를 억누르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류현진은 ‘지체없이’ 교체되는 선발 투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를 향해 가는 류현진의 위상은 이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고, 이날 로버츠 감독이 대타를 활용해야 했던 상황에서의 용병술에서도 드러났다.

당시 류현진은 6회 2실점 하긴 했지만 비자책점이었고 78개의 공만 던지고 있었다. 최소 7회까지는 던질 수 있는 상황. 다저스는 득점이 꼭 필요했지만, 불펜진이 불안한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를 빼기엔 로버츠 감독도 선택도 쉽지 않았다.

결국 6회 1사 만루에서 대타 없이, 류현진에게 7회를 맡기기 위해 타석에 내세우는 전략을 택했다. 류현진의 위상은 이제 팀 내에서도 대체불가라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류현진 타순의 앞과 뒤에 위치한 야수들만 대타로 교체됐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6회 상황들을 복기하면서 “경기 전략의 일부였고, 이런 전략 대결을 즐기고 재미있어 한다”면서 “우리에겐 3이닝의 공격 기회가 더 남아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류현진이 한 이닝 정도는 더 던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궁극적으로 이기기 위해서였다”며 류현진의 위상을 고려함과 동시에 승리를 위한 최선의 시나리오였다는 것을 강조했다.

한편, 당사자였던 류현진의 당시 심경은 어땠을까. 류현진은 “외야 플라이라도 치고 싶었다”며 웃으며 승리에 대한 의지와 타격에 대한 욕심을 모두 드러냈다. /jhrae@osen.co.kr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