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3153184 0112019061753153184 03 0308001 6.0.8-hotfix 11 머니투데이 0

두 개 나라가 동시 정전… 남미 '블랙아웃' 원인은?

글자크기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블룸버그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배제 안해"…
10월 대선 앞둔 아르헨티나 마크리 정부 타격]

머니투데이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아르헨티나 이웃 국가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 어둠 속에서 가로등만 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6일(현지시간) 남미에 있는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약 4800만명이 불편을 겪었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전력 상호 접속 시스템 고장을 주 원인으로 보고 있지만 해킹 등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구스타보 로페테기 아르헨티나 에너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아르헨티나의 전력 상호접속 시스템이 오전 7시7분쯤 고장나 전국에 정전 사태가 벌어졌다"며 "자세한 원인을 규명하는 데 2주 정도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전으로 아르헨티나 대부분 지역에서 전기가 끊겼다. 국가전력망과 연결되어 있지 않아 자체적으로 전기를 수급하는 아르헨티나 최남단 티에라 델 푸에고 섬만 이번 정전에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루과이는 나라 전체가 정전됐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는 이번 정전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살토 그란데 댐의 수력발전시설을 공동으로 이용하고 있다. 브라질 남부 지역과 칠레, 볼리비아 일부 지역에도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지만, 브라질과 칠레 정부는 피해가 없었다고 공식 확인했다. AFP는 "브라질에 이어 남미에서 두 번째로 전력 소비량이 많은 아르헨티나에서의 정전은 비교적 흔하게 일어나지만 이처럼 이웃나라로까지 번지며 대규모 정전이 일어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머니투데이

아르헨티나 모르시오 마크리 대통령. /사진=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같이 이례적인 대정전의 원인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현재 정확한 대정전 원인을 조사중이지만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로페테기 아르헨티나 에너지 장관은 "사이버 공격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 중"이라며 "이 같은 연쇄 정전은 비정상적"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의 노후한 전력시설도 이번 정전의 잠재적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아르헨티나 전력망은 수년간 전기 요금이 동결된 가운데 수송 시스템의 전반적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다. 라울 베르테로 아르헨티나 에너지규제활동연구센터 소장은 "한 지역에서 발생한 국지적 오류가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며 "이런 근본적 문제를 모두 알고 있고 그것을 해결할 기술과 연구도 있다"고 설명했다. 우루과이 전력업체 UTE는 "아르헨티나 전력망의 허술함이 우루과이 전역에 정전을 일으켰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시스템 작동 및 설계 오류 가능성도 나왔다. 아르헨티나 전력업체 에데수르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정전은 아르헨티나 동북부의 야시레타 댐과 북동부 살토그란데 사이의 송전 시설이 고장나면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전력송출사업체 트란세네르의 카를로스 가르시아 페레이아 사장은 "최근 발생한 집중호우로 인해 습기가 시스템 고장을 촉발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전은 10월 재선을 노리는 모르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정부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마크리 대통령은 2015년 취임 이후 재정 적자를 줄이고 전력업계 수익 손실을 줄이기 위해 보조금 지급을 축소해왔다. 야권 대선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는 이날 트위터에 "불과 6일 전만 해도 에너지 수출을 약속했던 정부가 대규모 정전을 맞았다"며 비꼬았다.

머니투데이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지하철 역이 정전으로 인해 폐쇄됐다. /사진=로이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민들도 정전에 대한 정부 대응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거주하는 시민 말레나 테조로는 "아무도 우리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믿을 만한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며 "전력회사들은 기반시설에 전혀 투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택시운전사로 일하는 데미안 루이스 마르티네스는 "신호등이 모두 꺼져 곳곳에서 자동차 추돌 사고가 있었다. 마치 좀비 도시 같았다"면서 "그런데도 교통 정리 경찰을 볼 수 없었다. 정부는 정전이 한밤중에 일어난 게 아니라 아침에 일어난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출근길 아침 신호등이 꺼지고 지하철, 기차 등이 운행을 멈추면서 혼란을 빚었다.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았고 병원 등 의료시설에서는 자가 발전기를 가동했다. 수도 펌프가 멈추면서 물 공급도 끊겼고 국영 석유기업 YPF의 라 플라타 정유시설도 가동이 중단됐다. 일부 지역에서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휴대전화 불빛 아래 투표를 했다.

피해 지역 대부분은 오후 들어 전력 공급이 재개됐다. 아르헨티나 국영 통신사 텔람에 따르면 현재 피해지역 98% 이상이 복구된 상태다. 마크리 대통령은 이날 정오 트위터를 통해 "에너지부 관리들이 완전한 복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루과이 역시 대부분 지역에서 복구가 완료됐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