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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ESS 활성화, 차세대 전고체전지로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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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원, 폭발·화재 위험 없는 대면적 전고체전지 제조기술 개발

배터리 부피 3분의 1로 줄여…전기차 적용 시 주행거리 2배 향상 기대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전기자동차 배터리 팩의 부피를 3분의 1로 줄이면서도 주행거리를 2배 이상 늘릴 수 있는 전고체전지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전기자동차 및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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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셀을 직렬로 10개 연결해 제작한 바이폴라 구조의 37V, 8Wh 급 셀스택. 사진=생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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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폭발 및 화재 위험을 없애면서도 배터리 팩의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바이폴라(Bipolar) 구조의 전고체전지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전고체전지(All-Solid Battery)란 전지 내부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차세대 이차전지를 말한다. 현재 상용화된 이차전지는 가연성 액체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이온전지로 과열 또는 과충전될 경우 팽창해 폭발할 위험이 있다.

생기원 김호성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전고체전지는 내열성과 내구성이 뛰어난 산화물계 고체전해질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폭발 및 화재 위험이 없고 안전하다.

또 개발된 전고체전지는 다수의 단위셀이 하나의 셀스택 안에서 직렬로 연결돼 있는 바이폴라 구조로 설계·제작돼 고전압 구현에 유리하다. 이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 팩을 간소화해 부피를 약 3분의 1로 줄이면서도 주행거리는 2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고체전지는 고체전해질 종류에 따라 산화물, 황화물, 고분자 계열로 분류되는데 연구팀은 산화물계 그 중에서도 가장 효과적이라 평가받는 가넷 LLZO(리튬·란타늄·지르코늄·산소) 소재를 사용한 고강도 복합고체전해질 시트 제조기술에 초점을 맞췄다.

LLZO 소재는 안전성이 뛰어나지만 제조공정 비용이 비싸고 이온전도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그동안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테일러반응기를 활용한 저가의 연속생산 공정을 도입해 LLZO 분말의 생산비용을 최소화하고 분말 입자를 나노화하는 데 성공했다.

나노급 LLZO 고체전해질 분말은 이종 원소(갈륨·알루미늄) 도핑에 의해 소결 시간이 약 5배 이상 단축돼 비용이 크게 절감됐고 이온전도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1.75 x 10-3 S/㎝로 3배 이상 개선됐다. 이렇게 개발된 LLZO 분말은 소량의 고강도 이온전도성 바인더와 복합화돼 약 50~60㎛ 두께의 복합고체전해질 시트로 제작됐다. 이는 전고체전지의 부피 에너지밀도를 445 Wh/L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국내 최고 수준의 핵심기술이다.

나아가 연구팀은 전고체전지 단위셀 10개로 구성된 바이폴라 구조의 셀스택(37V, 8Wh 급)을 국내 최초로 제작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제작된 셀스택은 대면적(11㎝ x 12㎝)의 파우치 외장재 형태이며 과충전된 상태로 대기 중에서 가위로 절단한 경우에도 발화 및 폭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 안전성이 검증됐다. 또 셀스택에 사용된 단위셀은 400회의 충·방전 실험 결과 배터리 초기 용량의 약 84%를 유지, 종래 전고체전지보다 수명 특성이 5배 이상 개선됐다.

김호성 박사는 “최근 잇따른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폭발 및 화재로 배터리의 안전성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기술력으로 기존 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전고체전지 제조기술 확보에 성공했다”며 “LLZO 소재 제조기술은 이미 국내 기업에 이전 완료됐고 올해부터는 셀스택 사업화에 착수해 조기 상용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지원하는 창의형융합연구사업으로 추진됐으며 주관 기관인 생기원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정규남 박사), 한국과학기술연구원(정경윤 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영기 박사)과 공동 수행했다.

한편 일본 후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전고체전지 시장은 오는 2035년 약 28조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