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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아르헨·우루과이 전역 대정전 사태…14시간만에 복구(종합3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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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800만명 어둠 속에…수도공급ㆍ지하철 운행·지방선거 차질

원인 아직 불명확…아르헨티나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배제 안해"

연합뉴스

촛불 켜고 손님 기다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상점
[로이터=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남미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전역에서 16일(현지시간) 오전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약 4천800만 명이 어둠 속에서 불편을 겪었다.

이날 저녁 양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기 공급이 재개됐으나, 사상 초유의 대규모 정전 사태를 초래한 원인이 무엇인지는 아직도 불명확한 상황이다.

◇ 아르헨티나·우루과이 전역 정전…파라과이 일부도 피해

AP·로이터통신과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 등에 따르면 정전이 발생한 것은 이날 오전 7시께다.

아르헨티나 전력부는 핵심 전력 상호접속 시스템이 고장 나면서 정전이 발생했다며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의 전력공급업체인 에데수르(Edesur)도 정전 직후 트위터를 통해 "전력 상호접속 시스템 고장으로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전역에 전기공급이 끊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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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불빛만 비치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거리
[AP=연합뉴스]



우루과이의 국영전력회사인 UTE는 아르헨티나 배전시스템 고장으로 인해 전력이 끊겼다고 발표했다.

아르헨티나에는 4천420만 명, 우루과이에는 340만 명이 각각 살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파라과이 남부 일부 농촌지역에도 일부 정전이 발생했다.

일부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은 이웃 나라인 브라질 남부지역과 볼리비아·칠레 일부 지역에도 정전이 발생했다고 전했으나 브라질과 칠레 정부는 정전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당국은 빠르게 복구에 나섰다.

아르헨티나 전력부는 정전 발생 14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9시 35분 전력 공급이 100% 복구됐다고 밝혔다. 우루과이도 이보다 먼저 대부분 지역에서 전력 공급이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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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빗속의 전력 복구 작업
[AP=연합뉴스]



◇ 수도 공급·지하철 운행 중단…지방선거도 차질

지역에 따라 10시간 이상 지속된 정전 사태로 시민들도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정전으로 교통 신호등에 불이 꺼지고 수돗물 공급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정전으로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으며 많은 상점이 문을 닫았다. 가정용 의료기기에 의존하던 환자들은 자가 발전기를 보유한 병원으로 향했다.

아르헨티나 일부 지역에서 실시된 주지사 선거에 참여한 유권자들은 휴대전화 불빛 아래 투표를 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최대 정유 시설인 YPF사의 라플라타 공장은 정전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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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 속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한 아르헨 유권자
(부에노스아이레스 로이터=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전역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자 아르헨티나 산타페주 로사리오의 한 투표소에서 주지사 선거에 참여한 유권자들이 휴대전화 불빛을 비추며 선거인 명부에서 자신의 이름을 찾고 있다. ymarshal@yna.co.kr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인 루카스 아코스타(24)는 AP통신에 "친구와 식사 약속이 있었지만 지하철 등 제대로 작동하는 게 없어 모든 것을 취소했다"면서 "오늘이 아버지의 날인데 정전으로 가족에게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이날 하루 해시태그 '#SinLuz'(불빛 없이)를 붙여 피해 상황을 공유했다.

◇ 원인 '깜깜'…"사이버공격 포함 모든 가능성 조사 중"

정전 사태가 발생한 후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를 국가 전력망의 "유례 없는" 실패로 규정하며,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가리기 위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일단 아르헨티나 정부는 전력 상호접속 시스템이 고장나면서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스템 고장을 일으킨 원인은 불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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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등만 켜진 부에노스아이레스 지하철역
[AP=연합뉴스]



아르헨티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북쪽으로 450㎞ 떨어진 곳에 있는 살토 그란데 댐의 수력발전 시설을 우루과이와 공동으로 이용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전력망은 수년간 전력 요금이 거의 동결된 가운데 변전소와 전력선이 불충분하게 개보수되는 등 전반적으로 정비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스타보 로페테기 아르헨티나 전력부 장관은 정전 원인을 놓고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라며 사이버 공격이 주요 가설은 아니지만 배제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최대 송전업체인 트란세네르의 카를로스 가르시아 페레이라 대표 "기술적인 문제 또는 단순한 습기가 정전을 유발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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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에 불 붙이는 몬테비데오 시민
[AFP=연합뉴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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