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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정수 안 늘리면 다양성 확보 어렵고, 청년 진출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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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젊은 정치] <3> 독점 정치의 장벽들

4050세대 남성 엘리트 일색 정치가 기득권, 배타적 시스템 고집

대화ㆍ타협 위해선 다당제로 가야 비례대표제 강화가 좋은 대안

※ ‘스타트업! 젊은 정치’는 한국일보 창간 65년을 맞아 청년과 정치 신인의 진입을 가로막는 여의도 풍토를 집중조명하고, 젊은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는 기득권 정치인 중심의 국회를 바로 보기 위한 기획 시리즈입니다. 전체 시리즈는 한국일보 홈페이지(www.hankookilbo.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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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스타트업 젊은 정치' 인터뷰에 응한 대다수 청년은 "비례대표 의석 확대는 시민과 닮은 의회 구성을 위한 대전제"라고 입을 모았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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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보고 있으면 선거제 개혁이야말로 정말 중요한 민생 의제가 아닌가 싶다. 4050 세대 남성 엘리트 일색이고, 선거제 개혁에는 반대만 하고 나서는 정치인들로부터 과연 어떤 대의를 기대할 수 있나.” (백상진 정의당 고양병지역위 부위원장)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이렇게 반대하는 것만 봐도, 기득권 정치인들이 새로운 도전에 얼마나 배타적인 시스템을 고수하려 하는가를 잘 알 수 있다. 정치 생태계를 선순환시키거나, 민주주의를 시대의 요구에 맞게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70일 넘게 이어진 기록적 국회 파행이 역설적으로 ‘선거제 개혁’의 당위를 키우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앞세우는 장외투쟁의 명분 중 하나는 여야 4당 합의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개정안은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석으로 유지한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준연동형)’를 골자로 한다. 한국당 당론은 ‘비례대표제 폐지와 의원정수 10% 축소’로 현재 권력구조 유지를 담보하는 방향이다. 지난해 12월 여야 5당이 이뤄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구체 방안 마련’ 합의를 파기한 입장인 데다, 비례성과 대표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선거제를 개혁하자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가동 취지에도 역행한다.

정당득표율과 의석점유율 사이의 불일치를 해소하고, 다양한 정당 및 정치인의 의회 진출을 촉진하는 동시에 의회의 기능과 전문성을 강화하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확대, 의원정수 확대가 필요하다는 건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이견이 많지 않은 공통 견해다. 20대 국회에서 의원 1명이 대변하는 국민 규모는 17만2,000여명 수준이다. 여타 정치 선진국에서 의원 1명이 대표하는 국민은 스웨덴 3만, 영국 5만, 프랑스 7만, 독일 12만명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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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개정안 발의 현황. 그래픽=김경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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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가 최근 만난 다수의 청년 정치인, 정당인은 “이제 온 국민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말을 알게 된 것이 국회 파행 사태의 유일한 수확”이라고 자조하면서도 “미흡하나마 이번에 개정안이 20대 국회 안에서 반드시 통과되도록 각 당이 노력하되, 장기적으로는 의원정수 확대, 비례대표 추가 확대, 피선거권 연령 하향 등도 고민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의원정수 확대는 국회가 정치혐오 극복을 통해 반드시 돌파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김현우 비례민주주의연대 운영위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공론화되는 것 자체가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이라면서도 “지역구 의원에 대한 선호가 강한 상황에서는 전체 의석 확대를 전제하지 않으면 비례대표 의석이 유의미하게 늘어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매우 반갑지만, 비례대표의 가치를 살려내기엔 역부족인 수준이다. 결국 국회가 극복해야 할 정치혐오, 국회불신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이김건우 청년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입법 보조원으로 일할 때, 국감 때마다 행정부에서는 고시 출신의 엘리트 수천 명이 각종 방어논리를 만들며 일하는데, 이를 면밀히 감시해야 할 국회의 전문성과 기능은 너무나 취약하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세비를 줄이고 의원정수를 확대함으로써 한 의원의 과도한 영향력은 축소하고, 전반적인 국회의 행정 감시 능력은 키워 나가는 방향의 해법이 얼마든지 존재하는데, 국회가 이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제대로 된 삼권 분립이 가능하려면 결국 국회가 제대로 일할 수 있어야 하는데, 국회가 그나마 있는 역할도 발휘를 안 해 온 데다 지역 기반을 잃을 수 없다는 기득권 정치만 답습하다 보니 정수 확대 논의가 너무 멀리 있다. 이게 과연 한 지역에 정주해 살아간다는 개념도 점점 약해질 유권자들을 위한 정치인지 의문이다.”

많은 청년 정치인이 이에 뜻을 함께하는 것은 시민을 닮은 의회가 들어서면, 굳이 공천에서의 청년 비례, 청년 할당, 가산점 같은 긴급처방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대표성과 비례성 확대의 결과로 젊은 정치인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비례대표제 국가들과 한국의 결정적 차이가 새로운 정치세력이 출현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여기에 지역주의까지 겹쳐 지역단위로 내려갈수록 경쟁 없는 일당 독주가 수십 년간 이어져 오다 보니, 정당들이 당연히 성실하게 정치 엘리트를 육성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하고, 필요하면 아무나 끌어다 당원을 만들어 공천해 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 교수는 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선 이 비례대표 확정을 위한 민주적 공천 제도가 먼저 전제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당제를 제도화할 수 있는 비례대표제는 작금의 대결 정치를 끝내기 위한 아주 좋은 방안이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양당 구도에서는 극심한 정쟁이 이어졌다. 대화 정치, 타협 정치, 투명한 공천 그 모두를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필요하다는 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조희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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