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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검은 대행진'에 사과한 람 장관…시민 반응은 싸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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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법 보류 기자회견 24시간 만에 사과

시민들 "사과 너무 늦었다…람 장관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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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완전 철폐를 주장하며 16일 대규모 시위를 하는 홍콩 시민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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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홍콩 당국이 추진한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에 반발한 홍콩 시민들이 분노가 16일(현지시간)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의 사과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시민들은 사과가 너무 늦었다고 지적하면서 람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이 보도했다.

16일 홍콩에서는 지난 9일 100만명 이상이 모인 시위에 이어 수십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시위가 진행됐다. 시위대는 "지난 일요일에는 도로를 따라 걸어갈 수 있었지만 오늘은 겨우 힘들게 움직일 수 있다"며 이번 시위가 더 큰 규모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후 2시30분 행진으로 시작된 '검은 대행진'은 밤 10시가 넘도록 늦게까지 계속되면서 홍콩 정부청사 주변 거리를 완전히 장악했다.

2주째 이어진 초대형 시위에 람 장관은 이날 오후 8시30분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람 장관은 "지난 2번의 일요일에 많은 사람들이 공개적인 절차를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표현했다"며 "정부는 이러한 견해가 홍콩에 대한 사랑과 관심에서 나온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롭고 이성적인 방식으로 표현된 시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장관은 이것이 문명화되고 자유롭고 개방적 다원화된 사회로서 상호 존중과 조화, 다양성을 중시하는 홍콩의 정신을 구현한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정부 또한 이러한 홍콩의 가치를 존중하고 소중하게 여긴다"고 했다.

다만 람 장관은 "당국이 추진한 미흡한 일로 홍콩 사회에 많은 갈등과 논쟁을 야기하고, 많은 시민들을 실망하고 괴롭게 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동시에 "시민들에게 사과하며 가장 진심 어리고 겸손한 자세로 비판을 수용할 것을 약속한다. 시민들을 위해 더 나은 자세로 일하겠다"고 밝혀 사퇴에는 거리를 뒀다.

또 송환법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개정안 추진을 중단했으며 이를 다시 추진할 시간표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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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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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 장관의 사과는 그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송환법 추진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한 지 24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람 장관은 '홍콩 시민들에게 사과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해서도 "경찰이 법을 집행하는 것은 합리적이고 당연한 일이다. 이는 경찰관의 사명"이라고 옹호해 오히려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하지만 람 장관의 사과에도 홍콩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고 SCMP는 전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음악 교사는 SCMP에 그의 사과는 너무 늦었다면서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제 그가 물러난다 하더라도 중국이 또다른 꼭두각시를 내세워 홍콩을 지배하려 할 것을 안다"고 비판했다. 트로이 로(24)는 "그가 왜 지금 사과하는지 모르겠다. 만약 정말 사과하고 싶었다면 어제 했어야 했다"며 "그는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 민주당의 제임스 토 의원 또한 람 장관의 사과를 거부하면서 진실되지 못하다고 비난했다. 토 의원은 "캐리 람에 대한 신뢰는 남아있지 않다. 그가 어떻게 시민들을 화합시키겠느냐"며 람 장관의 사임을 요구했다.

AFP는 람 장관의 사과 성명은 사퇴 요구와 법안의 완전한 폐지, 최루탄과 고무총을 사용한 경찰의 강경 진압을 사과하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딕슨 싱 정치 분석가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홍콩 시민들은 람 장관이 진실되지 못하며 계속 극도로 거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느낀다"며 "이 분노가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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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 농성을 하다가 사망한 시위자를 추모하는 홍콩 시민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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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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