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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법 폐기·람 사퇴"…분노한 홍콩시민들의 '검은 대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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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공원부터 정부 청사까지 대규모 행진

전날 사망한 시위자 추모…"우리는 평범한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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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며 대규모 집회를 하는 홍콩 시민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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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홍콩 당국의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에 분노한 홍콩 시민들이 16일 다시 거리로 몰려나왔다. 홍콩 빅토리아파크에 모여든 시민들은 오후 2시30분부터 "악법을 폐기하라" "캐리 람(홍콩 행정장관)은 물러나라" "홍콩을 홍콩으로"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검은 대행진'을 시작했다.

AFP통신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이날 공원부터 홍콩 정부 청사가 있는 애드머럴티 지역까지 행진했다. 오후 4시쯤 청사에 도착한 시위대는 송환법 완전 철폐와 캐리 람의 사죄 및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대는 폭도가 아니다"라고 소리쳤다. 이들은 지난 시위에서 경찰의 강경 진압을 항의하는 의미로 검은 옷을 입었다.

일주일 전 열렸던 집회에는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다. 이날 시위에도 일찍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빅토리아공원 인근 전철역은 몰려든 인파 탓에 무정차 통과를 하기도 했다.

집회에 참여한 테렌스 쉑(39)은 AFP에 "캐리 람의 대응은 매우 불성실하다"며 "정부가 법안을 철회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오늘 나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아이와 함께 집회에 참여했다.

전날 고공 농성을 벌이다가 투신 사망한 30대 남성 시위자 사건도 시위대의 분노에 불을 지폈다.

한 25세 시민은 "나는 6월 9일과 12일 시위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 젊은 남성이 정부의 행동에 목숨을 잃었다는 가슴 아픈 소식을 듣고서는 (시위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캐리 람은 우리를 폭도라고 부르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홍콩을 사랑하는 평범한 시민들"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꽃을 들고 사건 현장을 찾아 그를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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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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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람 장관은 15일 송환법 추진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 법안은 정당하다면서 더 나은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를 달라며 법안 철폐는 거부했다.

그는 '홍콩 시민들에게 사과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해서도 "경찰이 법을 집행하는 것은 합리적이고 당연한 일이다. 이는 경찰관의 사명"이라고 옹호해 시민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람 장관이 완전 철폐를 배제한 만큼 당분간 홍콩의 정국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시위는 이제 송환법 반대에서 시민들의 자유를 침해하는 친중(親中)파 람 장관과 중국 본토에 대한 광범위한 분노의 표현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AFP는 평가했다. 홍콩 라이언락에는 "홍콩을 방어하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람 장관이 이번 송환법으로는 정치적으로 고립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친중파인 의원들도 송환법에 거리를 두는 데다가 시민들은 "람 장관이 사퇴하지 않으면 그가 추후에도 이 법안을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 때문이다.

민주화 지지자인 클라우디아 모 의원은 람 장관이 사퇴할 때까지 시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 의원은 "그가 사퇴를 거부한다면, 철폐를 거부한다면 이건 우리도 철수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캐리 람은 홍콩 시민들에게 모든 신뢰를 잃었다.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CNN은 "람 장관이 송환법에 대한 잘못을 시인하면 이건 람 장관의 미래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그는 2017년 취임하기 전 '만일 주류 의견이 더 이상 내가 일하지 못하게 한다면' 사임하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람 장관의 송환법 추진 잠정 중단과 관련해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이며, 홍콩의 일은 순전히 중국 내정에 속한다. 국가의 주권 및 안보,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보호하겠다는 중국의 결의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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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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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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