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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KKKKKKKK…더 크고 더 선명하게 ‘8K TV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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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올 테면 따라와’

화면 대형화 이끌어온 삼성·엘지

중국 업체들 저가 물량 공세에

가정용 크기 한계선 근접 98인치 등

고가제품 비중 늘리며 고급화 굳히기

판 커지는 ‘8K’ 싸움

샤프·삼성 양분해온 시장에

엘지, 내달 진입…중국업체들 도전장

8K로 송출될 내년 도쿄올림픽

TV시장 ‘퀀텀점프’ 계기될 지 주목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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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인치 이상으로 크기를 키우고 화질은 4배 더 선명해진다…. 가로인 화면을 세로로 돌려서 보고, 안 볼 땐 화면을 말아둔다….

다른 가전 제품에 비해 정적인 것으로 여겨져온 텔레비전(TV) 시장이 올 하반기 어느 때보다도 분주해진다. 세계 티브이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는 ‘더 크고 더 선명하게’ 경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며 프리미엄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고, 저가 경쟁력을 앞세운 티시엘(TCL) 등 중국 업체들의 공세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에이치에스(IHS)마킷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세계 티브이 출하량은 2억2100만대였다. 스마트폰(14억3100만대)처럼 구매 주기가 짧지 않아 큰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고가인데다 한 번 사면 5~10년을 사용하는 만큼 기술력과 트렌드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더 크게
최근 티브이 시장은 크기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왔다. 아이에이치에스마킷 자료를 보면, 40~49인치 티브이의 전세계 출하량 비중은 2017년 33.8%에서 지난해 30.6%로 줄었다. 반면 50인치대 비중은 22.2%에서 25.7%로 늘었고 60인치대도 5.9%에서 7.1%로 증가했다. 평균으로 보면 올해 1분기 40인치대 후반까지 올라왔다.

대형화는 세계 탑(Top)2 삼성·엘지가 견인했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전세계 점유율(수량 기준) 18.8%로 1위, 엘지전자는 12.8%로 2위였다. 중국 저가 제품의 물량 공세에 삼성과 엘지는 2000달러 이상 제품 비중을 크게 늘리며 고급화 전략을 굳히고 있다. 클수록 가격이 훌쩍 뛴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유에이치디(UHD) 티브이 기준 49인치는 출고가 92만원인데, 65인치는 219만원으로 두 배가 넘는다. 두 회사는 80인치대를 넘어 최근 98인치 제품도 출고를 늘리고 있다.

‘화면 키우기’ 전략은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지갑을 열게 하지만 앞에 놓인 벽도 만만치 않다. 거실 크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당장 82인치 티브이를 거실에 놓으면 대각선 길이가 2m를 넘겨버린다. 업계에서는 100인치 이상은 ‘무리’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더 선명하게
최근 불꽃이 튀는 건 ‘8K(8000)’로 대표되는 초고화질 경쟁이다. 티브이 해상도는 에이치디(HD)(1366×768)→풀에이치디(1920×1080)에서 ‘4K’로 불리는 유에이치디(UHD)(3840×2160)로 진화를 거듭해왔다. 후자일수록 화소 수가 많고 선명하다. 그리고 비싸다. 현재 티브이 시장은 4K가 중심이다. 지난해 전세계 출하량 기준 44.75%가 4K였다. 한 단계 아래인 풀에이치디는 24.13%였다. 해상도 기술 발전은 화면 크기 확대와 맞물려 진행 중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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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들은 이제 8K를 바라보고 있다. 8K는 4K보다 4배 더 선명하다. 샤프가 2017년 12월 세계 최초로 8K 티브이를 내놓은 뒤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큐엘이디(QLED) 8K 티브이를 선보였다. 올해 1분기 샤프는 4800여대, 삼성전자는 1만300여대를 팔았다. 아직은 ‘시작’ 단계인 것이다. 엘지전자는 삼성전자와 달리 올레드(OLED) 패널을 사용한 8K 티브이(88인치)를 7월1일 내놓기로 하고 예약을 받고 있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지난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시이에스(CES·전자제품박람회) 아시아 2019’에서 티시엘과 하이센스 등은 부스에 8K 티브이를 내놓았다. 뛰어드는 업체가 늘어나면 가격은 내려가기 마련이다. 올해 하반기 8K의 판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아이에이치에스마킷은 8K 티브이 규모가 2020년 142만8300대, 2022년 504만5900대로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체들이 8K를 디딤돌로 삼아 티브이 시장의 ‘퀀텀점프’(폭발적 발전)를 노리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8K로의 ‘비약’은 당장엔 어려워 보인다. 영상 콘텐츠가 뒷받침되고 있지 않아서다. 주목되는 건 2020년 도쿄올림픽이다. 일본은 내년 올림픽 중계를 8K로 송출하겠다며 준비중이다. 세계적 스포츠 이벤트는 티브이 시장에 대형 호재다.

더 자유롭게
다양한 ‘변주’ 제품도 하반기를 기다리고 있다. 세계 최초 ‘롤러블’(말 수 있는) 올레드 티브이를 엘지전자가 연말께 내놓는다. 안 볼 땐 말아서 화면을 치울 수 있다. 엘지디스플레이의 패널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부터 ‘더 세로’ 티브이를 판매하고 있다. ‘티브이는 가로’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세로로 돌려 볼 수 있게 만들었다. 모바일 콘텐츠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했다.

삼성과 엘지가 중·고가 제품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면 그 빈자리는 저렴한 중국 제품들이 메우고 있다. 티시엘의 전세계 점유율(수량 기준)은 2017년 7.1%, 지난해 8%에서 올해 1분기 10.8%로 늘어 처음 두자릿수로 나타났다. 티시엘은 특히 북미 시장에서 급성장해 올해 1분기 26.2% 점유율로 삼성전자(21.8%)를 누르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티브이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티시엘이 ‘재고’ 확대를 감수하면서 일단 출하량을 늘려놓은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삼성 ‘큐엘이디’냐 엘지 ‘올레드’냐
신경전 속 작년 판매 QLED가 앞서

큐엘이디(QLED)? 올레드(OLED)?

티브이(TV) 구매를 고민해본 소비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큐엘이디는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제품이다. 엘시디(LCD·액정표시장치) 패널과 광원 역할의 백라이트(후방조명·backlight) 사이에 양자점(퀀텀닷) 소재 필름을 입혀 화질을 업그레이드했다.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는 엘지(LG)전자가 주도해온 티브이 종류다. 유기 물질이 자체 발광해, 엘시디 티브이와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 덕분에 검은색을 잘 표현할 수 있고 두께도 큐엘이디 티브이보다 얇다. ‘롤러블 티브이’를 엘지가 가장 먼저 내놓을 수 있었던 이유다. 대신 큐엘이디 티브이는 올레드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고 대형 화면을 더 잘 만들 수 있다. 삼성은 올레드에 대해 “번인(burn-in) 현상(화면에 잔상이 남는 현상)이 있다”고, 엘지는 큐엘이디에 대해 “엘시디일뿐이며 올레드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아이에이치에스(IHS)마킷 조사를 보면 지난해 전세계 큐엘이디 티브이는 268만8000대, 올레드 티브이는 251만4000대 판매됐다. 지난해 엘시디 티브이에서 삼성은 18.9%(수량 기준)의 점유율로 1위, 엘지는 11.7%로 2위였고, 오엘이디에선 엘지(62.2%), 일본의 소니(18.9%) 순이었다. 삼성은 최신 스마트폰에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고 있지만 올레드 티브이는 안 만든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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