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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상해 보이겠지만… 북한, 미국 국기 그려진 우표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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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전문여행사 고려투어 “첫 북미 정상회담 기념… 전지 장당 4.5달러”

일각에선 “‘친서 외교’ 재개한 북, 3차 북미 회담 의지 드러내” 해석도
한국일보

북한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인 12일 기념 우표를 발행했다는 사실이 소개돼 있는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 투어'의 홈페이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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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1주년(12일)을 맞아 기념 우표를 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표에는 이례적으로 미 성조기가 그려져 있다고 한다. 제3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의지를 보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중국 베이징(北京) 소재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 투어’ 홈페이지를 보면 북한이 12일 발행한 기념 우표의 도안과 가격, 구매 방법 등이 소개돼 있다. “조선우표사가 2019년 6월 12일에 ‘첫 북미 정상회담’ 기념 우표를 발행했다”고 여행사가 공개한 날은 14일이다. 고려 투어에 따르면 이번에 발행된 기념 우표는 3가지 종류다. △6ㆍ12 공동성명 전문(액면가 50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성명에 서명하는 김 위원장(이상 액면가 200원) 등이 각각 담겼다. 이들이 포함된 전지 1만장을 조선우표사가 찍어 장당 4.5달러에 판매하고 있다는 게 여행사 전언이다.

우표를 살 수 있는 곳은 평양 시내에 위치한 조선우표박물관이다. 박물관에는 1940년대부터 최근까지 북한이 발행한 우표들이 전시돼 있는데 이들은 북한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ㆍ정책ㆍ발전뿐 아니라 스푸트니크 발사 등 세계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을 조명하고 있고 동식물과 공룡 등 자연부터 영국 왕가의 결혼식까지 온갖 소재의 우표들이 망라돼 있다고 여행사는 전했다.

일단 여행사가 공개한 도안은 50원짜리 한 종류다. 공동성명 위에 ‘역사상 첫 조미(북미)수뇌상봉과 회담’이라고 쓰여 있다. 여행사는 “북한 우표에 미국 국기가 있는 게 이상해 보일 수 있지만, 조선우표사는 다년간 자기들의 공식 역사를 기념하는 데 매진해 왔고 좋든 나쁘든 트럼프 대통령도 이제 그 일부”라고 설명했다.

일각에는 최근 재개된 김 위원장의 대미 ‘친서 외교’와 연결해 3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기를 바라는 북측의 기대가 우표 발행에 투영됐을지 모른다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9월까지 지난해 3차례 열린 남북 정상회담의 기념 우표 4종을 이미 선보인 북한이 6ㆍ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기념 우표를 만드는 데까지는 1년이 걸렸기 때문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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