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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손해배상 소송, 환자-보험사 다툼으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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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측 "환자들 승소 시 보험금 환수 요청"

투여 환자 측 "약값 돌려달라는 소송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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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코오롱생명과학 본사. 2019.5.2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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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손인해 기자 = 허가받지 않은 물질이 사용된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를 판매한 코오롱생명과학에 대해 투여 환자들과 손해보험사들이 민사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향후 소송 결과에 따라 환자와 보험사 간의 새로운 다툼이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보험사 10곳의 소송을 맡은 법무법인 해온은 투여 환자 측이 승소할 경우 환자들을 대상으로 지급된 보험료에 대한 환수 조치 과정을 밟을 계획이다. 보험금을 받아 인보사를 구입한 환자들의 경우 코오롱생명과학으로부터 배상금을 받게 된다면 보험사에 돌려주어야 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보사의 판매 구조는 환자들이 병원에서 먼저 구입하고 이후에 보험사에 돈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로부터 돈을 보전받은 환자들이 존재한다. 이 경우 배상금을 받는다면 보험사로서는 다시 환수 조치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구본승 법무법인 해온 변호사는 "환자들 중 자기 부담금이 없는 경우에는 배상금 전액을 보험 회사에서 환수해야 한다"며 "보험사에서 지급해준 부분은 당연히 돌려주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보험사 측의 이러한 주장은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성격을 약값에 대한 배상이라고 보고 있어서다.

반면 투여 환자 측은 정신적 손해와 허가받지 않은 물질을 투여한 것에 대한 배상의 성격이기 때문에 보험사에 돈을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엄태섭 법무법인 오킴스 변호사는 "환자들은 정신적 손해배상을 비롯해 허가받지 않은 물질이 무릎에 들어가서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라며 "그것을 보험회사에서 가져간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소송의 성격은 불법행위에 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지, 약값을 환불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환자들이 약값 상당의 금전을 배상받는다고 해도 그 돈을 다시 보험사가 회수할 수 있다는 약관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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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오킴스 소속 엄태섭 변호사가 지난달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피해 환자들의 공동 손해배상청구소장을 접수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5.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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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측 주장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툼 발생할 듯

보험사 측은 이번 소송을 제기하면서 코오롱생명과학의 불법 행위로 피해를 입었다는 주위적 청구와 함께 투여 환자들에 대한 채권자 대위권을 주장하는 형태로 예비적 청구도 했다. 예비적 청구는 법원이 주위적 청구를 기각했을 때를 대비한 것으로 요컨대 '플랜B' 주장이다.

보험사의 주위적 청구가 받아들여진다면 갈등이 발생할 일은 없다. 투여 환자들의 소송과는 별개로 코오롱 측으로부터 배상을 받으면 된다. 하지만 법원이 보험사 측의 주위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고 투여 환자들의 주장은 인정한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보험사 측으로서는 환자들의 배상액을 놓고 다시 다퉈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보험사 측이 예비적 청구로 주장한 '채권자 대위권'은 채권자가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자기 채무자에게 속하는 권리를 대신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다. 인보사값에 대해 보험사로부터 일정 금액을 보전받은 환자에 대해 일종의 채무자로 보고, 그들을 대신해 보험사가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채권자가 대위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채무자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결국 투여 환자들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을 진행하지 않아야 보험사 측이 대위권을 주장할 수 있다.

투여 환자들 일부가 이미 소송을 제기한 상태에서 보험사 측이 예비적 청구로 채권자 대위권을 주장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환자들에 대해서는 대위권 주장이 가능하고,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현재 소송 중인 환자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측에서는 소송 중인 환자가 승소할 경우 이를 근거로 보험금 환수를 계획하고 있다.

구 변호사는 "주위적 청구가 인정돼 코오롱 측으로부터 배상을 받을 수 있다면 환자들과 다툴 이유는 전혀 없다"면서도 "만약 보험사의 주위적 청구가 각하되고 환자들은 배상을 받는다면 보험금을 환수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보사'는 TGF-β1 유전자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와 연골세포를 1 대 3 비율로 섞어 관절강 내에 주사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다.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해 코오롱생명과학이 국내 허가를 받았다. 이 중 형질전환세포가 코오롱 측이 기재했던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GP2-293)인 것으로 올 2월 미국 품목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드러난 바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4월부터 인보사의 유통과 판매를 중단했지만 투여 환자 측 244명은 지난달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지난 5일 손해보험사 10곳도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sewry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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