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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북미, ‘친서-실무협상-3차 정상회담’ 코스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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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the300]비건 대표 곧 방한할 듯, 북측과 판문점서 실무협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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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이도훈(왼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워킹그룹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9.05.10.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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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오랜 교착상태를 이어온 북미가 우선 북핵 실무라인의 접촉을 통해 비핵화 협상을 재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6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한미는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 전 시점에 북미 실무협상이 성사될 수 있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가 실무협상에 속도를 내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가 촉매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친서에 “아름다운 편지”라며 “매우 긍정적인 무언가가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 김 위원장의 친서 이후 비핵화 협상의 재개를 향한 한미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우리 측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본래 예정돼 있던 국내 일정들을 취소하고 지난 12일 스웨덴으로 급히 출국했다.

이 본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3개국 순방을 수행 중이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와 관련한 한미 협의 내용을 보고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본부장은 이번 주 초에는 워싱턴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난다. 이들은 북한과의 실무협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조율할 전망이다. 비건 대표의 방한 일정도 이때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에 먼저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시점은 24일로 시작되는 주가 거론된다. 한미정상회담이 오는 29일 개최된다고 하면 비건 대표는 최장 6박7일가량 머무를 수 있다.

특히 그는 방한기간 동안 판문점에서 북측과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이 6.12 싱가포르회담 1주년인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국무부는 북한과 실무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으며 그럴 의지도 있다"고 밝힌 점이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한미정상회담 전 4차 남북정상회담 가능성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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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전신 기자 = 북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9.06.16. photo100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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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측도 북미 실무협상의 재개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스웨덴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북미 간 구체적인 협상의 진전을 위해서는 사전에 실무협상이 먼저 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실무협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협상이 이뤄질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실무협상을 토대로 정상회담이 이뤄져야 지난번 하노이 2차 정상회담처럼 합의하지 못한 채 헤어지는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한미정상회담 전 4차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북미 비핵화 대화를 견인한다는 목표다. 문 대통령은 북유럽 순방기간 동안 ‘오슬로 구상’과 ‘스톡홀름 제안’ 등을 통해 연일 북한의 협상 복귀를 촉구하며 언제든 김 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친서와 북미 실무협상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북미는 올해 초에도 김 위원장의 친서 이후 비건 대표의 방북협의 등을 거쳐 2차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지은 바 있다.

비건 대표가 1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15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들과 비공개 회동을 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는 이사국들의 대북제재 이행 의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대북 협상전략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북한이다. 북한이 비건과의 실무협상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미국의 ‘셈법 변화’를 지속 촉구하고 있지만, 미국이 일괄타결(빅딜)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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