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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혁명 왜 어려운가] ② '착한아이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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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발표로 신뢰 위기 자초한 타다, 합법 강조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원인으로 꼽혀

현재 모빌리티 업계는 합법과 불법의 모호한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한 발자국이라도 어긋나 정부가 불법이라는 낙인을 찍는 순간 바로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지난 해 풀러스, 차차 등 많은 모빌리티 업체들이 불법이라는 국토교통부의 유권 해석 앞에 사업을 중단해야 했다.

타다도 예외는 아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제18조가 타다의 존속 근거로 거론되고 있지만, 법이 개정되거나 정부가 새로운 유권 해석을 내놓으면 1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관련 사업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그래서 타다는 여느 스타트업처럼 회사의 미래 발전 방향을 얘기하지 않고, 우리는 합법적인 서비스라고 끊임없이 되새기는 '착한아이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2일 발생한 서울시의 타다 프리미엄 정식 인가 반박 해프닝도 이러한 타다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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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 쏘카 대표가 자회사 VCNC를 통한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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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는 현재 신뢰 상실이라는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11일 VCNC는 "서울시가 타다 프리미엄을 정식 인가했다. 이달 중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박재욱 VCNC 대표가 SNS를 통해 타다 프리미엄이 출발선에 섰다고 자축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만에 서울시에서 반박 자료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서울시는 "타다 프리미엄의 인가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VCNC의 자료를 부인했다. 결국 VCNC는 "확실치 않은 사실을 성급하게 발표해서 죄송하다"는 사과자료를 냈다.

타다의 성급한 발표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타다는 서비스 출시 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타다를 합법적 서비스로 인정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지만, 지난달 국토교통부는 "타다가 합법 서비스인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내린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타다는 "구두로 합법이라고 전해 들었지만, 공문을 받은 적은 없다"며 자사의 실수를 인정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타다의 움직임을 "어떻게든 합법 서비스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조급함이 표출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시장과 이용자들에게 '타다는 합법'이라는 인식을 각인시켜 '타다는 불법'이라는 택시 업계의 주장을 반박하고, 정부의 규제 움직임을 막으려는 전략이다.

하지만 타다의 전략이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데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용히 추진해야 할 사업을 외부에 공개해 일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타다가 추진 중인 '타다 프리미엄' 같은 고급 플랫폼 택시 서비스는 애당초 서울시의 인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고급택시 면허를 보유한 사업자만 확보하면 된다. 서울시는 개인 택시기사 등이 보유한 중형택시 면허를 고급택시 면허로 전환해주는 인가 권한만 갖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품질 관리를 위해 벤츠, 에쿠스, K9 등 최고급 세단만 허용해주던 '고급택시운영지침'을 법에 규정된 대로 K7, 그랜저 등 2800cc 이상 차량이면 모두 운행할 수 있도록 바꿨다. VCNC가 이 방침을 듣고 K7, 그랜저 등 중고급 세단으로 구성된 타다 프리미엄 사업을 서울시가 인가해준 것으로 잘못 이해하고 보도자료를 낸 것이 이번 해프닝의 전말이다.

강일용 기자 zero@ajunews.com

강일용 zer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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