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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심장' 대구 수성갑서 김부겸·김병준 맞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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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13대 국회 이후 대구에서 민주당 후보로는 처음 당선...대선 교두보 마련 위해 '수성갑 守城' 총력전
김병준, 귀국 당일 대구 찾아 특강하며 수성갑 도전설⋯"대구 정치에 기여해달라는 말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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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의원(왼쪽)이 14일 전북대 전대학술문화회관에서 '지역균형발전 김부겸에게 듣는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오른쪽은 미국 방문을 마치고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자유한국당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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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축, 신매시장 공영주차장 사업확정."

15일 대구 수성구 신매시장 대로변에 이런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을 건 곳은 신매시장 상인회. 신매시장 공영주차장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이 지난달 지역 의정보고대회 때 중점적으로 소개한 사업이다. 김 의원은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관으로 있으면서 오랜 기간 지역을 비우긴 했지만, 현안은 놓치지 않았다"며 "사업비 186억원을 들여서 성공시켰다"고 말했다고 한다. 수성갑 지역구 대로변에는 이 밖에도 김 의원의 의정 성과를 알리는 현수막 십여개가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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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신매시장앞 대로변에 공영주차장 사업승인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송민규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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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에 임명된 김 의원은 지난 4월 장관에서 물러나 국회로 복귀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때 '보수의 심장'이라는 대구에서 민주당 후보로는 유일하게 당선됐다. 일약 민주당의 잠재적 대선후보군으로 떠올랐고 현 정권 출범 후 여권 핵심부에선 김 의원의 차기 대선 도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21대 총선에서 수성갑 탈환을 벼르고 있다. 한국당 내에선 "내년 총선에서 김부겸을 잡기 위해 중량급 인사를 '저격 공천'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황교안 대표 취임 직전까지 한국당의 비상 지도부를 이끌었던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미국에 머물다 귀국하면서 한국당 안팎에선 수성갑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경북 경산중학교, 대구상고, 영남대를 졸업했다.

내년 총선에서 김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의 수성갑 대결이 성사된다면 상대 진영으로 전향한 인사들 간의 대결이 된다. 김 의원은 16대 총선 때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후보로 경기 군포에서 당선됐다가 17대 총선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끌던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선됐다. 반면 김 전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지냈지만 현 정권 출범 후 한국당에 몸을 담았다. 두 사람의 총선 맞대결이 이뤄진다면 그 결과에 따라 민주당과 한국당의 차기 대선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김부겸, 5월 한달 이틀 빼곤 대구 머물러

김 의원은 지난 4월 진영 민주당 의원에게 행안부 장관 자리를 넘기고 국회로 돌아왔다. 그런 김 의원이 지난 5월 한 달 동안 국회에 출근한 날은 이틀이다. 그외 대부분은 지역구가 있는 대구에 머물렀다. 김 의원은 15일 통화에서 "요즘 국회가 열리지 않아서 편하게 지역구 활동을 한다"며 "오늘도 (지역 주민의) 결혼식장에 와 있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지역을 위해 일했던 성과를 제대로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장관으로 있으면서 지역을 꽤 오랜 기간 비웠는데) 요즘 지역 주민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경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5월 한 달 동안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12개 주민센터별로 돌아가며 주민간담회 형식의 의정보고대회를 열었다. 6월부터는 민주당 홍의락 의원(대구 북구을·당선 당시는 무소속 ) 등 대구 지역위원장들과 그룹을 지어 지역 행사를 찾고 있다.

김 의원은 4선(選)의 중진이다. 선거를 치를 때 보이지 않는 '프리미엄'이 있다는 행안부 장관도 지냈다. 행안부 장관은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관할하기 때문이다. 그런 김 의원이 총선 10개월을 앞두고 벌써부터 지역구를 누비는 것은 그의 지역구가 현 여권 정치인에겐 '무덤'으로 불린 대구이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는 1987년 13대 총선 이후 19대 총선까지 현 여권 진영에서 1석도 얻은 적이 없는 불모지 같은 곳이었다. 김 의원도 "지역 정서가 현 여권에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내년 총선까지 아직 몇 차례 고비가 더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지역 여론 지형도 김 의원에겐 간단치 않다. 한국갤럽의 6월 2주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7%, 자유한국당 21%로 여당이 우세하다. 하지만 대구·경북(TK)에선 민주당 23%, 한국당 33%로 한국당이 10%포인트 앞섰다. 이 지역 민주당 인사들이 느끼는 체감 지지율은 더 낮다고 한다. 민주당 대구 지역위원회 관계자는 "TK는 원래도 어려운 지역인데 지금은 더 어려운 것 같다"며 "(10여년 전) 처음 내려갔을 때 정도와 비슷하다"고 했다.

◇김병준 "대구 정치 기여해달라는 말 들었다"

한국당은 지난 총선 때 김 의원에 맞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내세웠다. 하지만 김 전 지사는 김 의원에게 24%포인트 이상의 득표율 차로 패했다. 이후 김 전 지사가 작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현재는 정순천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갑은 한국당이 21대 총선에서 반드시 되찾아 와야 할 지역"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최근 귀국하면서 한국당 내에선 그의 내년 총선 출마설이 돌기 시작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국당이 작년 6월 전국 동시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당하면서 홍준표 대표가 퇴진한 뒤 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선출됐다. 지난 2월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선출되면서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난 뒤 미국에 건너가 3달 정도 머무르다 지난 4일 귀국했다.

김 전 위원장의 귀국 일성(一聲)도 출마설을 키웠다. 그는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가 잘못 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현 정부와 각을 세웠다. 또 정치 참여 가능성에 대해 묻자 "기왕 현실정치에 발을 디뎠는데, 여러 사람의 기대도 있고 어떤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는데 발을 빼기가 쉽겠느냐"며 "국가를 위해서 문제가 많은 이 상황을 정리하는데 조금이라도 내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지금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구에서 초·중·고·대학교를 모두 나왔다. 김 전 위원장은 15일 통화에서 "최근 대구를 방문했을 때, '당신 같은 사람이 대구에 기여를 해 대구가 정치의 한 가운데 다시 서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고 당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논의하는 과정에서 (대구 수성갑) 출마 이야기나 나오는 것 같다"며 "그 분들의 바람이자, 무거운 이야기인데, 내가 (바로 그러겠노라)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 즉답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여야 대선 구도와 맞물린 대구 수성갑

김 전 위원장의 수성갑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는 이 지역 현역 의원인 김 의원의 여권 내 정치적 위상 때문이다. 김 의원은 민주당 진영의 차기 대선주자군으로 꼽히고 있다. '20년 집권론'을 내세운 여권 내에선 TK 지역의 교두보와 같은 김 의원을 다음 총선에서 어떻게든 당선시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처럼 김 의원에 대한 여권의 총력 지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당에서도 중량급 인사를 맞세워야 한다는 차원에서 김 전 위원장이 거론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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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5월 11일 오전 대구 반야월 시장 인근 안심 근린공원에서 저소득층 노인 대상 무료급식 봉사를 한 후 당원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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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김 의원이 장관직을 마친 직후인 지난 4월 말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이 전통시장 활성화 간담회 명목으로 김 의원 지역구에 있는 신매시장을 찾았다. 박 장관은 "이 곳이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두 달동안 지역구를 다진 김 의원은 이번 달부터 행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경남 창원에서 초청 강연을 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전주 5개 단체 초청으로 전북대에서 강연을 했다.

차기 대선 승리 공식을 '수도권+영남+호남' 다수 연대로 보는 여권 인사들은 TK 지역 출신인 김 의원의 대선 도전 가능성을 유심히 보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경기 군포에서 3선을 하고 대구로 내려가 지역구도 타파를 내걸고 국회의원과 대구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뒤 민주당의 불모지에서 싹을 틔운 김 의원은 차기 대선 전략 차원에서도 반드시 총선에서 살려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또 이긴다면 여권 내 차기 대선 경쟁에서도 힘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질 경우엔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본격적인 정치 재개를 시사한 김 전 위원장도 여러 가능성에 대해선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귀국 당일 모교인 대구 영남대로 가서 특강을 했다. 16일엔 서울 신촌의 한 극장에서 지지자 40여명과 함께 영화 '기생충'을 관람하고 토크 콘서트를 한다.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김 전 위원장 역시 한국당 내 차기 대선후보 경쟁을 염두에 두고 내년 총선을 준비하려는 것 같다"며 "그런 차원에서 김부겸 의원과 맞대결이 가능하다면 김 전 위원장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의 수성갑 출마 여부는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황교안 대표의 생각의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주변에서 대선 도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김 전 위원장의 대구 총선 출마를 황 대표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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