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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화합·평화통일 유지 남긴 이희호…남북, 여야5당 대표 한자리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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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9시30분 현충원서 사회장

여야5당 대표, 장례위 고문 맡아…나란히 추도사

12일엔 판문점서 北 김여정 조의문·조화 전달

“장례위원 3300여명, 조문객은 ‘방명록 작성자’만 6000명 넘어”

이데일리

13일 고 이희호 여사 빈소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故 이희호 여사가 지난 10일 밤 소천하면서 소원했던 남북의 인사가 다시 얼굴을 맞댔다. 두 달 넘게 국회 파행 속 대립해온 여야5당 대표는 한자리에 모였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화합과 평화통일 염원을 드러낸 고인이 갈등과 반목을 넘어설 기회를 선사하고 간 셈으로, 선물을 어떻게 풀지는 오롯이 우리 몫이 됐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황교안 자유한국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오는 14일 오전9시30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엄수될 ’여성지도자 영부인 故이희호 여사 사회장‘에 참석, 추도사를 한다. 입법부 수장인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들에 앞서 추도사를 낭독한다.

이들은 11일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이 여사 빈소가 차려지자 앞서거니 뒷서거니 조문했다. 특히 이날 이 대표와 황 대표는 빈소에서 조우해 짧게나마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 후폭풍 속에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 국회 정상화를 놓고 지난한 샅바싸움을 이어가던 여야가 이날만은 잠시 정쟁을 멈춘 것이다. 같은 날 꾸려진 장례위원회에도 여야 5당 대표는 고문으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황교안 대표는 전날 문희상 의장이 월례적으로 주재하는 여야 5당 대표와의 만남인 ‘초월회’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울러 이날 열린 6.10 민주화항쟁 32주년 기념식도 여야 대표 가운데선 유일하게 불참했었다. 이 여사 장례위원회 한 관계자는 “여야 대표들이 얼굴을 마주하고 허심탄회하게 정국을 논하는 모습이 여사께서 바라셨던 바일 것”이라며 “기회는 만들어졌다. 대표들의 정치력만 남았다”고 했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맞은 12일 오후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처음으로 남북 고위급 관계자의 공식 만남도 성사됐다. 이 여사의 별세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통해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면서다.

판문점에서 이뤄진 이날 만남에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를 조속히 재개하는 게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바람”이라고 대화재개를 촉구했다. 김 부부장은 별다른 답변을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남북 고위급 접촉 재개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날 김 부부장이 전달한 김정은 위원장의 조의문은 이 여사 사회장에서 김독령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대독할 예정이다.

한편 이 여사의 사회장과는 별도로, 장례식은 14일 신촌 창천교회에서 장례예배로 진행된다. 이날 오전6시30분 출관, 7시부터 장례예배 후 운구행렬은 동교동 사저를 거쳐 현충원에 도착한다. 장례위는 문 의장과 김명수 대법원장이 상임고문을 맡고, 여야 5당 대표와 고건 전 총리,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정치·시민·사회계열 인사 136명이 고문을 맡는다. 장례위원장은 이낙연 총리·장상 전 총리 서리·권노갑 민주평화당 상임고문 등 3명으로, 이들을 포함해 장례위원은 3300여명에 달한다. 장례위 측은 “13일 오후 기준으로, 6000명 넘는 국민이 조문을 다녀갔다”며 “방명록을 남긴 분들만 센 것으로, 애도를 표해준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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