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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GTF 교습가 권우현 프로 "성실함이 비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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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리더스골프장의 USGTF코리아 선발전 경기위원인 권우현 프로가 포즈를 취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권우현(39) 프로를 만난 건 미국골프지도자연맹(USGTF)코리아의 정회원을 뽑는 선발전에서였다.

지난달 14일 그가 경기위원을 맡아 봉사한다는 경남 밀양의 27홀 퍼블릭 리더스골프장으로 향했다. USGTF코리아는 국내에 처음 들어온 1986년 이래 23년을 지나면서 매년 꾸준히 회원 선발전을 거쳐서 지난해 1만명의 회원을 넘어섰다. 매년 지역 별로 2~5회에 걸쳐 실전 필드 테스트를 보고 정회원 및 마스터 선발전을 뽑고 연수과정을 거치면서 국내 최고 규모의 교습가 단체로 발전했다.

정회원 테스트에는 나이에 따라 합격 커트라인이 있다. 40세 미만은 5오버파 77타 이내를 쳐야 하고, 40대는 79타 이내, 50대가 넘어가면 82타 이내, 여성은 84타 이내의 스코어를 적어내야 한다. 최근 연맹은 엄격하게 타수를 적용하기 때문에 합격률이 절반 사이를 오간다.

그가 티칭프로로 일하는 동원로얄은 퍼블릭 9홀에 부속된 42개 타석을 가진 연습장이다. 이날은 마침 휴무인 화요일이었고 그는 이곳에서 후배 프로들을 위한 실기 테스트 경기위원으로 나온 것이다. 키는 크지 않지만 멀리서부터 알아볼 수 있었다. 불타는 듯한 머리 스타일과 뿔테 안경에 항상 웃는 듯한 호감형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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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GTF코리아 남부 선발전이 열리는 날에 경기위원들이 스코어를 확인하고 있다.


“지금은 부산에 살지만 경주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해서 중학교까지 육상, 레슬링 선수를 했지요.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진로에 대해서 방황을 좀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버지 권유로 골프채를 처음 잡았습니다.”

다소 늦은 나이에 골프를 시작했지만 적성에 딱 맞는다고 느꼈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했던 운동 감각 덕인지 실력이 금방 늘었다. 주변에서 ‘신동났다’는 얘기도 했다. 하지만 경주 보문컨트리클럽에 머리 올리러 가서 140개를 쳤을 땐 충격이었다. 연습장에 돌아와 코치와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골프가 달리 보였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지 반년 만에 90타를 깼다.

권 프로는 골프를 시작할 땐 프로 선수를 꿈꾸었으나 세상일이 뜻대로 되는 건 아니었다. 연습장을 찾는 아마추어 골퍼들을 대상으로 가르치는 일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교습가로 진로를 고민했다. 2002년 보문CC 경기과에 입사해 2년을 근무하면서 ‘아시아PGA’의 라이선스도 땄다. 군에서 제대한 후에는 골프 연습장에서 티칭 프로로 근무했지만 내놓을 뚜렷한 자격증이 없는 게 항상 문제였다.

몇 년 전부터 골프 대중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유튜브나 인터넷 레슨이 폭증했고 티칭 프로들이 설 자리가 줄어든 것을 느꼈다. 한 때는 골프 교습을 포기하려고도 했다. 아예 다른 직종을 준비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의 친구가 골프 레슨을 부탁했다. “함께 간 아내가 나중에 하는 말이 ‘레슨할 때 제가 가장 멋있고 표정이 밝다’고 얘기하더군요. 그러면서 ‘힘들어도 한 우물만 파자’고 해서 기운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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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현 프로는 성실하고 열심히 가르치는 게 최고의 교습이라고 생각한다.


2016년에 드디어 USGTF 정회원이 됐다. 10여년 전에 응시했다 떨어진 기억이 있었으나 절박한 심정이었다. 아시아PGA 단체의 부산 지부장을 맡고 있었지만, 그보다는 전국적인 지명도와 함께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USGTF를 택했다. 당시에 막 걸음마를 뗀 2살 외동딸 민주를 위해서라도 좋은 교습가로 인정받아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정회원이 된 이후 권 프로는 3년여를 USGTF 경기위원과 홍보위원을 겸하고 있다. 회원 선발전에 참석해서 봉사하고 매년 협회장배 시합에도 나가 경기 진행을 돕는다.

골프 레슨 경력을 따지면 2005년 경주에서부터 14년에 이른다. 그는 자신의 티칭 노하우를 서비스 정신으로 봤다. “모든 골퍼들이 좋은 레슨 서비스를 받기 위해 연습장을 찾습니다. 그래서 항상 손님들한테 친절하게 고민을 듣고 샷을 개선시키는 게 프로의 의무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소중한 경험과 보람이란 “10여년 정도 지난 고객이 자신을 찾아와 다시 레슨을 해달라고 요청했을 때”라고 말했다.

권 프로의 베스트 스코어는 감포 제이스에서 10여년 전에 기록한 6언더파다. 요즘은 70대 초반을 치는데 이를 유지하기 위해 레슨이 끝나면 스스로도 연습을 한다. “제가 이 정도 치는 것도 골퍼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지요. 서비스 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대방의 답답한 마음을 이해하는 것인데 그게 가장 힘든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제서야 자신의 숨겨놓은 ‘골프 서비스’의 비결을 털어놨다. “실은 밴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게 골프 레슨을 받는 분들은 ‘권우현 골프아카데미’에 가입되어 계신 분이 많습니다. 3년 정도 운영하고 있는데 자주 만나는 30~40분 정도가 회원이십니다. 그중에 연령대는 20~70대로 다양하고 구력은 대체로 3~4년 정도 되는 골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권 프로는 그들을 지극 정성으로 관리한다. 골프 모임도 갖고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어 트로피를 매달 하나씩 수여한다. 그만의 회원 관리 노하우인 것이다.

권 프로는 골프장을 빠져나갈 때도 주변에 아는 형님 동생들이 많아 수시로 인사했다. “월례회가 있어 다음 주에 다시 리더스 골프장에 와야 합니다. 제 골프 밴드에 인연의 끈까지 가져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한 얼굴로 웃으며 말하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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