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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전 헤어진 내 핏덩이 SNS로 찾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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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입양아·친모 감격의 상봉 / 친부가 미국 입양 보내 ‘생이별’ / 15년 전 해외입양 초청기록 발견 / 경찰, 페이스북 검색해 친자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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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덩이 같은 내 딸이 이렇게 컸구나. 그동안 얼마나 고생했을까나….”

12일 오전 전북경찰청에서 44년 전 해외에 입양된 딸과 극적으로 상봉한 어머니 서안식(69)씨는 연신 딸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쏟아냈다. 서씨는 딸을 찾았다는 소식에 경기도 성남에서 한걸음에 달려왔다. 딸 조미선(47·미국명 매린 리터)씨도 미국인 남편과 손 잡고 한국을 찾아 꿈에 그리던 어머니와 재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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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전북지방경찰청에서 서안식씨(오른쪽)와 딸 조미선씨가 44년 만에 만나 서로 얼싸안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1973년 전북 전주의 한 가난한 가정에서 3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 돌을 갓 지난 1975년 1월 아빠의 손에 이끌려 영아원에 맡겨졌다. 당시 과일 행상으로 근근이 살림을 꾸리던 어머니는 판자촌에서 힘겹게 둘째 딸을 낳고 건강이 악화돼 친정에서 요양했다. 5개월여 뒤 돌아와 보니 어린 자녀들은 온데간데없고, 남편은 집을 팔고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수소문 끝에 큰아들은 외삼촌 손에 맡겨진 사실을 알았으나, 두 딸은 오리무중이었다. 그녀는 수년이 지난 뒤에서야 다른 여자와 사는 남편을 통해 첫째 딸은 익산 어딘가로 보내졌고, 둘째 딸은 해외에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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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 때 아버지에 의해 영아원에 맡겨져 해외에 입양된 조미선(미국명 Maelyn ritter·46·가운데)씨가 44년만인 12일 남편(오른쪽)과 함께 전북경찰청을 찾아 어머니(69)와 상봉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전주=김동욱 기자


이러던 사이 둘째 딸은 영아원에서 지낸 지 6개월 만에 입양단체를 통해 미국 시애틀 인근 시골 마을 가정에 입양됐다. 이들 모녀의 만남은 경찰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딸을 찾아내는 데 성공해 이뤄졌다. 올해 초 조씨가 맡겨진 영아원 기록을 뒤지던 중 서울에서 해외 입양아 초청행사가 열린 2004년 8월 미국인 ‘매린 리터’씨가 방문한 메모를 발견해 이를 단서로 ‘페이스북’을 검색해 동일 영문명을 여럿 찾아냈다. 경찰이 이들에게 메신저를 보낸 지 4개월 뒤인 지난 4월 말 조씨와 연락이 닿았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친자임을 확인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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