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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8통 …김정은·트럼프의 '브로맨스' 친서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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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the300]북미관계 고비 때마다 친서로 돌파구…문정인 “새 가능성 열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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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재생에너지 관련 연설을 위해 아이오와주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밝히며 “이번 친서로 뭔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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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는 공식 확인된 것만 8개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받은 친서는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첫 정상간 톱다운(정상외교) 소통이다.

김 위원장은 북미관계가 고비를 겪을 때마다 친서를 통해 돌파구를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이번에도 정상간 신뢰와 약속을 다시 확인하는 내용과 비핵화 협상 재개의 촉매가 될 수 있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담겼을 것으로 관측된다.

◇첫 번째 친서=싱가포르 1차회담 돌파구= 김 위원장의 첫 번째 친서는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열흘 가량 앞둔 1일(현지시간) 전달됐다. 2000년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빌 클린턴 대통령과 면담에서 전달한 이후 18년 만에 건네진 북한 최고지도자의 친서였다.

북한은 당시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된 상황임에도 더 많은 비핵화 보상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해 미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24일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도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전격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전 통일전선부장)을 백악관으로 보내 친서를 전했다. 서면 소통은 위기에 빠진 북미 정상회담의 불씨를 다시 살리는 역할을 했다.

◇두 번째 친서=협상 끈 유지 효과=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인 지난해 7월 6~7일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손에 두 번째 친서를 들려 보냈다.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이었지만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불발되는 등 ‘빈손 방북’ 논란이 불거졌던 때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12일 폼페이오 장관이 받아온 김 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하며 국내 비난 여론을 눅이려 했다. 결과적으로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전개된 팽팽한 기싸움에도 북미간 협상의 끈을 유지하는 효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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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았다는 친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으로부터 훌륭한 친서를 받았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9.01.03.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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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친서= 북미정상 신뢰 확인= 김 위원장은 지난해 7월 27일 정전협정일에 맞춰 미군 전사자 유해 55구를 송환하는 과정에서 친서도 함께 보냈다. 북미 후속 협상 교착 국면에서도 정상간 신뢰를 재확인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됐다.

◇네 번째 친서= 2차 북미정상회담 요청= 김 위원장은 이어 9월9일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네 번째 친서를 보냈다. 당시 미 국방장관이 한미 연합훈련의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고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취소되는 등 관계가 악화하는 시점이었다.

백악관은 9월10일 친서 내용의 일부를 공개했다. “김 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했고 관련 일정을 양측이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계기로 악화일로에 있던 북미관계는 급속히 해빙기를 맞았다. 9월18~20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성사의 단초가 됐다.

◇다섯 번째 친서="아름다운 편지"= 트럼프 대통령은 9월26일 유엔총회 계기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면서 양복 안주머니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를 꺼냈다. 그러면서 ‘예술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이제껏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편지였다”며 “두 개의 편지 중 한 통을 아베 총리에게 보여줬을 때 그가 '역사적인(historic) 편지'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여섯 번째 친서=톱다운 소통 재개= 지난 1월2일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발표한 다음날 여섯 번째 친서가 공개됐다. 북미 정상의 직접 소통 창구 역할을 해 온 '친서외교'가 4개월 만에 재개된 셈이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외에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친서를 보냈다. 중재자를 자임했던 문 대통령을 역할을 활용해 비핵화의 대가로 미국의 적극적인 상응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였다.

남북미 정상의 톱다운 접촉은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 위원장 서울 답방 성사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친서를 들어 보이며 “또 하나의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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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은 트럼프와 김영철이 회동한 다음 날인 19일 트위터로 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출처=댄 스커비노 트위터>2019.01.20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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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친서= 하노이 2차회담 성사= 김 위원장의 일곱 번째 친서는 지난 1월18일(현지시간) 백악관을 찾은 김영철 부위원장 편에 전달됐다.

김 부위원장은 2박3일 일정으로 워싱턴을 방문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문제와 비핵화 문제를 논의했다. 미 NBC방송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추어올리면서 일대일 단독 담판으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여덟 번째 친서, 3차회담 '마중물'?=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전달 사실을 공개한 김 위원장의 여덟 번째 친서는 '하노이 노딜' 이후 4개월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북미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카드로 읽힌다.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일(3차 정상회담)이 벌어질 수 있다. 어느 시점에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친서를 공개한 시점도 절묘하다. 지난해 6.12 첫 정상회담으로부터 꼭 1주년된 날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그동안 전혀 대화나 접촉이 없었던 점을 감안했을 때 북미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문 대통령이 북미·남북대화가 곧 열릴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했는데, 금명간 한미·남북·북미에서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예측해본다”고도 했다.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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