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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양 다급해졌나… 韓銀도 금리인하 급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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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도 결국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켰다. 성장률이 마이너스(1분기 -0.4%)를 기록하는 등 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데 대해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을 통한 재정 확대에 나서자, 한은도 이에 발맞춰 경기 부양에 올인하기로 방향을 급선회한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한은 창립 69주년 기념식에서 "최근 미·중 무역 분쟁, 반도체 경기 등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통화정책을) 적절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불과 12일 전인 지난달 31일 금리를 동결하면서 "지금은 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금리 인하 반대를 분명히 했던 것에서 180도 달라진 입장이다.

호주·뉴질랜드 등 한국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이미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고, 미국 유럽 등도 돈 풀기 채비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회복 기미 안 보이는 반도체·수출…중앙은행도 방향 급선회

이날 이주열 총재는 전에 없던 강한 표현을 썼다. "물가가 목표보다 상당폭 낮은 수준에 있다"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 "반도체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소지도 있다" 등이다. 약 2주 전만 해도 이 총재는 "디플레이션 우려는 과도하다" "하반기로 가면 어쨌든 성장 흐름이 나아질 것이다" 같은 희망 섞인 얘기를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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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의 달라진 발언은 최근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의 언론 브리핑과 맥을 같이한다. 윤 수석은 지난 7일 "연초 생각했던 것보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앞으로 대외 여건에 따른 하방 위험이 장기화될 소지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촉구했다. 그간 에둘러 통화 완화 필요성을 언급했던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이날 이 총재 발언이 나오자 "통화 완화적 기조(금리 인하) 가능성을 좀 진전해 말한 것 아닌가 이해한다"고 평가했다.

정부와 한은이 급격히 경기 부양 쪽으로 방향을 크게 튼 것은 심화하는 미·중 무역 분쟁, 회복 기미가 안 보이는 반도체 경기와 수출 부진 때문이다. 4월까지만 해도 미·중 무역 분쟁이 5월엔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는데, 돌연 갈등 전선이 반(反)화웨이 사태로 격화됐다. 이 여파로 반도체 경기 저점이 올 3분기에서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출도 6월 초(1~10일) 16.6%나 급감하는 등 7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확실시되고 있다.

◇"금리 인하 시점, 3분기로 빨라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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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카드를 공식화한 것도 한은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4일(이하 현지 시각) "경기 확장 국면이 유지되도록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연준은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이날 이 총재는 연준의 금리 인하 시사가 입장 변화에 영향을 줬느냐는 질문에 "FOMC가 다음 주니까 지켜보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먼저 금리를 내리면 한은도 부담 없이 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남은 금리 결정 기회는 7월과 8월, 10월, 11월 등 네 번이다. 시장에선 '3분기 인하론'이 대세다. 1분기 성장률 마이너스 수치가 발표된 4월 하순부터 시장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 등)는 이미 기준금리(1.75%)를 밑돌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 상황이 금리를 0.25%포인트 한 번 인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겠지만, 부동산 가격과 여전히 높은 가계부채 수준 등을 고려할 때 한 번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은정 기자(ej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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