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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안 내렸는데… 예금금리 벌써 낮춘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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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시중은행들이 시중금리 인하 추세에 맞춰 고객들의 예금금리를 속속 낮추고 있다. 은행들은 "전세계적인 금리 인하 흐름에 따라 대출 금리가 떨어지는 데다 미·중 무역 전쟁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져 고객 예금을 받아도 이 돈을 굴려 수익을 내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며 "일부 상품에 대한 정기예금 금리 인하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금융 소비자들은 "은행들이 과거 금리가 오를 때는 예금금리를 뒤늦게 올리더니, 지금은 기준금리가 떨어진 것도 아닌데 예금금리를 지나치게 빨리 떨어뜨린다"는 불만을 터뜨린다.

또 예금금리 인하에 적극적인 은행들이 정작 대출 금리는 쉽게 떨어뜨리지 않아 예대금리차(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가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고객들의 이익은 안중에 없이 제 잇속 차리기에만 열중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슬금슬금 내려가는 정기예금 금리

5월 말~6월 초 4대 시중은행인 신한·KB·하나· 우리은행은 일제히 일부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0.1~0.2%포인트 낮췄다. 신한은행은 온라인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쏠편한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연 1.95%에서 연 1.84%로 낮췄다. 하나은행은 '369 정기예금' 기본금리를 0.2%포인트, 우리은행은 '위비SUPER주거래예금2(확정금리형 1년제)'의 금리를 0.1%포인트 각각 내렸다.

슬금슬금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대형 은행뿐만 아니라 전 은행권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은행들의 잇따른 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지난 4월 평균 1.99%로 떨어져 7개월 만에 2%대가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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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은 우대 금리에도 조금씩 손을 대고 있다. 은행 지점에서 월급통장이나 금융상품 가입 유무 등 조건에 따라 금리를 더 얹어주곤 하는데, 최근 1~2개월 사이 우대 금리 적용 폭을 줄이는 은행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금리를 강조했던 저축은행에서도 최근 예금 금리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2일 기준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4%로, 작년 말 2.62%에서 0.2%포인트 이상 하락한 상태다.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 역시 지난 5월 중순 정기예금 금리를 0.15 %포인트 인하했다.

◇"은행 이익 보전하려고 소비자 편익 줄이나"

은행들은 "손해를 봐가며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 상품에 대해서만 부득이한 경우 예금금리를 조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수신 금리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는 이유로 은행들은 무엇보다 먼저 주요 수익원인 대출금리 하락을 꼽는다. 예컨대 시중은행이 많이 판매하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은 보통 금융채 5년물 금리를 반영하는데, 금융채 금리는 또 미국 국채 금리 움직임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즉, 미국에서 기준금리 인하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연쇄적으로 국내 국채 금리 하락→국내 대출 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또 시중에 유동 자금이 넘쳐나면서 은행이 굳이 정기예금 금리를 높일 만한 유인이 없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고객 예금을 받아도 이 돈을 굴려 이익을 낼 만한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 예금에 높은 금리를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금리 상승기에 대출 금리를 빠르게 올리며 '이익 신기록 행진'을 했던 은행이 정작 금리 하락기가 닥치자 소비자들의 편익을 빼앗아간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출 금리가 떨어지는 속도는 체감하기 어렵지만 예금금리 조정은 빠르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은행 가계대출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작년 말 3.61%에서 지난 4월 3.48%로 0.13%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신규 취급액 기준 정기예금 1년 만기 평균 금리는 2.17%에서 1.99%로 0.18%포인트 떨어져 하락폭이 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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