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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송환법' 심의 연기했지만…정부·시위대 대치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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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시위 확산되자 12일 예정됐던 법안 심사 연기
정부 처리방침 확고, 시위대 철회 때까지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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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2일(현지시간) '범죄인 인도법안' 철회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홍콩 정부청사 인근의 고속도로를 점거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홍콩 의회인 입법회는 이날부터 '범죄인 인도 법안' 2차 심의를 시작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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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의회가 대규모 시위를 촉발시킨 '범죄인 인도 법안' 심의를 연기했다. 하지만 홍콩 정부가 여전히 처리 의지를 갖고 있고, 시위대도 법안이 완전히 철회될 때가지 시위를 어어간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홍콩 의회인 입법회 의장 앤드루 렁이 12일(현지시간) 오전 11시 예정이었던 법안 심의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CNN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렁 의장은 추후 변경 시간을 의원들에게 통보할 방침이다. 앞서 렁 의장은 이날 범죄인 인도 법안 2차 심의에 이어 61시간의 토론 시간을 갖고 오는 20일 3차 심의와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었다.

홍콩 의회가 2차 심의를 예고한 이날 아침부터 수많은 시위대들이 의회 주변 등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경찰과 대치하는 등 온종일 긴장 상태가 이어졌다. 전날부터 시위를 준비한 시위대는 아침 일찍부터 홍콩 입법회와 정부청사 건물이 있는 애드머럴티 지역으로 몰려들었다. 시위대는 이른 시간에 수만명을 넘어섰다. 정부 청사 등으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를 점거 한 채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대에는 교사, 사회복지사, 예술가, 기업가, 항공사 승무원 등 각계각층이 망라됐다. 교사 노조는 온라인 청원문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의 철회를 촉구했고, 홍콩중문대학, 홍콩과기대학, 홍콩이공대학 등 7개 대학 학생회는 동맹휴업을 벌였다. 홍콩 내 400여 개 기업과 점포 등도 이날 하루 동안 영업을 중단하고 저지시위에 나섰다. 50여 개 사회복지단체, 100여 개 화랑과 예술학교, 문화단체 문을 닫고 이날 시위에 동참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과 테레사 청 법무부 장관 및 가족들을 범죄인 인도 법안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24시간 이내에 살해할 것이라는 신원 미상 인물의 협박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홍콩 경찰이 이 협박범의 신원과 배후 파악에 나서기도 했다. 시위대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대오가 흔들리지 않았고, 경찰들은 최루탄, 물대표 등을 쏘는 등 진압을 위해 전력을 다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날 법안 심사를 연기했지만 홍콩 정부와 여당은 여전히 법안 처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국 정부도 마찬가지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홍콩 특별행정구가 (범죄인 인도 관련) 두 가지 법안을 수정하는 것을 결연히 지지한다"고 답했다. 시위대도 완전 철회가 보장되지 않는 한 홍콩 도심 도로를 점거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위대가 입법회의 청사 기습, 고위 관리 거주지 포위, 무기한 파업, 지하철 운영 저지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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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2일(현지시간) '범죄인 인도법안' 철회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홍콩 정부청사 인근에서 도로를 봉쇄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홍콩 의회인 입법회는 이날부터 '범죄인 인도 법안' 2차 심의를 시작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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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민들을 거리로 뛰쳐나오게 한 '범죄인 인도 법안' 개정안은 중국 본토와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홍콩은 영국, 미국 등 20개국과 인도 협약을 맺었지만, 중국과는 20년 간 체결하지 못했다. 홍콩 시민들은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중국이 반중 인사나 인권운동가 등을 본토로 송환하도록 악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이 법안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미중간의 새로운 갈등 요소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인 모건 오테이거스는 10일 "문제의 법개정은 홍콩의 자유와 기업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크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또 "문제의 법은 홍콩의 자치와 인권 보호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시민의 기본권과 민주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이에 대해 "무책임하고 잘못된 발언"이라며 "우리는 미국 측에 홍콩과 중국의 내부 문제에 어떤 형태로든 간섭하지 말고 조심할 것을 요구한다"고 반발했다. 2014년 홍콩 행정장관의 완전 직선제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가 펼쳐졌던 '우산 혁명' 실패 이후 강화돼 온 홍콩의 '중국화 정책'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있었던 지난 9일 시위에는 주최측 추산 103만명의 홍콩 시민이 참여했다. 전체 홍콩 시민 720만 명 중 7명 당 1명이 시위에 나선 셈이다. 1997년 중국 반환 이후 최대 규모다. 홍콩 경찰은 당시 시위 참가자 19명을 체포했으며, 358명의 시위 참가자가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jis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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