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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트럼프엔 친서·이희호 여사 장례엔 조의문만…金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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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6·12 1주년 맞아 트럼프에 ‘깜짝 친서’…3차 회담 불지피나

남북관계 기여한 이희호 여사 서거엔 조문단 파견 않고 조의문만

美 태도 변화 전엔 협상 힘들다는 압박…文 대통령 부재도 영향 있을 듯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북·미 정상의 역사적인 첫 만남이 있었던 6·12 싱가포르 회담 1주년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두 통의 서신을 발신했다. 한 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다른 한 통은 고(故)이희호 여사에게 향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편지’가 3차 북·미 정상회담과 4차 남북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목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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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로 떠나기 전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뜰)에서 기자들에게 멕시코와의 이민문제 협상 내용을 담고 있다는 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전날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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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친서외교’ 재개…교착국면 돌파구 삼나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에게서 전날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아름답고 아주 개인적이며 아주 따뜻한 편지”라며 “아주 긍정적인 무언가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띄운 ‘깜짝 친서’가 지난 2월 말 ‘하노이 회담’(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100일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비핵화 협상 교착국면을 전환할 계기가 될 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처음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이후 북·미 대화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때마다 ‘친서 외교’를 돌파구로 삼았다. 정상간 개인적인 우호관계를 강조함으로써 정치적인 부담을 줄이면서도 ‘톱-다운’ 방식으로 상황을 전환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소 안보통일센터장은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톱다운 방식을 이어가면서 대화의 모멘텀을 살리려는 북한의 의도가 반영돼 있다”며 “도발보다는 대화 대개 의지가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이지만 북한이 단계적 비핵화를 포기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측의 변화를 촉구하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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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서 한 조문객이 큰절을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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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문단 대신 조의문만…김여정 통해 예의 표하고 정부엔 상황변화 촉구

북측은 고(故)이희호 여사의 장례에 조문단을 보내지 않고 12일 오후 판문점을 통해 조의문과 조화만 전달했다. 이 여사가 생전에 남북화해를 위해 노력하고 마지막까지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 기도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북측의 고위급 조문단 파견이 기대됐으나 북한은 몸을 낮췄다.

북측이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고 조의문 전달에만 그친 것은 하노이 회담 이후 상황 변화가 없는 국면에서 조문단 파견을 통한 전격적인 분위기 전환에 부담을 느껴서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위원장의 친동생이자 실세인 김여정 제1부부장을 통해 직접 조의문을 전달함으로써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를 갖추고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 역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북측이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은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북유럽 순방)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아랍에미리트 방문) 등이 자리를 비운 상태라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록 조문단 파견을 계기로 한 남북간 고위급 접촉은 불발됐지만 김여정 제1부부장이 나서면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우리측 대표단과 남북 관계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우리측의 친서 전달이나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별도 메시지는 없었으나, 김 1부부장은 이 여사의 뜻을 받들어 남북간 협력을 계속해 나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께서 이희호 여사님에 대해서는 각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어) 김여정 제1부부장이 남측의 책임있는 인사에 직접 조의를 전달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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