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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뉴스분석]실업자 최대지만 "고용 개선"?… 일자리 상황판 '혼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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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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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률이 나아졌지만, 실업자 수도 늘었다. 둘 다 '역대 최대'다. 정부 일자리 상황판이 혼조세를 띠고 있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5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15∼64세 고용률은 67.1%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1989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5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전체 고용률은 61.5%였다. 통계청이 “고용 상황이 개선됐다”고 진단한 이유다. 통계청은 올해 들어 일자리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청와대ㆍ기획재정부와 달리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오다 이날 처음 고용 개선 판단을 내렸다.

고용률이 오른 건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5만9000명 늘어난 덕이다. 지난해 1월까지 20만∼30만 명대였던 취업자 증가 규모는 지난해 2월 10만4000명으로 급감한 뒤 올해 1월(1만9000명)까지 12개월 연속 부진했다. 그러다 2월(26만3000명)ㆍ3월(25만 명) 들어 회복세를 보였다. 최근 취업자 증가 폭이 꾸준히 20만명대를 넘어서자 통계청도 고용이 개선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고용의 ‘질’이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취업자 증가를 견인한 건 정부가 일자리 재정을 쏟아부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2만4000명)과 단기직 위주인 숙박 및 음식업(6만명)이었다.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하는 제조업 취업자는 7만3000명 줄었다. 지난해 4월부터 14개월 연속 감소세다. 역시 양질로 분류하는 금융 및 보험업 취업자도 4만6000명 감소했다.

근무 시간대별 취업자 증감을 봐도 주당 36시간 미만 일하는 취업자가 66만6000명(15.6%) 늘었는데, 그중에서도 ‘초단기 알바’ 일자리로 분류하는 주당 17시간 미만 취업자 수가 35만명(23.9%) 증가했다. 36시간 이상 근로 취업자는 오히려 38만2000명(-1.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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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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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로 뜯어보면 취업자 증가를 견인한 건 60대 이상(35만4000명 증가)이었다. 경제 ‘허리’인 30대는 7만3000명, 40대는 17만7000명 각각 감소했다. 요약하면 취업자는 늘었지만 ‘공공 근로 위주로, 짧은 시간 일하는, 노인 일자리’가 많이 늘었다.

부정적인 고용 지표도 두드러졌다. 실업자가 114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4000명 늘었다. 5월 기준 2000년 이후 최고치다. 제조업 구조조정 등으로 기존 취업자의 실직이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실업률(4%)은 1년 전과 같았지만, 청년 실업률은 11.5%로 역시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정동욱 과장은 “실업자는 경기가 나빠질 때도 증가하지만, 경기가 풀려 구직 활동이 늘어날 때도 증가한다”며 “인구 증감과 고용률 상승세 등을 고려하면 고용 사정이 개선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단기 취업자 위주로 늘었다는 점에서 건전한 고용개선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며 “고용 지표의 부정적인 측면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고용통계 용어설명
◇고용률(%)=(취업자÷15세이상 인구)×100. 고용률은 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뿐 아니라 비경제활동인구도 포함한 생산가능인구를 분모로 한다.

◇실업률(%)=(실업자÷경제활동인구)×100.

◇취업자=조사대상 주간에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자, 동일가구내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ㆍ사업체의 수입을 위해 주당 18시간 이상 일한 무급 가족종사자, 직업ㆍ사업체를 갖고 있지만 일시적인 병 또는 사고, 연가, 교육, 노사분규 등 사유로 일하지 못한 일시 휴직자를 일컫음.

◇실업자=조사대상 주간에 수입있는 일을 하지 않았고, 지난 4주간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던 사람으로서 일자리가 주어지면 즉시 취업 가능한 자.

◇경제활동인구=만 15세 이상 인구 중 조사대상기간 동안 상품ㆍ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실제로 수입이 있는 일을 한 취업자와 일을 하지는 않았으나 구직활동을 한 실업자의 합계.

◇비경제활동인구=만 15세 이상 인구 중 조사 대상기간에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에 있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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