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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땅' 체르노빌 인기 관광지 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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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O 미드 '체르노빌' 방영 이후 관광상품 예약 급증

"20세기 최악의 참사를 관광지로" 비판도

뉴스1

지난 7일(현지시간)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 관광을 마친 관광객들이 검문소 옆 기념품 가게에서 과자와 기념품을 사기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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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지난 1986년 원전폭발 사고 이후 33년째 '버려진 땅'으로 남아있던 체르노빌이 올해의 인기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미국 HBO에서 방영된 드라마 '체르노빌'의 인기 덕분이다.

5부작으로 구성된 이 드라마는 체르노빌 원전 폭발 이후 이를 은폐하려는 소련 당국과 그에 맞서 진실을 밝히려는 소련 핵물리학자, 그리고 소방관과 군인, 광부들의 희생을 담아내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체르노빌 사고 현장에서 직접 피폭자를 치료했던 미국 UCLA의 로버트 게일 의학박사는 방사능에 노출된 이들을 좀비처럼 묘사하는 등 드라마에 부정확한 내용이 많다고 지적했지만, 전 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은 체르노빌로 향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체르노빌 피해 지역과 인근 도시를 둘러보는 관광상품의 5월 예약건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관광업계는 올들어 체르노빌을 방문하는 관광객수가 전년대비 2배 늘어난 15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체르노빌을 찾은 관광객들은 발전소와 그 옆 버려진 마을을 구경하게 된다. 사고 현장에서는 여느 관광지와 마찬가지로 아이스크림과 냉장고 자석, 공기 통조림 등을 기념품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이미 HBO 드라마를 테마로 한 여행상품도 출시됐다. 여행사 홈페이지에는 "사건의 비밀과 실화를 되짚어본다"는 홍보 문구를 붙인 채 185달러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여행 일정에는 사고 당시 방사능을 정찰했던 장갑순찰차 타고, 체르노빌 원전 내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것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 회사 상품을 통해 체르노빌에 방문한 고객은 1만 1000명에 달했다"며 "2000년에 체르노빌에 갔다면 매우 용감한 행동이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십만명이 방사능에 피폭된 참사를 구경거리로 삼았다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WP는 "인간이 만든 재앙을 어떻게 기념할 수 있냐"며 "체르노빌은 아우슈비츠나 히로시마와 함께 20세기 최악의 참사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또 체르노빌을 관광지로 개발하는 동시에 희생자를 어떻게 추모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고 WP는 전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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