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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비디오 빌리셨나봐요?”…마트에 등장한 ‘부끄러운 비닐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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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쿠버 한 마트,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 줄이기 발벗고 나서

‘비닐봉투 사용=부끄러운 행위’ 경각심 일깨우기 위한 시도

캐나다, 이르면 2021년부터 정부 차원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 나설 계획

헤럴드경제

[East West Market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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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캐나다 벤쿠버의 한 식료품 가게가 상점 로고 대신 ‘성인용 비디오 가게’, ‘사마귀 연고 도매’ 등 타인에게 노출이 다소 민망할 수 있는 단어들을 새긴 비닐봉투를 가게 손님들에게 제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고객들이 방문 시 장바구니를 소지하지 않을 경우 이 같은 문구가 새겨진 비닐봉투에 구입한 물건을 담아가야 가도록 한 벤쿠버의 식료품 가게 이스트 웨스트 마켓(East West Market)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스트 웨스트 마켓이 지급하는 포장용 비닐봉투에는 엉뚱하게도 사마귀 연고 도매점(Wart Ointment Wholesale) 혹은 이상한 성인 비디오 상점으로(Into the Weird Adult Video)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단순히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강요하는 것만으로는 시민들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으며, 대신 ‘비닐봉투’ 사용 자체를 부끄러운 행위로 만듦으로써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해당 식료품 가게의 아이디어다.

데이비드 리 퀀 사장은 이 같은 봉투를 제작하게 된 것이 손님을 당황하게 만드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가디언에 “우리는 고객들에게 단지 재미를 선사하는 것 뿐만 아니라 동시에 고객 스스로가 생각하고 고민할 여지를 제공하고 싶었다”면서 “무엇을 해야하는 지 타인으로부터 듣고 싶지않아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초 퀀 사장은 비닐봉투에 비용을 매김으로써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비닐봉투 사용을 줄여나가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비닐봉투에 매겨진 5센트라는 가격은 비닐봉투 사용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후 도입한 ‘성인 비디오가게’, ‘사마귀 연고’ 봉투는 단순히 소비자의 자발적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흔히 일회용 비닐봉투는 한 번만 쓰고 버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스트 웨스트 마켓의 비닐봉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일회용 비닐봉투가 두 번 이상 사용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퀀 사장은 “몇몇 손님들은 비닐봉투를 모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스트 웨스트의 비닐봉투를 들고 있으면 친구나 가족들이 ‘출처’를 물어보는 경우도 생긴다. 이렇게 되면 안부로 시작된 대화가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에 대한 대화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게 퀀 사장의 기대다.

한편 캐나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2021년부터 비닐봉투, 빨대, 일회용 수저 등을 포함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에 나서기로 했다. 10일(현지시간) 이날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몬트리올 생힐레르산의 굴트 자연보호지역에 방문해 “캐나다 정부는 2021년까지 유해한 일회용 플라스틱을 제거하기 위한 과학적 접근법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일회용 플라스틱 중에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이 금지목록에 포함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캐나다 국영방송 CBC는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면봉과 음료 스터러, 일회용 접시, 풍선 막대 등도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패스트푸드 용기와 컵도 사용 금지 품목에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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