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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조용준의 여행만리]설레는 보랏빛 향기…꿈꾸는 동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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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성, 향기로운 여정-1년에 딱 20여일 보랏빛 벨벳 '라벤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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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고성 하늬라벤더팜의 라벤더 꽃밭은 황홀하다. 보랏빛 라벤더뿐만 아니라 이랑 사이에 심어둔 붉은 꽃 양귀비와 호밀이 한데 어우러져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긴다. 축제는 23일 까지 진행되지만 주말에는 차량 정체가 심해 가능하면 주중에 찾는다면 호젓하게 라벤더향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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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해안카페중 최고의 개방감을 선사하는 카페 스퀘어루트 옥상에서 바라본 동해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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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가 하트모양을 하고 있는 서낭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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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백사장을 걷고 있는 여행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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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 기자] 구절양장 진부령 고갯길을 넘습니다. 꺾어지고 휘어지는 일이 한편으로 어렵고 즐겁습니다. 이게 고개인가 싶을 정도로 느리게 고도를 높이다가 단숨에 구불구불한 가파른 내리막이 이어집니다. 서행할 수밖에 없으니 느림여행이 저절로 됩니다. 숲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가 귓가에 맴돕니다. 바람소리 따라 은은하면서도 강렬한 향기도 왔습니다. 그 향기에 이끌려 진부령 아래 꼭꼭 숨은 농원을 찾아갑니다. 입구로 들어서면서부터 향기가 진동을 합니다. 보랏빛으로 일렁이는 들판에서 전해오는 라벤더향입니다. 해마다 6월이면 강원도 고성의 산골마을의 한 농원은 마치 꿈속에서나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동화나라가 펼쳐집니다. 공기까지 보랏빛으로 물들 정도로 산골은 라벤더 세상으로 변합니다. 1년에 딱 20여일만 볼 수 있습니다. 짙은 보라색이 뿜어내는 이국적인 풍경은 혼자 보기 아깝습니다. 라벤더뿐만 아니라 이랑 사이에 심어둔 붉은 꽃 양귀비와 호밀밭이 한데 어우러져 황홀한 색감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고성에는 라벤더 향기 외에도 커피향 짙은 낭만적인 분위기의 해변 카페들도 여럿 있습니다. 망망대해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여유는 환상적입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 한 개방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권해 봅니다. 다가오는 주말 향기를 찾아 고성으로 떠나보시기를...


진부령 아래에는 해마다 이맘때면 입이 딱 벌어질 만큼 화려하게 피어난 라벤더꽃이 물결을 이룬 농원이 있다. 하늬라벤더팜이 주인공이다. 라벤더는 1년에 딱 한 번 20여일 동안 피었다가 진다. 그게 바로 이맘때다. 라벤더 꽃밭이 보여주는 건 비현실적인 색감이다. 라벤더를 하나하나 보면 꽃이 작은데, 무리 지어 꽃밭을 이루면 강렬한 보라색의 벨벳처럼 펼쳐진다.


농원은 라벤더가 가득한 세상이지만 라벤더만이 주인공은 아니다. 라벤더 사이로 보이는 호밀밭과 붉은 양귀비 들판, 마치 우리나라가 아닌 듯한 풍광에 말을 잊는다. 누군가의 호의로 유럽의 깊은 숲속에 숨겨진 외딴 꽃마을을 만난 기분이다. 라벤더 농원의 모습을 보고 누군가는 일본 후라노 팜 도미타를 생각하고 어떤 이는 영화속 장면을 떠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을 가보지 않아도 영화를 보지 않아도 라벤더로 가득한 세상을 느끼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라베의 향기는 어떤 자극보다도 강하게 낯선 방문객을 추억의 공간으로 때로는 신비스런 감각의 세계로 데려간다.


하나의 색은 다른 색과 어우러질 때 더 아름다운 법이다. 보라색 라벤더는 붉은 꽃 양귀비, 갈색 호밀밭과 어우러져 더 돋보인다. 여기다가 농원 곳곳에 세워놓은 유럽풍 건물이 이국적인 정취를 보탠다. 푸른 색감의 창과 크림색 벽으로 치장된 우아한 프로방스풍 건물과 장미가 흐드러진 작은 정원을 둘러보다 보면 유럽의 어디쯤 와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라벤더 꽃밭 주위에는 작은 메밀꽃밭도 있고 줄지어 심어놓은 허브 꽃들도 있다. 아직 아름드리 거목은 아니지만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줄지어 자라는 자그마한 숲 그늘도 있다.


지난 1일부터 시작한 라벤더 축제는 23일까지 계속된다.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개입하지 않고 라벤더 마을을 일군 농원에서 진행하는 축제다보니 규모는 작다. 하지만 작은 것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각과 감성이 있어 축제장의 보라색 향기는 충분히 진하다.


축제기간에는 다양한 문화공연과 향기주머니 만들기, 천연향수, 라벤더 피자만들기 이벤트도 열린다. 하늬라벤더팜 축제는 여럿이 함께 가거나 혼자 가도 각자 다른 경험과 감각을 가지고 돌아가게 되는 참 비밀스럽고 신비한 축제다.


축제장 방문은 주말은 피하는 것이 좋다. 주말에는 마을 입구까지 차량들이 몰려 전쟁통이 따로 없다. 주중에 찾을 수만 있다면 여유롭게 이국적인 보랏빛 물결에 빠져볼 수 있다 .


농원을 나서 간성읍을 지나 가진항으로 가다보면 또 다른 향기를 느낄 수 있다. 7번국도변에 자리한 고성에서 가장 낭만적인 바닷가 카페를 만날 수 있다. 스퀘어루트란 이름의 카페는 오래된 횟집 자리에 짙은 콘크리트 건물로 지어져 사뭇 이국적이고 세련된 느낌이다.


철조망 너머로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과 바다가 내다보이는 카페는 경관과 분위기가 나무랄 데 없다. 카페 마당에 전시된 가마솥, 붕어빵틀도 카페 앞 해변도, 루프톱 스타일로 꾸민 옥상도 모두 다 낭만적이다. 동해안의 바다를 끼고 있는 카페는 하나둘이 아니지만 유독 이곳이 유명한 건 '뛰어난 개방감' 덕분이다. 바다 쪽으로 낸 카페 유리창과 루프톱 너머 해변 풍경이 막힘없이 펼쳐지는데, 그 개방감이 가히 최고다.


특히 루프톱으로 꾸민 옥상에서 바라보는 동해바다 풍경은 가슴이 다 저릿할 정도로 아름답다. 향기 짙은 커피 한 잔 놓고 에메랄드빛 동해바다를 배경으로 인생샷 한 장 남기기 좋다. 카페 앞 철조망을 지나 해변으로 나갈 수 도 있다.

성군 토성면 용촌리에 있는 바다정원도 인기다. 이름 그대로 잔디가 깔린 정원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카페 겸 레스토랑이다. 세련된 분위기와 깔끔한 조경 등으로 연인들의 데이트코스 일순위로 꼽힌다. 고성 바다정원과 맛 대고 있지만 속초시 장사동에 위치한 카페 나폴리아는 군사지역 경계 철조망을 끼고 있는 바다와 가장 가까운 카페다.


여기까지 왔다면 고성 통일전망대와 DMZ 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새단장을 마친 통일전망대에 올라서면 군사분계선과 해금강 일대의 모습과 멀리 금강산의 능선까지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또 있다. 송지호해수욕장 남쪽 오호리 등대 아래 갯바위 지대에 우뚝 서 있는 서낭바위다. 보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형상으로 보이지만 하트 모양이 가장 눈길을 끈다. 마치 와인 잔의 목처럼 가느다란 바위는 파도가 치면 금세라도 굴러 떨어질 듯 위태롭지만 보면 볼수록 신비롭다.


고성= 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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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메모

△가는길=춘천 양양간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양양IC를 나와 속초와 고성 간성읍을 지나 진부령 방향으로 가다 보면 하늬 라벤더팜 이정표가 나온다. 국도를 이용하면 홍천, 인제를 지나 진부령을 넘어 소똥령마을을 지나면 바로 나온다.


△볼거리=김일성 별장이 있는 화진포를 비롯해 송지호, 북방식 전통가옥이 잘 보전된 왕곡마을, 최북단 항구인 대진항, 일출전망대인 청간정, 청학정, 건봉사, 화암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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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라벤더 마을에서 간성쪽으로 5~6km 내려오면 주민들이 추천하는 교동막국수가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막국수와 보쌈, 쌈밥(사진)을 맛볼 수 있다. 물회로 유명한 봉포 선영이네를 비롯해 공현진 수성반점 짬뽕, 제철은 아니지만 거진항이나 대진항에는 곰치국과 도치알탕 등을 잘하는 집들이 많다.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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