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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작곡가 조영수 "글로벌★ 된 BTS, 후배지만 존경…K팝 자부심 커져"[SS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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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스타작곡가 시대다. K팝 열풍에 따라 K팝을 만들어가는 작곡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김형석, 유영석, 돈스파이크 등 작곡가들 역시 곡을 만들어 내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송에서도 활약하며 작곡가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셀수 없을만큼 많은 명곡을 쏟아낸 ‘히트메이커 제조기’ 조영수 역시 TV조선 ‘미스트롯’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다. 촌철살인의 심사평을 쏟아낸 그는 사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곡만 650곡이 넘을 정도로 발라드, 알앤비, 트로트까지 전천후 활약을 펼치는 스타작곡가다.

그동안 조영수가 쏟아낸 히트곡은 손에 꼽기조차 힘들만큼 많다. SG워너비 ‘내사람’, 다비치 ‘사랑과 전쟁’, 김종국 ‘제자리걸음’, 이기찬 ‘미인’, 오렌지 캬라멜 ‘마법소녀’처럼 장르를 불문한 노래들로 대중을 울리고 웃기며 희로애락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 홍진영과의 작업으로 ‘사랑의 배터리’, ‘산다는 것’에 이어 ‘오늘 밤에’도 히트하며 세미트롯 열풍을 일으켰다. 또 직접 키워낸 케이시의 ‘그때가 좋았어’ 역시 조영수의 작품이다. 3년전부터는 건강상 이유로 일을 줄였다지만 여전히 가장 바쁜 작곡가, 조영수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조영수는 과거엔 다작을 하는 작곡가로 대표됐다면 이젠 한 곳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본인 역시 더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3년전쯤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가 왔다. 부모님도 건강에 고비가 있었고 나 역시 그랬다. 그때 많은걸 생각했던거 같다. 그래서 이후로는 삶의 균형을 찾고자 노력한다. 일도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좋은 곡을 발표할 수 있다는 점에 행복하다. 오히려 요즘 힘을 빼고 쓰는 곡들이 더 잘 나오더라. 홍진영이 최근에 발표한 ‘오늘 밤에’도 생각보다 빨리 썼다. 돌이켜보면 과거에도 이기찬 ‘미인’ 같은 곡은 5분만에 썼다. 물론 일정 기간동안 고민이 있었지만 딱 완성한건 5분이었다. 그만큼 마음이 복잡한것보다 어느정도의 내려놓음도 필요한거 같다.”

과거의 조영수라 하면 SG워너비, 씨야, 다비치가 자동으로 연상될 정도로 많은 영향력을 끼쳤다. 이 그룹들의 대부분의 히트곡은 모두 조영수에게서 탄생했다. 하지만 조영수는 여기에 국한되지 않고 더 다양한 장르로 뻗어 나갔다. “처음엔 팝 음악을 했었는데 SG워너비, 씨야를 하면서 미디움템포 곡들을 많이 했다. 그걸로 유명해졌지만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았다. 그때 스스로 다짐을 한게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자였다. 잘하는 것도 하면서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아이돌 음악부터 트로트까지 다 했다 10대부터 70~80대까지 아우를 수 있게 전 장르를 해보자 생각하면서 그때부터 최대한 재밌게 여러가지를 했다.”

이어서 그는 “최근 많이 하고 있는 세미트로트는 내 나름대로 자부심도 있고 홍진영과 케미도 좋다. 홍진영과 함께하는 세미트로트라 해서 다 같은게 아니다. SG워너비 때도 마찬가지고 한 가수라도 똑같은 장르를 쓴적이 없었다. 미디엄템포, 국악, 컨츄리까지 다 했다. 각 앨범마다 변주가 있었다. 홍진영도 마찬가지다. ‘사랑의 배터리’는 세미트롯, ‘잘가라’는 라틴, ‘오늘 밤에’는 복고 느낌의 트로트다. 또 홍진영이 매 곡마다 잘 살려줘서 고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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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조영수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곡은 무엇일까. 그는 고민 끝에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는 곡이다. 사회적인 의미도 있고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는 곡이기도 하다. ‘불후의 명곡’에서 후배들이 경연으로도 많이 했었다. 2006년에 작곡가상을 받게 해준 SG워너비의 ‘내사람’도 잊지 못한다”라고 전했다.

나아가 20여년 넘게 음악생활을 하면서 작곡가로 가장 뿌듯했던 순간도 물었다. 조영수는 “택시를 타고 가는데 라디오에서 어떤 사연이 나오면서 신청곡으로 ‘내사람’을 말씀하셨다. 마음 아픈 사연이었는데 내 곡을 들으며 위안 받는다 하셔서 정말 감사하고 울컥했다. 작년에는 평창동계올림픽에도 함께했다. 시상식때 쓰이는 전체곡을 작업하고 현장에도 있었는데 그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뿌듯했다. 최근에는 ‘미스트롯’을 하고 난 뒤 부모님이 내 자랑도 많이 하시고 뿌듯해하셔서 덩달아 기분이 좋다. 이런 것들이 가장 큰 행복감인거 같다”라고 답했다.

조영수에게 제2의 전성기를 안긴 ‘미스트롯’, 그러나 처음엔 수줍은 성격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고. 그는 “결국 하게된 이유는 프로그램이 잘될거 같다기보단 재밌을거 같아서였다. 이렇게 잘될지 몰랐다. 길을 가다가도 알아보시고 식당에 가도 알아보신다. 또 송가인에게 ‘딱 90점 같은 무대’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혹평도 엄청 받았다. 혹평으로 한 피드백은 아니었지만 이만큼 인기가 뜨겁구나 느껴졌었다”라며 “‘미스트롯’은 내가 봐도 재밌더라. 방송도 본방사수 했다. 2시간 이상 러닝타임인데 지루할법한데 난 결과를 알고 보는데도 매번 흥미롭다. 대중들은 얼마나 궁금할까 싶었고 이러니 잘될수밖에 없구나 생각했다. 어머니도 결과를 너무 궁금해하셔서 스포일러를 방지하느라 힘들었다”라고 밝혔다.

‘미스트롯’으로 국내에서는 트로트 열풍이 불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방탄소년단을 중심으로 K팝 전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조영수 역시 이를 긍정하며 “필드에 있는 사람으로서 나 역시 기쁘다. K팝에 대한 자부심도 커지는거 같다. 방탄소년단은 후배라곤 해도 존경이란 말을 하고 싶다. 방시혁 선배도 존경스럽다. ‘제2의 비틀즈’란 말도 나오지 않나. 멋있고 대단하다. 방탄소년단은 직접 쓰는 곡의 가사의 메시지가 좋고 시상식에서 말하는걸 보면 생각도 바르다. 그게 음악에도 반영되는거 같다. 그만한 팬덤이 생기는 이유가 있더라. 희망적인건 방탄소년단이 있음으로 해서 앞으로 ‘제2의 방탄소년단’이 나올 수도 있고 아이돌 뿐 아니라 솔로 가수 중에서도 이런 영향력의 가수들이 나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K팝의 위상이 올라갈수록 작곡가 자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조영수가 ‘제2의 조영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그는 “댄스 음악이 유행하다가 다시 감성적인 음악들을 좋아하게 되더라. 그때도 느꼈던거지만 트렌디한 음악을 하는것도 좋지만 음악을 오래하고 싶으면 화성학이나 악기 연주를 자기의 무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요즘 음악하는 이들이 댄스나 힙합을 하면서 테크닉부터 시작하게되는데 그런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음악에 대한 소양도 쌓고 테크닉을 쌓았으면 좋겠다. 특히나 음악은 트렌드가 바뀌니까 특성이나 이런것들을 알아야 시대가 바뀌어도 이런 음악도 저런 음악도 할수있고 적응하니까 배웠으면 좋겠다”라고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넥스타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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