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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노동계 “고 김용균 업무도 도급승인 대상에 넣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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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안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에 의견 제출

작업중지 해제심의위에 노조 추천 전문가 포함도 요구

사용자단체는 “도급인 책임 무한정 확장…구체화해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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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전부 개정돼 내년 1월16일 시행되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해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고 비판해 온 노동계가 산업안전보건 관련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등을 내용으로 한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의견을 정부에 냈다. 반대로 사용자단체들은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기 까다롭게 하는 동시에 해제는 손쉽게 할 수 있도록 개정해달라는 의견을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입법예고 마지막 날인 3일 고용노동부에 관련 의견을 각각 냈다. 주로 ‘위험의 외주화’ 방지 차원에서 하청 노동자의 안전보건 관련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민주노총은 우선 고용노동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내하청 업무 범위에 고 김용균씨가 일하던 것과 같은 “전기사업의 발전, 송전, 변전, 배전부문 설비의 운전 및 설비의 점검, 정비, 긴급 복구업무”를 비롯해 조선소 등을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3년 전 서울 지하철 구의역 승강장 안전문을 점검하던 중 사고를 당한 김군의 업무도 정부 승인 없이는 원청이 도급을 마음대로 할 수 없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노총은 “위험의 외주화 금지라는 산안법 전부 개정안의 취지와 국회 심의과정에서 하도급에 대한 제한과 규제 확대 취지를 반영해 하청산재 다발 작업과 업무를 도급승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재하도급을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황산·불산·염산·질산 관련 업무 중에서도 설비개조·분해·해체·철거 및 설비 내부작업만 도급승인 대상으로 삼았으나, 양대 노총은 이들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작업 전체를 도급승인 대상에 넣을 것을 개정 의견에 담았다.

양대 노총 안에는 건설공사 원청이 비록 하청업체가 소유·운용하더라도 현장에서 유해·위험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처를 직접 해야 하는 대상 기계·기구의 범위에 정부가 밝힌 고정식 타워크레인, 건설용 리프트, 항타기·항발기로 제한하지 말고 이동식 크레인을 비롯해 트럭·굴삭기·지게차 등 건설현장에서 쓰이는 27개 건설기계로 전면 확대하자는 제안도 담겼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이른바 ‘경제4단체’는 원청이 책임져야 하는 안전보건 관련 범위를 최대한 줄이는 내용의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정부의 시행령 개정안은 원청이 ‘제공 또는 지정’하거나 ‘지배·관리’하는 22개 장소에서 일하는 하청 노동자한테 안전보건조처를 하도록 폭넓게 규정한 대목을 들어 “세부기준을 시행령에 규정하지 않아 도급인의 책임 범위가 무한정 확장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개념을 시행령에 구체적으로 규정하자고 제안했다.

사용자 단체들은 되레 사고로 노동자가 숨지는 등 중대재해가 발생한 뒤 고용노동부가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때 근로감독관이 사업주 의견을 반드시 듣도록 하고 사업주가 작업중지 해제를 요청하면 이를 즉시 확인토록 하는 내용을 시행령에 넣자고 요청했다. 사업주가 요구할 경우 4일 안에 심의위원회를 열어 작업중지 해제 여부를 결정토록 한 부분에 대해서도 24시간 안에 심의위를 열도록 바꾸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반면, 민주노총은 심의위에 노동조합 추천 전문가의 참여를 보장하는 동시에 근로감독관이 시간에 쫓겨 성급히 작업중지 해제를 결정하면 안되므로 4일 안에 결정토록 한 조항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노동자가 능동적으로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명시해 이에 대한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하는 등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이 명확히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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