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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트럼프 "北미사일, 작은 무기"랬는데 美 전문가들은 "주한미군 직접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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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날아가는 모습. 북한 조선중앙TV는 2019년 5월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방영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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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과 관련, 미 군사 전문가들이 "주한미군에 직접 위협이 되고, 핵무기 탑재 시 수백만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9일(현지시각)보도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5일 북한의 최근 미사일 도발에 대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명백한 유엔 제재 위반"이라고 말했다. 하루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북한이 작은 무기들(small weapons)을 발사했는데 이것이 일부 나의 사람들과 다른 이들을 불안하게 할지 모르지만 나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런데 미 전문가들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 위협을 과소평가한 것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이날 VOA에 "이달 발사된 북한 미사일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짧은 시간에 발사 되고 비행 중 엔진이 꺼지며 자유비행을 한다는 점에서 명백히 ‘탄도 미사일’"이라고 말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버리국제연구소 비확산 연구센터 소장도 "작은 무기라고 무시하더라도 해당 무기가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라는 점과, 핵무기 탑재가 가능하고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는 현실은 바뀌지 않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미사일은 주한미군에 대한 선제 타격을 목표로 하는 북한의 핵전략의 일환으로 설계됐다"며 "단순히 미국 본토를 타격하지 않기 때문에 ‘작은 무기’라고 칭한 대통령의 발언은 황당하다"고 덧붙였다.

VOA에 따르면 주한미군 특수전사령부 대령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실전 배치 전 실험 일환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일상 군사 훈련'이라는 명분으로 활용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에서 명시한 탄도 미사일 발사 금지를 명백히 어겼다는 점과 이번 발사가 한국과 일본, 주한∙주일 미군, 양국에 체류하고 있는 미국 시민들에게 직접적 위협이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미 국방정보국 출신인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VOA에 "미국 본토와 일본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작은 무기’라는 발언에 대해 동의한다"면서도 "이번 미사일은 그동안 공개된 북한 무기 중 최신식이며, 이스칸데르급의 성능을 갖고 있다면 그동안 선보인 어떤 미사일보다 정확도가 높기 때문에 위협적"이라고 했다. 또 "주한미군 기지에 대한 원점 정밀 타격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해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에 투하할 경우 수백만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300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다고 가정할 경우 약 0.3%인 1만여명은 미국인이 될 것이며, 이는 2차세계대전 당시 진주만 공습 사망자에 5배를 웃도는 수치"라고 말했다.

베넷 연구원은 또 과거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에 관여한 탈북자와 면담한 결과를 토대로 "북한은 보통 최신 무기를 시험할 때 실패하면 뒤이어 발사하는 경향이 있는데, 4일 발사한 미사일이 실험에 실패해 9일 재검증 작업의 일환으로 한번 더 쏘아 성공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실험은 성공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당분간 같은 종류의 미사일 발사는 멈출 수도 있지만, 북한이 올해말 까지 미국의 입장 변화를 요구했기 때문에 이 기간 내에 일본도 사정거리에 포함되는 1000km 이상의 다른 종류의 신형 고체연료 미사일 실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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