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뮬러 “트럼프 무죄 확신했다면 말했을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특검, 수사 결과 발언 파장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 “사건 종결”과 배치

사법방해 혐의에 대한 대응

의회 책임으로 넘겨 ‘불씨’

민주당 내 탄핵 목소리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사진)가 수사보고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수사 결과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언하지 않고, 현직 대통령의 잘못에 대한 대응을 의회 책임으로 넘긴 뮬러 특검의 입장 표명으로 정치권의 특검 공방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와 다른 내용이 없다며 “사건 종결”을 주장했지만, 민주당 내에선 트럼프 대통령 탄핵론이 힘을 얻게 됐다.

뮬러 특검은 29일(현지시간) 법무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만약 우리가 대통령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분명히 확신했다면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여부에 관해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검의 수사결과 무죄가 입증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기소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현직 대통령을 범죄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는 법무부 의견에 따라 “기소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상 현직 대통령의 잘못을 공식 고발하려면 형사사법 체계 이외의 다른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의회로 공을 넘겼다.

그는 “이번이 이 문제에 대해 말하는 유일한 시간이기를 희망한다”면서 의회 증언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특검의 어떤 증언도 보고서 이상은 없을 것”이라며 “보고서가 나의 증언”이라고 밝혔다. 뮬러 특검을 청문회에 불러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문제를 다시 한번 이슈화하려던 민주당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운 대목이다. 특검은 2017년부터 시작한 22개월간의 수사를 지난 3월22일 끝내고 법무장관에게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 대선캠프와 러시아 간의 불법행위 공모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를 두고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지만, 무죄로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해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특검 설명은 부분 삭제 후 공개된 특검 보고서 내용에서 한 발도 나아가지 않았다. 하지만 뮬러 특검이 러시아 게이트 수사 시작 이후 처음으로 전국에 생중계되는 TV를 통해 입장을 밝히자 정치권 공방은 다시 가열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뮬러 특검이 러시아 게이트 수사 종결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사건은 종결됐다”고 밝혔다. 그는 “증거는 불충분했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한 사람이 결백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뮬러 특검은 수사보고서에 덧붙일 게 없고 의회에서 증언할 계획이 없다고 분명하게 말했다”고 평가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 등 공화당 의원들도 민주당의 재조사 주장은 분열만 조장할 것이라며 종결을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내에서는 탄핵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를 벗겨주기를 거부하고 향후 대응을 의회의 책임으로 넘긴 뮬러의 성명은 탄핵 찬성 의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됐다.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고 아무것도 배제돼선 안된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들도 탄핵을 거론하며 공세에 가담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이미 탄핵 지지를 선언한 데 이어 코리 부커 상원의원,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도 이날 탄핵 절차 시작을 거론했다. 물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지도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어서 실제 추진 여부는 미지수다. 펠로시 의장 등 탄핵 반대파들은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 막혀 실패할 게 뻔한 탄핵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을 잡기 위해 놓은 덫이란 입장이다.

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