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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무죄라면 무죄라고 했을 것”…트럼프 탄핵론에 불붙인 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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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 특검, '러시아 게이트' 최종보고서 발표 후 첫 공개발언

9분간 생방송 후 기자들 질문 받지 않은 채 떠나…"美의회 출석해도 추가로 말할 것 없다"

민주당 탄핵론 목소리 커져…지도부는 신중

이데일리

△로버트 뮬러 특검이 29일 법무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정부와의 공모를 통해 선거 개입을 했다는 의혹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AFP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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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러시아 게이트’를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이 29일(현지시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었다면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22일 최종 보고서를 미국 법무부에 제출한 이후 처음이자 사실상 마지막 공개발언이다. 뮬러 특검팀은 이날 성명을 끝으로 해산했지만 그가 던진 불씨는 다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론을 재점화했다.

뮬러 특검은 이날 미국 법무부에서 성명을 통해 “현직 대통령을 범죄 혐의로 기소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대통령을 범죄로 기소하는 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죄여서 불기소한 게 아니라 현행법상 기소가 불가능했을 뿐이란 얘기다. 그는 “우리는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뮬러 특검은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토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정부와 공모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꾸려졌다. 수사 결과 폴 매너포트 등 트럼프선거캠프 관계자 5명과 러시아 정보원 등 총 20명이 기소됐다.

뮬러 특검팀은 최종 보고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정부의 선거개입을 인식했을 순 있으나 공모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 측의 사법 방해 시도에 대해 낱낱이 적시했다. 다만 그 의혹에 대해서는 유·무죄 판단을 유보했다.

뮬러 특검은 “현직 대통령의 범법행위 혐의에 대한 공식적인 절차(process)는 일반 사법 시스템이 아닌 헌법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뮬러 특검은 자신이 말한 절차가 무엇인지 말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정치권은 이를 ‘탄핵’으로 해석했다.

뮬러 특검의 발언 이후 민주당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2020년 대권 도전을 선언한 코리 부커(뉴저지)·커스틴 질리브랜드(뉴욕) 상원의원,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이날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대권주자인 카말라 해리스(캘리포니아)·엘리자베스 워런(메사추세츠) 상원의원과 세스 몰튼(메사추세츠)·에릭 스와웰훌리안 카스트로(캘리포니아) 하원의원,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장관, 베토 오로크 전 하원 의원, 웨인 메삼 플로리다주 미라마시장은 이미 예전부터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정작 민주당 지도부는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과거 공화당이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다가 역풍을 맞은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탄핵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닫지 않으면서도 의회를 통한 조사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현재 민주당이 장악한 미국 하원은 정보위와 법사위를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게이트를 조사 중이다. 미국 하원은 뮬러 특검의 증인 출석 역시 요구하고 있지만 그는 “조사보고서는 나의 증언과 마찬가지”라며 이를 넘어서는 증언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9분동안 이뤄진 생방송 중계 성명 이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즉시 떠나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향후 논쟁에 끼어들지 않을 것이란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많은 유권자들이 대통령을 탄핵하길 원한다”면서도 “우리는 ‘옳은 일’을 하길 바라고 결과를 바란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또 “의회에는 대통령을 조사하고 그의 권력 남용에 책임을 물을 성스러운 책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의회 차원의 조사가 우선이라는 의미다.

대선 주자 가운데서도 선두급 주자들 역시 탄핵에 신중한 입장이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측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누구도 분열을 초래하는 탄핵이 진행되길 바라지는 않는다”면서도 “행정부가 이 길을 계속 간다면 탄핵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도 “의회는 조사는 계속해야 한다”면서도 “만약 하원 법사위가 필요하다고 여길 경우 나는 탄핵 심리를 시작하겠다는 결정을 지지하겠다”고 했다.

커지는 논란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의 성명이 보고서와 다른 것이 없었다며 “우리나라에서 불충분한 증거는 무죄다. 사건은 끝났다”라는 트윗을 올렸다. 그러나 탄핵 목소리가 커지자 “민주당이 저지른 범죄로 어떻게 공화당 대통령을 탄핵하냐”며 “마녀사냥”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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