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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국민연금 개편과 미래

[단독]'수익률 쇼크' 국민연금, 기금운용평가 등급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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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박경담 기자] [수익률 부진, 전문성·독립성 부족 등 원인…실효성 낮은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등 폐지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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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년 만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국민연금이 정부 기금운용평가에서도 등급이 한 계단 떨어졌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성과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노력도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8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2018회계연도 기금운용평가 및 2019년 기금 존치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운용평가 등급은 '보통(75.6점)'이다. 2017년 '양호(78.7점)'에 비해 1단계 떨어졌다. 정부는 국가재정법 제82조 규정에 따라 매년 기금운용평가를 하고 있다.

자산운용부문 평가대상인 국민연금은 대규모 장기투자자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별도로 기금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규모와 성격이 유사한 일본 후생연금, 미국 캘퍼스 등 5개 해외연기금과 비교 평가를 하고 있다. 수익률 등 계량지표와 운용역량 등을 평가해 △탁월 △우수 △양호 △보통 △미흡 △아주미흡 등 6개 등급을 매긴다.

평가결과를 보면 국민연금은 우선 계량지표에서 평점이 깎였다. 지난해 운용수익률이 기준수익률(-0.26%)보다 낮은 -0.89%에 그치면서 초과수익률이 -0.63%포인트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2017년 '우수(25.7점)'였던 계량지표가 '양호(24.1점)'으로 떨어졌다.

비계량지표도 부진했다. 의사결정체계의 전문성, 독립성 확보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계량지표 등급도 지난해 '양호(53.0점)'에서 '보통(51.6점)'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평가에서도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성 문제 해결은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기금운용본부가 공단 내부의 한 부서에 속해있고 본부장의 연임결정 권한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있어 기금운용본부장의 예산, 인력운영, 투자의사결정이 자율적으로 이뤄지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국민연금의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역시 위원장이 복지부 장관이고 당연직 위원 4명이 주요 부처 차관이어서 정부나 정치권 등의 외압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도 받는다. 총 20명의 위원 중 금융·경제 전문가 그룹이 단 2명에 불과해 전문성도 의심받는다. 자금 운용을 책임지는 기금운용본부장(CIO) 공백(2017년 7월∼2018년 9월)으로 인한 대체투자 집행 부진도 비계량지표 평점을 낮춘 요인이다.

기금운용평가단은 해외 우수사례 등을 벤치마킹해 기금운용체계 개편과 포트폴리오 조정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2025년이면 기금 규모가 1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자산회수 등 장기변동성을 고려해 자산배분전략에 기초한 5년 단위 계획수립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기금운용평가 결과에는 국민연금 외 39개 자산운용기금에 대한 평가도 담겼다. 이들 39개 기금의 평균점수는 71.5점으로 2017년 72.9점과 비교해 다소 하락했다.

공무원연금기금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 방송통신발전기금, 문화예술진흥기금 등 4개 기금은 올해 평가에서 '탁월' 등급을 받았다. 반면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과 문화재보호기금, 농지관리기금,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기금 등 4개 기금은 '보통' 등급에 그쳤다.

재정사업 자율평가 대상인 사업운영부문 54개 기금, 298개 사업에 대한 평가도 이뤄졌다. 평가대상 사업의 80.2%(239개)가 '우수' 또는 '보통' 등급을 기록했고 19.8%(59개)는 '미흡'으로 평가됐다. 전년도에 비해 우수 및 보통 등급은 증가(79.0%→80.2%)했고 미흡 등급은 감소(21.0%→19.8%)했다.

2019년 기금 존치평가에서는 평가대상 23개 기금 중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등 2개 기금 3개 사업에 대해선 폐지를 권고했다.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의 경우 농어가 재산형성에 기여하지 못했고 가입자수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이 이유다. 이 기금의 올해 예산은 721억원에 달한다.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의 농어업종사다문화가족보증사업은 기금 목적과 부합하지 않고 성과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고 모태펀드 투자기업 보증사업은 민간투자와 중복 우려가 있고 사업 실적도 단 1건에 불과한 것이 폐지권고 사유다.

기금평가 결과는 국무회의를 거쳐 이달말까지 국회에 제출돼 2019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되며 2020회계연도 기금운용계획안 편성시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세종=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박경담 기자 damda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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