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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안전은 타협 대상 아냐"…시민단체, '김용균법' 개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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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구의역 3주기 맞아 시민단체 산안법 개정안 비판

勞 "위험의 외주화 금지약속 파기…보호 대상도 축소"

政 "사용자 책임범위는 늘어나"

법 위반 사업장 처벌 강화와 노동자 참여 요구도

이데일리

27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열린 ‘위험의 외주화 금지 약속 파기 규탄 및 산안법 하위법령 개정 촉구’ 기자회견 (사진=김보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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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전태일 노동자는 반세기 전 바로 이 자리에서 ‘나의 죽음을 헛되이 말라’고 외쳤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50년 전의 외침을 똑같이 외친다. 수많은 노동자의 죽음을 헛되이 말라.”

김훈 작가가 ‘구의역 사고 3주기’를 맞아 열린 청년·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에 참석해 정부의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하위법령을 비판했다. 김작가는 “정부는 산안법 하위법령을 노동의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한다”며 “이대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청년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지난달 정부가 입법예고한 일명 ‘김용균법’으로는 제2의 김용균을 막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자 “위험의 외주화 오히려 확대” vs 정부 “사용자 책임범위 확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등 10여 개 단체는 27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안법 개정안이 오히려 후퇴했으니 전면 수정하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산안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들은 “정부가 산안법 개정에 있어 하나는 더하고 하나는 빼는 방식으로 타협점을 찾고 있다”며 “노동자의 안전은 거래나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산안법이 보호하는 대상이 오히려 축소됐고 정부가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하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 시행령이 예외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어 사실상 보호 적용 대상을 축소했다”며 “산안법 개정의 취지를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사무직 근로자만 사용하는 사업장은 원청의 책임강화에서 제외하거나 에어컨, 통신케이블 설치 등 방문 서비스 노동자는 여전히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또한 “정부 시행령에는 도급 금지 항목이 줄어들어 실제로 외주화가 더 확대됐다”며 “여전히 제조업공정, 건설현장, 발전소 시설관리 등 유해위험 업무는 도급이 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이들의 이러한 비판에 대해 해명했다. 같은 날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김대원 고용노동부 산재예방정책과 사무관은 사용자가 안전상 책임져야 할 장소를 오히려 늘렸다고 반박했다.

김 사무관은 “법 개정 전에는 추락과 질식 등 위험이 있는 22개 장소로만 규정됐다. 하지만 정부 개정안에서는 도급인의 사업장 전체로 확대했다”며 “사업장을 넘어서는 영역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이 대통령령으로 정한 22개 장소를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위험한 업무가 외주화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미 사용자의 안전보건의무조치가 사업장 전체로 확대됐기 때문에 도급인이 근로자를 보호할 직접적인 의무를 부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자 측이 지적한 건설현장이나 발전소 시설관리 등의 업무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사용자 측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화학물질을 다루는 작업에 대해서는 사내도급을 금지했다는 입장이다. 화학물질의 경우 직업병이 발생할 위험이 크지만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워 사용자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웠는데, 외주화를 금지함으로써 사용자의 책임소재를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노동자 참여 확대와 법위반 사업장 처벌 강화 요구

이들은 법을 어기는 사업장을 강하게 처벌하고 노동자가 위험관리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는 “청년노동자가 죽어도 사업자에 대한 처벌이 미미하다”며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를 낸 은성PSD(하청업체) 대표가 집행유예 2년, 원청인 서울메트로 대표는 벌금 1000만원, 고등학생이 현장실습을 갔다가 사망한 곳인 제이크리에이션 사장은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을 위반하는 사업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매년 정부 감독에서 95% 이상의 사업장이 법을 위반하고 있다. 현재 중대재해 기업을 처벌하는 법안이 국회에 7건 발의된 상태다. 영국의 경우 기업살인법을 적용해 노동자 1명이 사망하면 기업에 6억 9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노동자가 직접 현장의 위험을 감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는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이 강화돼야 한다”며 “노동자가 일터에서 사망하면 작업을 중단하고 원인을 파악한 후 대안이 만들어지고 나서야 작업중지를 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가장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사업장에서 일상적으로 산재를 예방하는 것”이라며 “현장의 위험을 가장 잘 아는 노동자들의 참여와 감시가 핵심”이라며 노동자의 참여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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