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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중독, 질병 근거없어"…문체부, 복지부에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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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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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하도록 한 세계보건기구(WHO) 결정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국내 도입 절차를 서두르는 가운데 게임산업 주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명시적인 반대 의견을 공식으로 밝혀 주목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27일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권고하는 WHO 규정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에 국내 도입에 반대한다는 게 문체부 기본 방침"이라며 "WHO에 추가로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난달 게임중독 질병코드화에 반대한다는 공식 의견서를 WHO에 제출했고, 박양우 문체부 장관도 지난 9일 게임업계 대표들과 만나 "게임 과이용에 대한 진단이나 원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며 반대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문체부는 이와 함께 복지부가 준비하고 있는 협의체에도 참가하지 않을 계획이다. 복지부는 WHO 권고 결정이 나온 직후인 26일 "6월 관계 부처와 법조계, 시민단체, 게임·보건의료 분야 전문가 등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게임중독 질병코드 도입과 관련한 준비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가 WHO 권고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상황에서 문체부가 협의체에 참가하면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의견인 것이다.

조현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 "복지부와 협의를 (끝까지) 하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도 "복지부에서 구성하는 협의체는 결국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보는 WHO 결정을 국내에 도입하는 뉘앙스인데, 그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문체부에서 협의체를 구성한다면 복지부가 들어오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문체부는 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산하 기관과 국내 게임학회·협회·기관 등 88개 단체로 이뤄진 '게임 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이하 공대위)'에는 참여하고 있다.

문체부와 게임 관련 단체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데 명확한 반대를 표하면서 주관 부처인 복지부는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일단 복지부는 애초 정한 방침대로 협의체 구성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권준욱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WHO 권고는 2022년부터 발효되고 한국에 도입되려면 적어도 2026년은 돼야 한다"며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관련 부처와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담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WHO 결정이 '권고'에 불과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권 국장은 "한국도 WHO 소속 194개국 중 하나"라며 "WHO 의견을 따르는 건 이들 나라 간 지켜야 할 약속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2026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긴 하지만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개정과 관련된 핵심 두 부처가 초반부터 극명한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어 게임중독을 실제 질병코드로 도입하는 과정은 험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학교 교수)은 "게임중독은 질병이라는 WHO 권고를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는 복지부 주장은 일종의 '과속·난폭' 운전과 같은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논란이 분분한 사안을 복지부가 앞장서서 도입하겠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위 교수는 "이제부터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우선인데 복지부 주장처럼 도입부터 선언하고 나서면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신석호 소아청소년정신과의원 원장도 "의료계에서는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할 과학적 근거가 넘친다고 하고, 게임업계에서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하는데 양극단의 생각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며 "현재 문체부와 복지부 논리도 기본적으로 보는 관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상당 기간 진통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한국, 남아공, 브라질 등 전 세계 게임산업협회·단체 9곳은 27일 공동 성명을 내고 WHO 회원국에 "국제 질병 분류 11차 개정안에 '게임 이용장애'를 포함하는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전 세계 게임산업협회·단체는 WHO가 학계 동의 없이 결론에 도달한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결과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부를 수 있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위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전 세계 게임업계는 각종 정보와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건전한 게임 이용을 장려한다"며 "안전하고 합리적인 게임 이용은 우리 삶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다른 가치와 동일하다. 절제와 올바른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WHO의 게임 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따른 긴급토론회'를 개최해 게임 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대한 각계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지난 24일 엔씨소프트, 네오위즈에 이어 27일 넥슨, 넷마블, 펄어비스 등 게임업체가 자사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게임은_문화입니다 #질병이_아닙니다'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게임은 우리의 친구이며 건전한 놀이문화입니다. 게임 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반대합니다'는 메시지를 표출했다.

[서진우 기자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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