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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턱시도 벗는 프로당구 PBA…골프 산업의 길을 따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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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강동궁 이미래 김보미 신정주 등 PBA투어에 참가하는 프로당구 선수들이 27일 열린 프로당구 PBA투어 개막전 파나소닉 오픈 미디어데이에 참가해 파이팅 포즈를 하고 있다. 제공 | 프로당구협회(PBA)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이제 당구 선수가 아니라 웨이터로 오해받는 일 없지 않을까요?”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프로당구 PBA투어 개막전 파나소닉 오픈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당구계 아이돌’ 신정주(24)는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내달 첫 선을 보이는 프로당구에선 턱시도와 나비넥타이를 착용한 기존의 당구 선수들은 볼 수 없다. 프로당구협회(PBA)는 내달 3일 고양 엠블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막을 올리는 역사적인 프로당구 개막전을 일주일 앞두고 연 미디어데이에서 프로당구 선수 복장 규정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기존 아마추어 당구에서는 턱시도를 착용한 당구인이 상징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당구 프로화 사업을 두고 PBA 측은 턱시도를 벗고 규정 안에서 다양한 스포츠 의류 형태로 선수들이 개성을 뽐낼 수 있는 장을 기획했다. 당구처럼 개인 브랜드가 활성화된 프로골프를 롤모델로 했다. 골프도 초창기만 하더라도 경기 유니폼 시장이 협소했다. 전 세계적으로 종목이 활성화하면서 골프 의류 시장 규모는 2조8000억원대로 성장했다. 국내 골프의류 브랜드만 100개를 넘어선다. PBA 관계자는 “프로라는 산업 자체가 의류나 용품, 스폰서 등 다양한 분야에 가치를 안겨줘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프로당구는 남자(PBA)와 여자(LPBA) 종목 모두 ‘선수는 효율적인 경기 진행을 위한 깔끔하고 단정한 경기 복장을 착용한다’는 지침 아래 ‘기존 셔츠, 조끼, 보타이(나비넥타이) 및 등산복, 트레이닝복 형태의 복장은 착용을 금지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의상 및 신발 색상, 재질 및 스타일은 선수 재량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선수들은 경기 중 단정하고 청결한 복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복장 규정을 위반하는 선수는 PBA에서 준비한 공식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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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당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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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선수 상의는 카라타입엔 제약이 없으나 카라가 없는 라우드넥이나 깊게 파인 브이넥, 후드티셔츠, 정장셔츠, 또는 목폴라 티셔츠를 금지한다. 세로 트라이프 무늬도 금지 대상이다. 니트종류 조끼는 착용할 수 있으며 조끼 내 로고 부착은 규정을 따라야 한다. 하의는 청바지와 등산바지, 반바지는 금지한다. 반드시 벨트를 착용해야 하며 상의는 바지 안쪽으로 넣어 입어야 한다. 신발은 정장 구두와 등산화, 스니커즈, 슬리퍼, 부츠 외에 종류만 신을 수 있다. 슬립온, 컴프트화, 골프화 모두 착용이 가능하다. 여자 선수도 상·하의 규정은 같으며 치마 및 원피스류 착용이 가능하나 경기에 방해가 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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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당구협회



신정주는 “과거 대회 기간 (턱시도 입고)편의점을 들르면 사람들이 웨이터로 오해하곤 했다”며 “당구는 실내 스포츠여서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유니폼을 입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미디어데이에 동반 참석한 베테랑 강동궁(39)은 “1994년부터 선수 생활을 했는데 덩치도 크고 땀이 많이 나서 그런지 기존 턱시도가 불편했다”며 “나 뿐 아니라 선수들이 새 유니폼으로 에버리지가 평균 0.1은 더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내 이미지에 맞는 유니폼을 준비했다. 기대해달라”고 웃었다. LPBA에 참가하는 여자 당구 간판 이미래(23)는 “기존에 입던 조끼 등 당구 상징처럼 여긴 게 없어져서 아쉬운 것도 있다. 그러나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 턱시도 힘들 때가 있었다”며 “편안한 스포츠웨어로 꾸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PBA 투어는 이날 아마추어 당구와 다른 프로리그 경기 운영 방식을 공개했다. 우선 2019~2020시즌 PBA 1부 투어 10개, 2부 투어 8개, LPBA 투어 8개 등 26개 대회가 열리며 총상금 규모는 28억원이다. 경기 규칙도 세트제 방식으로 겨루고 2포인트제가 도입되는 게 눈길을 끈다. 128강과 64강 예선전은 4인 1조로 PBA 서바이벌 방식을 도입했고, 32강부터 결승까지 세트제로 열린다. 또 박진감 넘치는 경기 유도를 위해 후구제를 폐지했다. 1998년생 신예 김보미(21)는 “그냥 당구선수 김보미에서 프로당구선수 김보미로 불리게 됐다. 프로에 맞게 행동하고 책임감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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