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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홋줄 사고 최종근 하사 영결식…하늘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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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행복해라, 잘 갔다 온다고 말했잖아”…눈물바다

뉴스1

2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 해군해양의료원에서 청해부대 28진 최영함 홋줄(부두 고정물과 배를 연결하는 밧줄) 사고로 순직한 故 최종근 하사의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2019.5.27/뉴스1 © News1 강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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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뉴스1) 강대한 기자 = 고(故) 최종근 하사(22)의 마지막 길에 하늘도 울었다.

27일 오전 최 하사의 영결식이 열리는 경남 창원시 진해 해군해양의료원. 마치 유가족들과 해군 장병들의 슬픔을 헤아리는 듯 하늘도 굵은 빗방울을 세차게 쏟았다.

대부분의 장병들은 최 하사를 애도하는 마음으로 새하얀 정복의 왼쪽 가슴에 검은색 ‘근조(謹弔)’라는 표찰을 붙였다.

이날 영결식은 해군작전사령관 박기경 중장의 조사, 최영함에서 함께 동고동락한 동기 송강민 병장의 추도사, 헌화 및 분향, 조총 발사 및 묵념, 고인에 대한 경례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최 하사의 약력이 소개됐다. 최 하사는 주한미해군에 근무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군함을 접했고 해군 복무를 동경해 왔다. 2017년 8월21일 해군에 입대해 함정 근무와 파병을 직접 지원했다.

전역을 한달여 앞둔 최선임 수병이던 최 하사는 늘 솔선수범했다. 사고를 당한 지난 24일 역시 부두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부모님을 뒤로 하고 입항 후 홋줄(부두 고정물과 배를 연결하는 밧줄) 마무리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가 화를 입었다.

이어진 조사에 박기경 해군작전사령관은 “시간을 귀항의 꿈으로 부풀던 그때로 되돌리고 싶다. 모든 게 부질없는 꿈이었으면 좋겠다”며 “비록 당신은 꿈을 펼치지도 못한 채 꽃다운 청춘에 유명을 달리했지만 조국과 해군이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인간의 세상에서 부여된 군인으로서의 임무종료를 명한다”며 “영원히 평화롭고 잔잔한 하늘의 바다에서 가장 멋진 평온의 항해를 하라”고 마지막 명령을 내렸다.

송 병장은 “너는 절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던 강한 동기였고, 동기들에게 형과 같이 조언을 해주고 솔선수범으로 이끌며 우리에게 항상 힘이 되는 존재였다”고 울먹였다.

이어 “네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지 못한 시간과 펼쳐보지 못한 꿈은 여기에 남겨두고 부디 하늘나라에 가서 영원히 행복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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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 해군해양의료원에서 엄수된 故 최종근 하사의 영결식에서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최 하사는 지난 24일 진해 군항에서 열린 청해부대 28진 환영행사에서 최영함의 홋줄(부두 고정물과 배를 연결하는 밧줄)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해 순직했다. 2019.5.27/뉴스1 © News1 강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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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결식장 여기저기서 울먹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반쯤 열린 창문으로 참석자들의 눈물을 감추려는 듯 굵은 빗방울 소리가 뒤섞였다.

헌화와 분향에는 최 하사의 여동생이 가장 먼저 나왔지만,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아무런 말도 전하지 못했다.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여동생은 지난 25일 대한민국 해군 페이스북 페이지의 '청해부대 고 최종근 하사 해군작잔사령부장 엄수'라는 게시글에 “오빠 이거 거짓말이라고 해주면 안 돼?”라며 댓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이제 오빠 없이 나 어떻게 살아갈까. 제발 기적처럼 사는 사람들처럼 오빠가 그 기적이 되면 안 되냐”면서 “나 오빠 잃은 거 아니야 늘 힘들 때 보람찰 때 오빠 생각하고 오빠한테 말해줄게. 들어줘야해 너무 고마워 우리오빠”고 마무리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영정 앞에 서자마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최 하사의 아버지는 울분을 토하듯 “아빠가 너무너무 사랑하고 절대로 안 잊을게…”라며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그곳은 위험도 없으니, 항상 행복하고 쾌활하고 재밌고 즐겁게 살아”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옆에선 어머니가 슬픔에 못이겨 휘청거리며 몸을 가누지 못할 지경이었다.

최 하사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헌화대를 붙잡고 연신 눈물을 흘렸다. “종근아, 종근아, 종근아. 할미(할머니) 왔다. 우리 종근이 우째 이렇노. 자슥아 대답을 해라 할머니한테 잘 갔다 온다고 말했다이가.” 주위가 온통 눈물바다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곡소리와 함께 영결식장 밖으로 들리는 3발의 총소리. 묵념과 함께 최 하사를 떠나 보내야했다. 최 하사의 영현은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최영함 장병들의 도열 속에서 운구차로 이송됐다. 안장식은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엄수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4일 오전 10시20분쯤 파병을 마치고 경남 진해 군항에 정박하던 청해부대 28진 ‘최영함(4400톤급)’에서 홋줄이 끊어지면서 장병들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최 하사가 숨지고 4명이 부상을 당했다.

앞서 최 하사의 빈소에는 해군 장병 등 2100여명의 조문객이 찾아 고인의 순직을 애도했다.

또 해군이 해군 인터넷 홈페이지에 개설한 ‘사이버 추모관’과 해군이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 추모 글을 올리기도 했다.
rok18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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