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불 끄려고 꺼낸 ‘혁신위’, 바른미래 내홍만 더 키울 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당권파, 안철수ㆍ유승민계 동상삼몽

-위원장 임명ㆍ권한 등 이견차 뚜렷

헤럴드경제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이 2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정병국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 출범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동섭ㆍ김삼화ㆍ김수민ㆍ이태규ㆍ김중로 의원.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바른미래당이 ‘혁신위원회’ 카드로 또 갈등을 겪고 있다. 당권파와 안철수계, 유승민계 등 당내 각 계파별로 구상이 다른 데 따른 것이다. 내홍이 잦아들긴커녕 기름만 부은 격이 됐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손학규 대표 중심의 당권파,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주축의 안철수계는 저마다의 혁신위를 구상 중이다. 4ㆍ3 보궐선거 참패의 후폭풍을 더는 안고 가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앞서 바른미래 내 당권파와 안철수계, 유승민 전 바른미래 대표가 수장격인 유승민계 등 비당권파는 근 2개월간 지도부 퇴진론을 놓고 다퉈왔다.

문제는 당권파와 안철수계가 보는 혁신위의 뼈대가 다르다는 데 있다.

당장 혁신위원장 후보군부터 이견이 있다. 당권파는 외부 인사를 찾는 한편 안철수계는 유승민계에 속하는 정병국(5선) 의원을 공개 추천했다. 이는 무게 중심의 차이로 보인다. 당권파가 중립 인사를 통해 당 안정화를 이루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안철수계는 계파색이 뚜렷한 정 의원을 통해 지도부 퇴진론에 힘을 싣겠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표 퇴진을 전제로 한 혁신위 구성은 없다”고 못박은 반면, 안철수계 의원들은 직전 기자회견에서 “혁신위는 당 혁신과 관련된 모든 의제와 사안을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당권파도 지난달 정 의원에게 혁신위원장직을 제안했다. 다만 그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정국 이후 당권파와 유승민계 간 갈등이 극을 찍기 전 시점으로 지금과 분위기 차이가 크다.

헤럴드경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왼쪽부터)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승민계는 아예 혁신위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결국 ‘시간 끌기’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유승민계의 오신환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손 대표가 퇴진하지 않는 이상 혁신위는 ‘꼼수’에 불과하다”며 “그럴 바에는 갈라지는 게 낫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오 원내대표는 특히 지도부 교체론을 들고 뽑힌만큼 다양한 변수를 품을 혁신위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는 이날 “손 대표가 물러나지 않거나 측근을 혁신위원장에 앉힌다면 이는 임기를 보장받기 위한 ‘들러리 혁신위’일 뿐”이라고도 했다. 사실상 거부 선언인 셈이다.

이제 남은 건 계파 수장 간 담판 뿐이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한 ‘내부총질’로 피로감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손 대표와 유 전 대표가 만나 합의한 후, 독일에 있는 안 전 대표의 뜻을 조율하는 등 방안이 언급된다. 앞서 손 대표와 유 전 대표는 모두 서로 만나겠다는 뜻을 피력하면서 곧 대담이 성사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yul@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