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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기생충' 상영, 봉준호 팬클럽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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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상영, 봉준호 팬클럽 분위기

한국적 소재에도 '박장대소'

칸에서 만장일치, 드문 케이스

韓의 영화사랑, 칸에서 인정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효정(영화평론가)

[봉준호 감독 : 12살의 나이에 영화 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되게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었습니다. 이 트로피를 손에 만지게 될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해냈습니다. 영화 감독을 꿈꿨던 12살 소년 봉준호. 결국은 한국인 최초로 칸 영화제 최고상이죠. 황금종려상을 손에 거머쥐었습니다. 더 놀라운 건요. 심사위원단이 만장일치로 손을 들어줬다는 겁니다. 평단에서도 극찬이 쏟아지고 있는데 도대체 봉준호 기생충의 무엇이 이들의 마음을 홀린 걸까요? 프랑스 칸 현지 분위기를 느끼고 돌아온 분이세요. 영화평론가 김효정 씨 연결을 해 보죠. 김효정 선생님,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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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참석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최우식·이선균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기생충'(Parasite) 상영회에서 봉준호 감독과 배우 최우식·이선균(왼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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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정> 안녕하십니까. 김효정입니다.

◇ 김현정> 기생충은 지금까지 2번 상영한 게 다인 거잖아요?

◆ 김효정> 그렇죠.

◇ 김현정> 그 영화를 본 몇 명 중에 한 명이신 셈인데 솔직히 보면서 황금종려상까지 수상할 거라고 예상을 하셨어요?

◆ 김효정>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한 95% 거의 확신을 했다고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아니, 타고 났기 때문에 그러시는 건 아니에요?

◆ 김효정> 제가 그 얘기 참 많이 들었는데 갖다 말을 좀 끼워맞추는 거 아니냐. 그런데 아니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게 영화가 처음에 상영을 할 때 반응이 좀 남달랐던 것 같단 생각이 들거든요.

◇ 김현정> 어떤 식으로요?

◆ 김효정> 일반적으로 칸 관객들은 굉장히 호의적이에요. 영화가 틀어지면 축제 분위기에서 영화를 보는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같은 경우 벌써 영화 로고가 시작함과 동시에 박수가 쏟아지고 그때부터 관객들이 계속 웃더라고요. 마치 봉준호 팬클럽에서 영화를 트는 것처럼.

◇ 김현정> (웃음) 봉준호 팬클럽에서 상영하는 것처럼?

◆ 김효정> 네네. 그래서 이 정도에 그렇게 호응이 좋은 스크리닝을 제가 본 적이 없어서 참 이상하다.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고 제가 당시에 앉은 자리가 2층이었어요, 1층이 아니라. 사실은 칸 영화 같은 경우 뤼미에르에서 본상이 상영이 좀 늦어지기 때문에 벌써 재미가 없으면 30분이 안 돼서 많은 관객이 나가곤 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앉은 자리에서도 단 한 명이 나가지 않았어요. 그래서 약간 이례적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영화를 끝나고 나서도 그 많은 쏟아지는 관객들이 계속 영화 얘기를 하면서 나오는 걸 제가 들으면서 약간 좀 심상치 않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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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말 개봉 예정인 영화 '기생충' (사진=㈜바른손E&A 제공)



◇ 김현정> 그런데 봉준호 감독은 사실 수상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 '기생충은 한국 사람이 봐야 뼛속까지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디테일이 있는 영화다. 반지하라는 독특한 한국적 뉘앙스를 표현하고자 했다.' 이런 말을 봉 감독이 했더라고요. 이게 설국열차라든지 옥자 같은 거하고는 달리 유독 한국적인 걸 강조한 게 기생충이었는데 어떻게 이게 외국인들을 매료시킬 수 있었던 거죠?

◆ 김효정> 그런데 사실 나중에 상을 타고 나신 후에 수상 소감에서는 자기가 상을 못 탈까 봐 약간의 엄살을 좀 떨었던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하시기도 했더라고요. 그러니까 사실 봉준호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를 말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게 굉장히 또 세계인들이 공감할 만한 화제라서 봉준호 감독이 사실 일찍부터 인정을 받은 이유도 있거든요.

특히 기생충 같은 경우에 지금 말씀하신 한국적인 요소가 분명히 있죠. 반지하뿐만 아니라 거기 나오는 캐릭터가 망하게 된 이유가 대만 카스텔라집을 운영해서였다고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너무 우후죽순 생겼으니까. 그런 것들은 사실은 한국분들이 웃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죠.

그런데 궁극적으로는 계급에 대한 얘기고 계급과 계층을 나누게 되는 그 위험한 어떤 요소라든지. 그리고 계급이 나눠지는 그 과정에서 존속되지 못한 사람들, 옆으로 빠지게 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라든지 그런 것이기 때문에 그런 어떤 계급적인 소재를 말하는 드라마라고 하면 한국뿐만 아니라 더더욱 어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공통적인 주제가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그러면 대만 카스텔라 얘기라라든지 반지하방에서 벌어진. 그러니까 한국인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독특한 부분이 나왔을 때도 이해하고 막 웃고 그래요, 사람들이?

◆ 김효정> 그게 되게 신기하더라고요. 사실 카스텔라 대목에서는 많이 웃지 않더라고요.

◇ 김현정> 이해 못 할 거예요, 무슨 말인지.

◆ 김효정> 그게 한국의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데 그 외적인 부분에서 저도 웃으면서 놀랐던 건 거의 웃어야 되는 포인트에서 다 웃더라고요.

◇ 김현정> 다 웃어요?

◆ 김효정> 그것에 되게 놀랐고요. 그런데 이 상당 부분을 물론 영화 자체가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화 자막을 달시 파켓이라는 들꽃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이신 한국 영화 일을 하시는 미국 영화인이 하셨는데 굉장히 자막을 잘하셨어요.

◇ 김현정> 영어 자막을 잘 달았어요?

◆ 김효정> 한국 대사를 딱 알아들을 수 있는 영어 대사로. 그러니까 꼭 이 단어를 직역해서 저 단어로 바꾸는 것이 아닌 많은 생각을 고려해서 바꾸셨고. 나중에 제가 얘기를 들어보니 거의 라인 바이 라인으로 다 검수를 하셨다고 그러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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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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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우리가 노벨 문학상 못 타는 이유도 번역의 한계 때문이다라는 얘기를 우리가 늘 하는데.

◆ 김효정> 중요하죠.

◇ 김현정> 영화도 자막이 상당히 중요할 거 아니에요, 그걸 표현해내야 되니까. 그게 되게 잘 됐다는 거군요. 포인트마다 다 웃을 수 있었던 건.

◆ 김효정> 유독 대사 전달이 참 잘 됐다라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재미있네요, 재미있는 포인트네요. 여하튼 그렇게 해서 심사위원단이 황금종려상을 줬는데 신기한 건 만장일치. 이게 만장일치라는 게 자주 나오는 일이에요?

◆ 김효정> 자주 나오지는 않는 것 같고요. 그리고 사실 정해진 심사위원단이 아니라 매년 바뀌잖아요.

◇ 김현정> 바뀌죠.

◆ 김효정> 심사위원장을 비롯하여. 그렇기 때문에 그 심사위원장이 누구인가. 심사위원단에 누가 속해 있는가에 따라서 만장일치가 나올 수 있는 분위기냐 아니냐도 중요할 것 같고요. 그런데 중요한 건 아무래도 작품이겠죠. 그런데 여태까지 만장일치였다. 혹은 굉장히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라고 언급된 작품은 옛날 할리우드 고전 영화 마티라든지 아니면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와일드 앳 하트라는 그런 영화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 이후로 최근 칸 영화제에서 이렇게 만장일치였다라는 그런 추천 포인트가 굳이 언급이 된 건 그래도 드문 케이스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렇죠. 만장일치 황금종려상. 이게 영화계에서 갖는 의미라는 건 어떤 거예요, 평론가님?

◆ 김효정> 지금은 너무 기뻐서 저희 한국에 있는 모든 영화인들이나 아니면 한국 국민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좀 냉정하게 생각하면 우리가 좀 늦은 감이 있어요.

◇ 김현정> 그래요?

◆ 김효정> 한국은 공공연한 영화 강국이고 그리고 한국 영화 시장이 크다는 건 너무 자명한 진실이잖아요. 국민들이 1년에 몇 번 이상은 영화 관람을 간다. 이런 통계도 나왔었고요. 그런데 유독 황금종려상만 가지고 있지 않았던 거죠. 지금은 황금종려상의 명백한 보유국이 됐지만. 그래서 앞으로 아무래도 공공연하게 그리고 공식적으로 보여준 셈이 됐죠. 한국 영화가 얼마만큼 완성도를 보여줄 수 있으며 그리고 칸에서도 명예를 얻었다는 건 공공연한 인장을 찍어준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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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사실 우리의 영화 사랑에 비하면, 영화계에서 우리 위상에 비하면 이게 늦은 거다, 오히려 이례적인 거다. 그런 말씀이 좀 인상적으로 들리네요. 봉준호 감독이 수상 소감 말하다가 배우 송강호 씨한테 나오라고 그러더라고요. 그 장면도 기억에 남는데. 이 두 사람 각별한 사이 맞죠? 호호 콤비.

◆ 김효정> 그렇죠. 벌써 살인의 추억을 시작으로 해서 2003년에 그들의 인연이 시작된 거니까 거의 지금 16년, 17년 이 정도 된 거잖아요. 파트너의 관계이기 때문에 유독 남달랐을 것 같아요.

◇ 김현정> 기어코 둘이 큰일을 해냈네요. 한국 영화 100주년이 되는 해라서 더 뜻깊다는 생각이 들고. 이제 전 세계에서 개봉을 할 텐데 미리 보고 온 몇 안 되는 분 중에 한 분으로서 한 줄 평을 남기신다면?

◆ 김효정> 진짜 어려운, 특히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한 줄 평을 하라는 건 잔인한 얘기인 것 같아요. 굳이 그래도 말씀을 드린다면 일단은 굉장히 재미있는 블랙코미디라는 생각이 들고요, 칸의 상영 여부와 떠나서.

◇ 김현정> 수상 여부를 떠나서.

◆ 김효정> 한 줄로 말씀드리면 기생충은 계층과 계급을 나누는 위험한 근간을 치밀하게 추적한 블랙코미디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결국은 굉장히 재미있는 블랙 코미디로 한국 영화 100년에서 처음으로 황금종려상까지 수상한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 같이 기뻐하면서 오늘 인사 나누죠. 고맙습니다.

◆ 김효정>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영화평론가 김효정 씨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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