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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던지고 잘 때리고…‘베이브 류스’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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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7-2로 꺾고 시즌 7승

경기 늦춰진 탓에 제구력 흔들려

안타 10개 맞았지만 노련미 빛나

4회엔 홈런성 타구 … 결승 2루타

중앙일보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26일 피츠버그와의 원정 경기에서 6회 희생번트를 대고 있다. 9번 타자로 나온 류현진은 4회 초 결승 2루타를 터뜨리며 7승을 자축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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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가 보던 류현진(32·LA다저스)은 아니었다. 6이닝 동안 안타를 10개나 맞았다. 그러나 위기 때마다 노련미가 빛났다. 주자를 내보낸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류현진이 2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경기에서 시즌 7승(1패) 째를 따냈다. 다저스는 이날 피츠버그를 7-2로 꺾었다. 류현진은 6이닝 동안 93개의 공을 던지면서 피츠버그 타선을 2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 시작을 앞두고 갑자기 비가 내렸다. 경기가 2시간 가량 순연되면서 일찌감치 몸을 풀고 기다렸던 류현진은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그래서인지 류현진은 이날 특유의 날카로운 제구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1회를 삼자 범퇴로 막았지만, 2회부터 6회까지 매 이닝 안타를 내주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1-0으로 앞선 2회 말엔 2점을 내주고 역전을 허용했다. 선두 타자 조시 벨에게 중전 2루타를 맞은 뒤 멜키 카브레라의 타구를 땅볼로 유도했지만 이를 잡은 포수 러셀 마틴이 3루에 악송구한 바람에 벨이 홈을 밟았다. 이로써 류현진은 무실점 행진을 32이닝에서 마감했다. 박찬호(46)가 세웠던 33이닝 무실점 기록을 1이닝 앞두고 점수를 내줬다. 류현진은 “몸을 다 푼 상태에서 2시간이나 대기하면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류현진은 이날도 볼넷은 내주지 않았다. 그는 “볼넷을 주지 않아 실점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6회까지 던질 수 있었다”고 했다.

제구가 흔들리는 대신 류현진은 타석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2-2 동점인 4회 초 2사 주자 1루에서 상대 선발 투수 조 머스그로브의 공을 받아쳐 우측 펜스를 맞히는 결승 2루타를 뽑아냈다. 117m를 날아간 홈런성 타구였다. 피츠버그 구장 중앙까지의 길이는 125m, 우중간까지 길이는 114m다. 류현진의 타구는 중앙과 우중간의 사이 펜스를 때렸다. 그 사이 1루 주자 크리스 테일러가 홈을 밟아 3-2로 역전했다. 류현진의 올 시즌 첫 타점은 결승타가 됐다. 류현진은 “잘 맞았다는 건 알았다. (홈런을 날리려면) 발사 각도가 더 높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산고 시절 4번 타자를 맡았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선 통산 32개의 안타를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 장타가 9개(2루타 8개, 3루타 1개)나 된다. 그래서 현지에선 류현진이 수준급 타격 능력을 갖췄다는 뜻에서 ‘한국의 베이브 루스’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투수와 타석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친 미국 야구의 ‘전설’ 베이브 루스(1895~1948)와 닮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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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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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외야수들도 몸을 날리는 수비로 류현진을 도왔다. 3-2, 1점차로 앞선 4회 말 무사 2, 3루의 위기에서 중견수 알렉스 버두고와 우익수 코디 벨린저가 각각 콜 터커와 조 머스그로브의 큼지막한 타구를 잡아냈다. 강한 어깨를 자랑하는 버두고와 벨린저였기에 3루 주자는 홈으로 들어올 엄두도 내지 못했다. 버두고가 또 아담 프레이저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도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7-2로 크게 앞서 6회 말에도 벨린저의 수퍼캐치가 빛났다. 2사 주자 3루에서 제이크 엘모어가 오른쪽 담장쪽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벨린저가 펜스를 타고 올라가 잡아냈다. 류현진은 벨린저가 공을 잡아내는 것을 확인한 뒤 살짝 고개를 숙여 웃었다. 평소 감정 표현이 거의 없는 류현진이지만 이날은 더그아웃에 들어가 벨린저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크게 웃었다. 야수의 도움까지 받은 덕분에 류현진은 올해 등판한 10경기 실점권에서 37타수 2안타(피안타율 0.054)를 기록하게 됐다.

만약 엘모어의 타구를 벨린저가 잡지 못했다면, 류현진은 추가로 점수를 내줄 뻔했다. 그랬다면 평균자책점이 치솟아 ‘이달의 투수’ 수상 가능성도 떨어졌을 것이다. 이날 2점을 내줬지만 류현진은 평균자책점 1.65로 여전히 1위를 지켰다. 특히 5월에는 5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 0.71의 눈부신 피칭을 뽐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늘은 류현진의 제구가 흔들렸다. 체인지업과 패스트볼이 조금씩 빗나갔다. 그런데도 6회까지 경기를 잘 운영했다”며 “오늘은 팀 전체의 노력으로 승리를 거뒀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오는 31일 홈에서 뉴욕 메츠를 상대로 시즌 8승에 도전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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