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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머스크 우주에 인터넷망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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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궤도에 위성 수백기 쏘아 올려

아프리카 등 사각지대 없앨 계획

로켓으로 위성 60기 첫 발사 성공

1만2000기 띄우는 게 최종 목표

중앙일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사진)가 또 하나의 야심찬 프로젝트의 첫 발을 내딛었다. 지상 500~1200㎞의 지구 저궤도에 1만 2000대의 인공위성을 올려 우주 인터넷 시대를 열겠다는 이른바 ‘스타링크’ 계획이다. 우주 인터넷이란 기존 지상 3만 5800㎞의 지구정지궤도(GEO)에 떠 있는 통신위성 대신, 저궤도 위성 수백대를 이용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개념 인터넷망이다.

스페이스X는 23일(이하 현지시각) 이 같은 우주 인터넷을 상용화하기 위한 인공위성 총 60기를 팰컨9 로켓에 실어 쏘아올렸다. 하루가 지난 24일에는 60대의 인공위성이 성공적으로 지상 440㎞에 도착한 영상이 공개됐다. 2단 로켓 추진체가 해당 고도까지 위성을 전달하면, 목표 고도인 550㎞ 상공까지는 위성이 자체 추진력을 내 움직이게 되는데 이 모습이 네덜란드 상공에서 포착된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우주 인터넷망을 구축하려는 이유는 뭘까.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융합연구부 책임연구원은 “기존 통신위성은 지구 정지궤도에서 지구 자전과 같은 속도로 비행하는 만큼 24시간 접속상태를 유지할 수는 있지만, 지상과 거리가 멀어 통신 속도가 느리고 사각지대가 생기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발사된 지구 저궤도 위성은 지상에서 가까운 만큼 통신 신호 전달이 유리하고, 이 때문에 유선 통신망을 구축하기 힘든 아프리카 등 오지에도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주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데 인공위성이 수백 대나 동원되는 이유는 뭘까. 이유는 바로 저궤도 위성의 특성에 있다. 저궤도 위성은 지구 주위를 수 시간에 한 바퀴 돌 정도로 속도가 빨라 한 지점에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통신이 끊기지 않도록 수백 대의 인공위성이 돌아가며 신호를 송수신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우주 인터넷망에 사용되는 저궤도 위성은 서로간에도 통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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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각) 60기의 인공위성을 실은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네버럴 공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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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측은 이 같은 저궤도 위성이 약 800개가 되면,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최종 목표는 더욱 크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스페이스X는 총 1만 2000개의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도록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최종 승인을 얻어냈다.

최기혁 책임연구원은 “스페이스X 외에도 에어버스·퀄컴 등이 투자한 원웹 역시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위성을 제작 중”이라며 “지난해 2월 총 6기의 인공위성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들이 우주 인터넷망 구축을 위한 시동을 걸면서 인공위성 시장의 패러다임도 크게 바뀔 수 있다는 게 최 책임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이들 기업이 지구 저궤도에 인공위성 ‘벨트’를 구축하면 기타 국가들은 통신위성을 제작할 필요가 없어질 수도 있다”며 “향후 인공위성 제작 및 이용 목표를 다각화하는 등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 인터넷 서비스가 무료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최재동 항우연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은 “상대적으로 크기도 작고 부품도 덜 들어가는 소형 위성을 이용함으로써 인터넷 이용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제3세계 국가들이 무료로 인터넷을 이용하게 되면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들의 수익성이 올라가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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