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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칸 황금종려상]35년 ‘도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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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이두용 감독은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로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 다녀온 후 “꿈이 아닌가 했다”고 말했다. 18년 뒤, 한국 영화 최초로 칸영화제에서 본상을 수상한 임권택 감독은 “멍에를 벗은 것 같다”고 했다.

다시 17년이 지나 한국 영화계에 ‘꿈’이자 또 다른 ‘멍에’였던 칸 황금종려상이 마침내 선물처럼 왔다. “한국의 위대한 감독들의 전통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라는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의 이면에는 지난 35년간 칸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려온 영화인들이 있었다.

<물레야 물레야>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이후 한국 영화들은 점점 칸에서 자리를 넓혀왔다. 1999년 단편 경쟁 부문에 초청된 송일곤 감독의 <소풍>이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다음해에는 임 감독의 <춘향뎐>이 장편 경쟁 부문에 처음으로 초청되며 본상 도전의 물꼬를 텄다. 임 감독은 2002년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장편 경쟁 부문에서 한국인으로선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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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칸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서 한국인으로 처음으로 본상(감독상)을 수상한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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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 2009년 <박쥐>로 각각 심사위원대상과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계에서 처음으로 본상을 두 번 거머쥔 감독이 됐다. ‘깐느박’이라는 별명도 동시에 얻었다. 이창동 감독도 칸에서 사랑받은 한국 감독이다. 2007년 장편 경쟁 부문에 초청된 <밀양>은 배우 전도연씨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이 감독은 2010년 <시>로 다시 초청돼 각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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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은 칸국제영화제에서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해 본상을 두 번 거머쥐었다. 사진은 지난 2013년 <올드보이>의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 재개봉 당시 본지와 인터뷰한 박 감독.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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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엔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이 주목할 만한 시선상, 2013년엔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가 단편 경쟁 부문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지만 장편영화의 본상 수상 소식은 장기간 끊겼다. 2016년 박 감독의 <아가씨>, 2017년 봉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 2018년 이 감독의 <버닝>이 초청돼 기대감을 높였지만 수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봉 감독의 이번 황금종려상 수상은 한국 영화계의 ‘칸 도전’에 빛나는 변곡점이자, 9년 만에 온 본상 소식이 됐다.

매년 5월 프랑스 남부 칸에서 열리는 칸영화제는 베를린, 베니스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린다. 그중에서도 칸영화제는 초청작 수준과 권위, 영화계의 평가 등을 고려했을 때 첫손에 꼽힌다. 경쟁 부문 초청작 중 최고작에 주어지는 칸의 ‘황금종려상’은 영화계 최고의 영예다.

아시아에선 그간 일본 감독들의 수상이 도드라졌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카게무샤>,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나라야마 부시코>와 <우나기>, 지난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 등이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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