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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혼돈의 영국 차기총리 경쟁…온건파, ‘브렉시트 막가파’ 존슨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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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선두…헌트·라브 등 13명 출사표

브렉시트 강경파 후보들 “노딜도 감수한다”

유럽의회 선거 ‘극우 득세’ 맞물려 촉각

영 정부 온건파 “존슨 집권 안돼” 캠페인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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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의 책임을 지고 다음달 7일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하자, 보수당 내 중진급 의원들이 차기 총리를 뽑기 위한 경선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주요 후보군 가운데는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한다는 강경파 의원들이 많아 메이 총리 사임 뒤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은 오히려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메이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지 이틀 만인 26일 현재 경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검토 중인 후보가 13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제러미 헌트 외교장관,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 도미니크 라브 전 브렉시트 담당 장관 등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고, 메이 총리 사퇴에 결정적 역할을 한 앤드리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대표, 맷 핸콕 보건부 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 등도 출마를 선언했다.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 사지드 다비드 내무장관, 페니 모돈트 국방장관 등도 출마를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하마평에 오른 이들의 브렉시트에 대한 해법은 제각각이다. 이 중 가장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과 레드섬 전 원내대표 등이다. 브렉시트 강경파로 꼽히는 이들은 “필요하다면 노딜 브렉시트도 지지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특히, 유력 후보로 꼽히는 존슨 전 장관은 메이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지난 24일 “합의를 하든 안 하든, 우리는 10월 31일 유럽연합을 떠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지난해 7월 메이 총리의 타협안에 반대하며 “이대로라면 영국은 유럽연합의 속국으로 남을 것”이라며 외교장관직을 내던졌었다. 존슨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제러미 헌트와 도미니크 라브도 영국의 이익을 관철하지 못하는 브렉시트 협정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영국 유력 정치인들의 ‘노 딜’을 불사한 브렉시트 추진론은 26일 끝난 유럽의회 선거에서 영국의 ‘독립당’, 이탈리아의 ‘동맹’, 프랑스의 ‘국민전선’ 등 난민 반대와 유럽연합에 대한 회의론을 앞세운 극우포퓰리즘 정당의 약진 예상과 맞물려 이목을 끌고 있다. 임기 5년의 이번 유럽의회 선거는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유럽이 ‘통합 강화’ 혹은 ‘분열 심화’ 중 어느 쪽으로 나아갈지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26일 “유럽의 결속에 반대하는 유럽 회의주의 정당들이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전체 751석 중 3분의1까지 차지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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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유럽연합과 아무런 합의 없이 결별하는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에 상당한 손실과 불편을 초래한다. 그 때문에 영국 정부의 온건파 장관들은 주말인 25일 보리스 존슨이 차기 총리로 당선하는 것을 막기 위한 캠페인에 착수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데이비드 가우크 법무장관과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은 보리스 존슨의 노딜 브렉시트가 국익을 심각하게 해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우크는 26일 <가디언> 일요판인 <옵저버> 기고에서, “사람들이 노딜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말하는 것을 너무 주저한다”며 “노딜 브렉시트 상황을 적절한 준비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의 가식은 유럽연합과 어떠한 합의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만들 뿐”이라고 일갈했다. 스튜어트 장관은 보리스 존슨이 총리가 되면 내각에서 사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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