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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규제개선, '규제혁신모델'·'월급제'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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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확보 차원 다양한 '규제혁신' 모델 필요

종사자 처우 개선 없인 '서비스 개선' 어려워

업계 "플랫폼 먼저" vs 정부 "월급제 우선돼야"

이데일리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모빌리티 혁신이 가속화되며 기존 산업인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택시업계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택시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개선과 택시 근로자 처우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택시·플랫폼 사회적 대타협기구 합의안 6개 항 중 2항의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 도입’과 5항의 ‘택시기사 완전 월급제 시행’은 택시업계 개혁의 핵심 조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는 현재의 택시 규제를 대폭 완화해 택시가 모빌리티 경쟁력을 높여주자는 취지다. 택시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및 시행령·시행규칙에 의해 △운송차량 종류 △영업시간 △요금 등에 대해 촘촘한 규제를 받는다.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 돼야 ‘타다’와 경쟁 가능

택시업계는 ‘타다’에 맞선 택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택시도 운송차량, 요금 등에서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구했다.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도 이 같은 요구가 관철돼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를 올해 상반기 중에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는 최근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카카오는 카카오T를 이용한 준대형·대형세단 각 1000대, 11인승 이상 승합차 3000대 시범운영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택시법인 관계자는 “타다가 예외규정을 이용해 카니발을 운송하는 건 사실상 특혜에 가깝다”며 “택시 차량 규제가 해소되면 현재 1000대 수준인 타다를 압도하는 숫자의 카니발 택시가 나오게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플랫폼 택시에 대한 논의는 아직 시작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택시기사의 완전 월급제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이전엔 논의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타다를 예로 들며 “택시문제 근본 원인인 임금 문제, 종사자 처우 문제를 선행적으로 해결해야 규제 혁신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월급제 통과가 선행되지 않을 경우 택시 종사자들이 사회적 합의에서 소외될 우려가 있다”며 “일단 근본적인 구조의 문제를 명확하게 정리한 후에 규제혁신 플랫폼 택시 논의를 진행하는 게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대타협 합의 5조 ‘택시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위해 근로시간에 부합하는 월급제를 적극 추진한다’는 정부와 법인택시노조의 강력 요구로 반영됐다. 법인택시기사들이 실제 근로시간이 아닌 노사합의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제도’ 적용을 받고 있는 점을 바꾸고, 택시업계의 고질적인 사납금을 없애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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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공유 플랫폼 ‘타다’는 지난해 10월 출시 직후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타다의 돌풍과 함께 택시업계의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 요구는 더욱 커졌다. (사진=VCNC)


◇‘택시업계 악습’ 사납금 폐지가 ‘종사자 처우’ 좌우

법인택시기사는 소정근로시간제로 인해 실제 근무 시간과 무관하게 임금의 기준이 되는 ‘근로시간’이 노사합의로 정해진다. 서울의 경우, 실제 근무시간과 무관하게 하루 5.5시간만 근무로 인정돼 이를 기초로 산정된 120만~140만원 수준의 급여를 매달 받는다.

여기에 더해 택시기사들은 매일 13만5000원에 달하는 사납금을 회사에 낸다. 택시 수입 중 사납금을 제외한 금액만 기사에게 월급 외 소득이 되는 것이다. 당일 택시 수입이 사납금보다 낮을 경우 차액은 월급에서 공제된다.

반면 택시법인들로선 택시 실적과 무관하게 기사별로 매일 13만5000원 수입이 들어오게 되는 구조다. 사납금은 현행법으로도 불법이지만 고질적 악습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저임금과 사납금은 택시 서비스 질적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정된 시간 내에 사납금을 채우고 소득을 높이기 위해 승차거부나 무리한 운행이 이어지는 것이다. 전국 27만명의 택시기사 중 법인택시기사는 10만명이 조금 넘는다.

이 같은 현행 법인택시의 문제점 해소를 위한 택시기사 처우 개선 논의는 지난해 12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택시운송사업법 발전법 개정안’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택시 운행 실적의 리스크(Risk)를 온전히 택시기사가 지게 되는 현행 구조를 ‘리스크 공동 분담’으로 바꾸려 한다. 이와 함께 택시기사 수입 중 일부를 사납금으로 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전액관리제’를 담은 여객자동차 운송법 개정안을 통해 완전월급제를 시행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국회 논의가 시작되자 택시법인들로 구성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국회에 공문을 보내 “현 상황에서 정부 재정지원 없이는 전액관리제 시행이 불가능하다”며 애초 합의를 파기하고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 특히 근로시간 산정 부분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국토부 측은 이와 관련해 재정지원은 없다고 못 박았다. 한 관계자는 “택시법인연합이 양보받은 사안은 챙기겠다고 하면서 양보해야 할 사안은 양보를 못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