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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먹어" 19살 김군이 3년전 떠난 구의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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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오는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3주기…비정규직·외주화 해결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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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찾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 앞에 3년전 사고로 사망한 김모군(19)을 위한 샌드위치와 김밥, 음료수가 놓여있다. / 사진=이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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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먹어."

26일 오전 찾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 앞에는 샌드위치와 김밥, 음료수가 놓여있었다. 주말 이른 시간이라 승강장은 한산했지만 시민들의 시선은 스크린도어에 마련된 '추모의 벽'에 머물렀다.

스크린도어에 붙은 포스트잇에는 3년전 19살 나이로 세상을 떠난 김모군을 그리는 문구가 가득했다. 오는 28일은 2016년 5월28일 구의역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을 하던 비정규직 직원 김군이 열차에 치여 사망한 지 3년이 되는 날이다. 3년전 김군의 가방에선 삼각김밥과 컵라면이 나와 밥한끼 먹을 시간조차 없이 일해야하는 비정규직의 현실을 보여줬다.

시민들이 남긴 메모에는 '너의 잘못이 아니야', '잊지 않겠습니다', '안전한 세상으로 바꾸겠다' 등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김군이 일했던 정비용역업체 은성PSD 직원들이 쓴 것으로 보이는 메모도 남아있었다.

이들은 "평생 너에게 빚을 지고 살고자 한다. 우리 PSD직원들이 지금 5월24일 오전 2시58분 눈물 한방울 흘리고 간다"며 "네가 여러 사람을 위험에서 구했다, 또 비정규직도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미안하다 김군아!"라고 적었다.

이날 추모의 벽의 메모를 꼼꼼히 읽던 회사원 이준성씨(29)는 "있어서는 안 될 사고 후 벌써 3년이 지났는데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해졌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며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날 진행된 '구의역 김군 3주기 추모문화제'에서도 김군을 향한 애도의 목소리와 안전 사회를 위한 다짐이 나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와 유가족, 시민 400여명은 구의역 1번 출구에 모여 고인의 넋을 기렸다.

참석자들은 근본적 대책 없이는 제2, 제3의 김군이 계속 나올 것이라며 비정규직·외주화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28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면 개정됐지만 구의역 김군,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씨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며 "불완전한 상태의 노동을 만들어내는 그 어떤 비정규직과 외주화의 흐름도 막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선재 서울교통공사노조 PSD지회장도 추모편지를 통해 "진정으로 생명과 안전이 우선시되는 사회, 현장의 차별과 비정규직이 사라지는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것, 그럼으로써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진정으로 김군을 추모하는 방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공운수노조는 포스트잇으로 김군을 기억할 수 있는 추모의 벽을 28일까지 운영한다. 사고가 벌어진 구의역 9-4 승강장을 포함해 강남역 10-2, 성수역 10-3 승강장에 추모의 벽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공공운수노조는 27일 오전 전태일기념관에서 '구의역 3주기, 반복되는 청년노동자 죽음을 막기 위한 토론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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