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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미친', '멍청이'"… 대선 앞두고 거칠어지는 트럼프의 입 [월드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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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진영·비판적 언론 등에 막말 쏟아내 / 선거 겨냥해 '보수 표' 결집 노린 것이라는 분석

세계일보

미국 대선 레이스가 다가오면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이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민주당의 주요인사나 대선 예비 후보는 물론,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전직 관료나 비판적인 언론을 향해 거친 언사를 내뱉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위기감을 키우고 상대 진영을 깎아내리면서 ‘보수 표’ 결집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USA투데이 등 미 언론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미친 낸시’(Crazy Nancy)라고 비난한 데 이어 펠로시 의장이 회견 도중 말을 더듬는 영상을 리트윗하면서 ‘장외 공격’에 나섰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민주당 지도부 공격은 하원에서 진행 중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각종 조사와 연관돼 있다. 여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에 대선 선거운동 공식 출정식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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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美 하원의장.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펠로시 의장을 가리켜 “나는 오랜 기간 그를 지켜봤는데 지금은 (과거와) 같은 사람이 아니다. 어제 그는 완전히 미쳤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야당 지도부와 회의한 직후 “펠로시 의장은 정상이 아닌 사람”이라며 “울부짖는 척(슈머), 미친 낸시”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일본 방문을 위해 출국하기에 앞서 펠로시 의장에 대해 “나는 펠로시가 이 나라를 돕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원들은 방해꾼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나라를 심하게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특검 수사보고서와 관련해서는 이번 수사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큰 사기극”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누군가는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며 수사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에 대해서도 ‘돌 같은 멍청이’(dumb as a rock)이라고 맹비난했다. 틸러슨 전 장관이 최근 하원 외교위원회 인사들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2017년 7월 미·러 정상회담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 준비를 더 많이 했다고 한 발언에 발끈한 것이다. 당시 미국은 예의상 만남의 성격으로 짧은 회담을 예상했는데 푸틴 대통령이 여러 현안으로 논의를 이끌어가면서 회담이 2시간 이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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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틸러슨 전 장관이 얘기를 지어낸 것”이라며 “푸틴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틸러슨 전 장관을 향해 “돌 같은 멍청이고 국무장관이 되기에는 완전히 준비 안 되고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라고 험담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틸러슨 전 장관이 자신과의 갈등을 일부 공개하자 같은 용어를 쓰며 인신공격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자신에게 비판적인 CNN 시청률이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며 “사람들이 너무 많은 ‘가짜 뉴스’와 ‘반(反)트럼프 거짓말’에 식상해하고 있다”면서 CNN 간판 앵커인 크르스 쿠오모와 돈 레몬을 우롱하는 트윗을 올렸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사진=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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