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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국회 공전에 지역구로 달려가는 與의원들…총선 표심관리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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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일 없을 때 하루라도 더…산악회 등 유권자 몰린 곳 어디든"

연합뉴스

총선(CG)
[연합뉴스TV 캡처]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년도 채 남지 않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저마다 지역구 챙기기에 나선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의 장외투쟁 등으로 국회 공전이 장기화하는 데다, 불투명한 총선 전망 속에 일찌감치 표심 관리에 나설 필요를 느낀 의원들이 지역구를 찾는 일이 잦아졌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가 열리지 않으니까 여의도에 있어도 할 일이 따로 무엇이 있느냐"며 "다들 지역에서 하루라도 더 있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당직을 맡은 한 의원은 "주말엔 무조건 지역에 '콕' 박혀 있다"며 "총선을 위해선 지역 행사에 참여해 주민 한 명이라도 더 얼굴을 보는 것 외엔 지름길이나 왕도가 없다"고 했다.

한국당이 지난달 20일부터 6주 연속으로 주말마다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기 위해 지지층을 서울 등 대도시로 '총동원'한 것과 달리 민주당 의원들은 지역구로 '총출동'한 모양새다.

의원들의 발길은 사람들이 몰리는 지역축제부터 복지관, 산악회, 생활체육회, 동창회, 노래교실 등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한 의원은 "축제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일일이 인사하고 사진도 함께 찍는다"며 "계속 굽혀서 인사하다 보면 허리가 끊어질 지경인데 자주 가니 주민들이 알아봐 주고 좋아한다"고 전했다.

다른 의원은 "지역에 노인 인구가 많아 경로당 등 노인층들이 주로 쉬는 곳을 찾아내 집중적으로 돌고 있다"며 "얼굴을 보이느냐 안 보이느냐를 기준으로 잘 뽑았다 못 뽑았다를 판단하므로 한 번이라도 더 만나려고 발품을 팔고 있다"고 밝혔다.

당내 직책을 많이 맡아 업무가 빠듯하다는 한 의원은 "지역 행사에 갈 때는 30분 전에 먼저 도착하거나 행사가 끝나고 자리에 남아서라도 주민들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를 들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원내 당직을 끝낸 한 의원은 "의정 보고서를 만들어 지하철역에서 주민들에게 일일이 인사하며 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이 지역구 관리에 주력하다 보니 당 살림을 맡을 일꾼들이 부족하단 소리도 나온다.

최근 원내대표단을 꾸리는 과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고, 신임 전략기획위원장을 원외 인사가 맡게 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말도 나온다.

당직을 새로 맡은 한 의원 측은 "20대 국회 막바지이고 여야 간 대치로 할 일이 많은 상황"이라며 "'당직을 맡으려면 진즉에 맡지 왜 총선을 앞두고 하느냐'는 충고도 주변에서 들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총선이 쉽지 않을 게 분명해 보이는 상황에서 일주일의 절반을 서울에서 보내는 것에 다들 부담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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