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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날로 커지는 '바른미래' 내홍…누가 유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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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갈등이 증폭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일각에선 '퇴로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가운데 사퇴파의 압박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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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일각선 '양비론'도…'타협점 모색' 어려울 듯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지지하는 당권파와 사퇴를 촉구하는 사퇴파의 갈등이 원색적인 비난전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 더해 손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시작된 4·3 재보궐 선거 당시 바른미래연구원이 진행한 여론조사 비위 의혹이 불거져 새로운 갈등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2일 오전 열린 임시최고위원회의에선 손학규 대표와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의 대립각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손학규 당 대표는 이들 최고위원이 긴급 최고위원회의 소집을 요구하며 상정을 제안한 5개 안건을 거부하는 입장을 밝혔다. 손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철회, 정책위의장·사무총장 임명철회, 당헌 유권해석 등 3개 안건은 지난 2일 하태경 최고위원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면서 "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논의의 실익이 없는 안건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여론조사 관련 당내 특조위 설치 건은 20일 최고위에서 당내 독립기구인 당무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요구한만큼 감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또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의 발언에 대한 진상조사위 설치 건과 관련해 저는 이미 사실무근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린 바 있다. 정치인 발언을 최고위에서 일일이 문제 삼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세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안건 상정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당무 거부나 마찬가지"라며 "민주투사가 대통령 되면 독재자 되기도 하고, 당대표 되면 당 독재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하기 때문"이라고 힐난했다.

권은희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협의라는 문구를 좀 더 명쾌하게 정의를 하자는 것인데 이것도 안건으로 처리를 못한다고 하는 건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내 마음대로 해석하고, 내 마음대로 결정해서 운영하겠다는 건가"라고 따졌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최고위 안건 상정을 거부할 수 있는 규정이 하나라도 있다면 제시하라"면서 "여론조사 특조위 설치 건에 대해서는 당무감사를 하겠다며 상정 거부를 했는데 이는 본인이 임명한 당무감사위원장을 통해 감사 절차를 지연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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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열린 바른미래당 임시 최고위원회의는 원색적인 비난으로 가득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손학규 당 대표를 향해 "민주투사가 대통령 되면 독재자 되기도 하고, 당대표 되면 당 독재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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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최고위원들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자 임재훈 사무총장은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당규를 보면 의안 상정은 사무총장이 일괄 정리해 당 대표가 상정한다고 돼 있다"며 "당헌·당규에 대한 자의석 해석을 그만해 달라"고 맞섰다. 그러자 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아닌 사람은 말 좀 자제해 달라. 너무 마이크를 오래 잡고 있는다"고 반박했다. 이에 이준석 최고위원이 가세하면서 발언권을 두고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임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손학규 대표는 공식 석상에서 불거진 내홍 상황과 관련해 "정치가 각박해지고 있다"면서 "우리 정치가 좀 더 여유있고, 금도와 지켜야 할 예의를 지키고, 정정당당하게 할 얘기를 하면서 '당을 지키겠다'는 자세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하태경 최고위원의 '퇴락 발언'이 논란이 되자 하 의원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손 대표에게 '90도 사과 인사'를 하기도 했다. 지난 2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는 "어제 손 대표를 찾아뵙고 직접 사과를 드렸다"며 "당 혁신과 미래를 위해 치열하게 다투고 논쟁하더라도 손 대표 말처럼 정치의 금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리에서 일어나 깊이 고개를 숙이는 하 의원에게 손 대표는 앉은 채 목례를 하고 일어서서 하 의원의 등을 두드리기도 했다. 다만 그는 "문제는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 어르신께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며 "어르신 비하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 어르신들께 진심 어린 사과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손 대표는 "당인으로서 책임도 면할 길이 없다"고 해 징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전현직 지역위원장 등이 활동하는 '바른미래당 살리기를 실천하는 전국위원장 모임'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 의원의 징계와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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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임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손학규 대표에게 사과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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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당내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손 대표는 이날도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명이 요구한 '국회의원 정수 확대 반대' 최고위원회의 의결 등 안건 상정을 일체 거부했다. 손 대표는 거부 이유로 "앞으로 전개될 협상 과정에서 원내대표 책임 하에 상임위가 해야할 권한과 책임"이라며 "사전에 내용을 제약하는 건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갈등이 장기화됨에 따라 정치권에선 양 측 모두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서 "적절한 타협책을 모색해야 될 시점이 아닌가 싶다"며 "이러다가는 둘 다 죽는다"고 지적했다.

박 전 의원은 "당헌·당규에 따라서 전당대회에서 합법적으로 선출한 대표가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방법이 없다"며 "손 대표도 정치를 오래하신 분이고 우리 정치의 원로격에 해당하는 분인데 이분에게도 조금은 명예로운 길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퇴파 의원들과의 타협점 모색은 어려워 보인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지난 4월 말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바른미래연구원의 '허위 여론조사 의혹'과 손 대표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일각에선 이같은 상황을 손 대표의 사퇴를 압박할 카드로 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임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이준석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손학규 대표께서 창원성산 보궐선거 여론조사 결과 공개 요청에 동의했다"며 자료를 공개했다.

해당 자료는 바른미래연구원에서 지난 4·3 재보권 선거를 앞두고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표로 이준석 최고위원은 "모 매체에서 따로 조사를 의뢰해 발표한 결과와 소수점까지 같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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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이준석 최고위원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발표 자료. 왼쪽은 쿠키뉴스에서 의뢰한 창원성산 재보궐선거 지지후보 여론조사 결과표. 오른쪽은 바른미래연구원이 A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발표된 지지후보 조사 결과표. /문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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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최고위원은 "손학규 대표는 본인이 임명한 당무감사위원장을 통해 감사하자고 한다"며 "저는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문제이기 때문에 좀 더 투명하게 조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해당 비위 의혹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범죄 행위로 의심된다"며 "제가 사무총장으로 일할 당시 부원장 말고는 이 내용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공당에서 이뤄질 수 있나. 저는 당을 바로잡기위해서라도 그 부분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손 대표께도 두 번 보고드린 적이 있다"며 "이것은 중차대한 범죄 행위다. 만약 조작된 여론조사를 보고했다면 징역형을 받는 중대한 문제다. 바른미래당 차원에서 수사를 의뢰할지 손 대표와 의논하겠다. 검찰 혹은 선관위에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야권 관계자들 사이에선 해당 여론조사 기관의 대표와 국민의당이 지방선거 과정을 비롯해 오랜 기간 함께 일해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 보궐 선거 당시) 해당 여론조사 기관이 선거 기획도 하고 있었다. 손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김 모 선생(여론조사 기관 대표)도 수고가 참 많았다'고 했다. 저는 유세를 그렇게 많이 다녔는데 선거기획사 사장을 당 대표가 '수고했다'고 한 걸 처음 본다"고 말했다.

moon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