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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여성들의 싸움, 성매매 알선으로 포주들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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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경의 옐로하우스 悲歌]

“삶의 터전” vs “무단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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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기자 aseo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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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의 성매매 집결지 옐로하우스. 지역주택조합 사업으로 건물은 모두 허물어지고 골목 곳곳에 콘크리트·철근 잔해만 가득했다. 지난 1월 외관에 노란 시트지가 붙은 건물들이 줄지어 있던 것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올해 초 철거가 시작되자 이곳에 있던 성매매 업소들은 하나둘 문을 닫고 떠났다. 중구 관할 업소 3곳을 제외하면 현재 남은 건물은 두 채다. 그중 한 곳은 오래전부터 비어 있다.

이날 함께 살던 세입자 부부가 지역주택조합에게 보증금 일부를 받아 이사하면서 ○호에는 성매매 여성들과 일을 도와주는 이모들만 남았다. 여성들은 “언제 철거팀이 들이닥칠지 몰라 몹시 불안하다”며 “그래도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듯 나갈 수 없다”면서 버티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옐로하우스 종사 여성 등 40여 명은 이주대책위원회를 꾸려 조합에 이주 보상금을 요구하고 있다.

이주대책위원회는 지난 2~4월 인천 미추홀구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했다. 3월에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도 열었다. 이들은 최소한의 이주 보상비를 받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사적 사업이라 별다른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김정식 미추홀구청장은 지난 4월 옐로하우스 성매매 여성들과 면담 자리에서 “자활을 돕거나 임시 쉼터를 마련할 순 있지만 보상에 관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역시 이들이 지난 3월 접수한 탄원서에 대해 “지역주택조합은 공익사업에 해당하지 않아 주거 이전비 보상 대상이 아니므로 구청의 주장은 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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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성매매 집결지 옐로하우스 일대에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추진되면서 건물들이 대부분 철거됐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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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곳가량 업소 철거, 한 곳 남아


얼마 전 밤늦은 시간, ○호에는 여러 사람이 찾아왔다. 이미 대부분의 업소가 허물어졌고 옐로하우스가 철거된다는 소식이 알려졌음에도 오후 10시가 지나면 어김없이 “이모” 하며 잠긴 문을 흔드는 남성들이 나타난다. 특정 여성을 만나기 위해 오는 단골들이다. 이 업소는 최근 단속이 심해져 불을 끄고 있거나 아예 문을 닫는 날이 늘었다.

홀 옆 부엌에서 큰 상 앞 목욕탕 의자에 옹기종기 앉아 늦은 저녁밥을 먹다가 남성이 오자 여성 한 명이 나갔다. 여성이 현금을 들고 와 현관 이모에게 건네자 이모가 돈을 세 주머니에 넣었다. 일이 끝나면 여성의 몫을 준다고 했다. 철거로 어수선해진 업소에서는 누구라도 돈을 받아 돈통에 넣고 자기 몫만 가져간다.

예전에는 보통 현관 이모가 남성에게 돈을 받아 업주에게 모두 줬다. 업주는 50~60%를 본인이 갖고 나머지를 여성에게 준다. 현관 이모가 미리 몫을 나눠 여성과 주인에게 따로 건네기도 했다. 성매매 대가는 대부분 현금으로 거래됐다. 2004년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카드 거래도 활발했다. 주변의 옷 가게나 식당 이름으로 카드를 긁어주는 ‘삼촌’들이 있었다. 이름을 빌려주는 가게는 20% 정도 수수료를 떼고 현금을 내줬다.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에는 대부분 성매매 집결지 입구에 있는 현금 인출기를 이용했다.

성매매로 얻은 수익의 50~70%는 업주의 몫이라는 게 여성들의 주장이다. 옐로하우스 여성들은 “화대의 절반뿐 아니라 방세, 각종 물품비, 밥값, 주방 이모 월급, 지각비 같은 벌금, 택시 기사에게 주는 소개비, 손님과 마신 술값 등도 모두 여성이 추가로 업주에게 내야 했다”고 말했다. 한 여성은 “실제로 여기서 거주하든 안 하든 방세를 무조건 내야 한다”며 “업주들이 여성들을 수월하게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들은 “과거 업주였던 일부 재개발 추진 지주들이 이런 방식으로 성매매 여성들이 번 돈을 많게는 70% 이상 가져가 호의호식하더니 이제 길거리로 내쫓는다”며 “그런데도 정부와 지자체는 아무 대책이 없다고 한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급기야 여성들은 성매매 업주들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건물주이자 과거 업주들을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 처벌법) 위반으로 고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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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사라질 옐로하우스 어느 업소 내부.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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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주가 벌어들인 알선료 등 징수해야”


옐로하우스 이주대책위원회와 전국한터연합회(성매매 종사자 단체)는 오는 27일 고발장을 접수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고발인은 옐로하우스 성매매 여성들이다. 이들은 10년 넘게 이곳에서 일했다. 고발 대상은 옐로하우스 업소 두 곳의 업주 4명이다.

여성들은 업주들이 성매매 알선료와 임대료 명목으로 받은 돈을 추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여성은 “업주들이 세금도 안 내고 여성들을 착취해 벌어들인 돈이니 국가가 환수해야 한다”며 “돈을 많이 벌어주면 간·쓸개를 다 빼줄 것처럼 잘해주다가 살이 찌거나 병에 걸려 돈을 못 벌면 구박하고 나가라고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선 형사 고발을 한 뒤 손해배상 민사 소송도 검토할 계획이다.

여성들에 따르면 고발당한 업주 4명 가운데 3명은 2011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옐로하우스에 있는 본인 소유의 건물을 성매매 장소로 제공하며 성매매 여성에게 임대료(방세) 명목으로 월 80만~200만원씩 받아 챙겼다. 7년 동안 업주 3명이 여성에게 받은 임대료 총액은 1억3000만원이라고 주장한다.

나머지 업주 1명 역시 2008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옐로하우스의 또 다른 건물에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며 여성을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것이다. 이 업주는 여성이 남성 손님에게 화대를 받으면 이 가운데 절반을 알선료로 가져갔고 임대료 명목으로 여성에게 월 60만원을 받아 총 7000여 만원의 임대료를 챙겼다고 한다.

여성들의 법률 대리인인 정관영 법률사무소 데이터로 변호사는 “임대료와 알선료 모두 불법 행위로 취득한 것이기 때문에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고발당한 한 업주는 “고발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여성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옐로하우스를 떠났기 때문에 이제 그쪽과 전혀 상관이 없다.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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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터전에서 내쫓기듯 떠날 수 없다며 과거 업주이자 지주, 건물주 등과 맞서는 여성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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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 고소·고발로 업주 처벌받기도


각 지역 성매매 피해상담소, 여성지원센터 등에 따르면 집결지 성매매 여성이 업주를 고소·고발해 업주가 처벌을 받는 사례가 여럿 있었다.

옐로하우스에서도 2015년 한 성매매 여성이 업주와 업소 실장을 성매매 알선 등으로 법적 처벌을 요구해 업주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와 벌금 1000만원을, 업소 실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업주와 실장은 2009년 1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옐로하우스 한 업소에서 남성들에게 성매매 대금을 받아 이 가운데 50~60%를 여성에게 주고 성매매 행위를 알선했다.

최근 사례로는 지난해 12월 3명이 숨진 천호동 성매매 집결지 화재 사건과 관련해 공동대책위원회가 업주와 건물주를 성매매 처벌법, 소방기본법 위반 등으로 수사해달라고 지난 7일 고소·고발장을 제출했다.

성매매 피해 여성 지원 센터인 다시함께상담센터에 따르면 주로 성매매 여성이 집결지를 떠나면서 법적 문제 제기가 이뤄진다. 성매매 피해를 입은 여성들을 보호하고 업주를 처벌하기 위해서다. 가장 많은 죄명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여기에 협박·폭행 등 피해 사실에 따라 다양한 죄가 추가된다.

민사 소송에서는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이 주를 이룬다. 성매매 여성을 옥죄는 선불금이 빚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2004년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성매매 행위를 위한 선불금이 무효가 되면서 관련 소송이 늘었다. 반대로 업주가 집결지에서 나간 여성을 찾기 위해 빌려준 돈을 갚으라는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 등을 하기도 한다.

여성들이 업주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을 해 배상받은 사례도 있다. 업주가 부당하게 얻은 이득을 돌려달라는 소송인데, 여성 역시 불법 성매매로 얻은 이득이라 반환 청구를 할 수 없다고 알려졌지만 업소에서 피해를 당한 여성이 청구했을 때 이를 받아들인 판례가 있다.

1994년 인천의 한 성매매 업소에서 업주가 여성과 화대를 절반씩 나누기로 해놓고 모두 다 받아 생활비 등으로 쓴 것에 대해 여성이 횡령으로 고소한 사건이다. 업주는 자신의 업소에 성매매 여성을 여러 명 두고 그들이 받은 화대에서 상당한 이득을 취했다. 고소인 여성은 업주의 수차례 권유로 생활 능력이 없는 남편, 자녀들의 생계를 위해 업소에서 일했다. 1999년 대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업주의 불법성이 여성의 불법성보다 현저히 크다고 판단해 전액 반환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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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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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피해자 법률 지원 연 1만4000여 건


다시함께상담센터 관계자는 “현행법상 성매매 피해자를 처벌하지 않고 보호해야 함에도 집행기관이 성매매 여성을 처벌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개인이 이런 편견과 낙인에 맞서 오랜 기간 법적 대응을 하기는 힘들다”며 “전국의 성매매 피해상담소 등 지원기관의 조력을 받아 법률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9개소 성매매 피해자 관련 상담 센터에서 성매매 피해 여성에게 법률 지원을 한 건수는 1만4245건이다.

옐로하우스가 포함된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건축위원회 심의를 마치고 사업계획 승인 신청을 앞두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옐로하우스 종사자들은 세입자·건물주·토지주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으면서 무단으로 건물에 거주하고 있다”며 “막무가내로 나가라고 할 수는 없어 법적 절차를 밟거나 다른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의 집창촌 속칭 ‘옐로하우스’. 1962년 생겨난 이곳에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업소 철거가 진행되는 가운데 성매매 업소 여성 등 40여명은 갈 곳이 없다며 버티고 있다. 불상사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벼랑 끝에 선 여성들이 마음속 깊이 담아뒀던 그들만의 얘기를 꺼냈다. ‘옐로하우스 비가(悲歌·elegy)’에서 그 목소리를 들어보고 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23회에 계속>

※‘옐로하우스 비가’ 1~21회를 보시려면 아래 배너를 클릭해 주세요. 클릭이 안 될 시

https://news.joins.com/Issue/11161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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